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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는 지방의회의 기본적인 역할을 알고 있는가?"

 

김용석 서울시의원(도봉구2)이 <조선일보> 칼럼에 '일침'을 가했다. "서울시의회와 민주당 의원들은 오 시장에 대한 견제 말고도 할 일이 태산같이 많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는 <조선일보> 칼럼에 대한 대답인 셈이다.

 

김용석 의원은 "서울시의회가 단순히 오세훈 서울시장을 '길들이기' 위해 트집을 잡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조선일보>는 '오세훈 감싸기'에 이미 길들여져 있는 것"이라고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서울시의회가 '오세훈 길들이기'를 하고 있다는 <조선일보>의 지적은 지난 13일 첫 임시회 일정을 시작한 시의회가 16일 상임위 구성을 끝으로 다음 달 9일까지 휴식에 들어가기로 하면서 나왔다. 서울시의 업무보고를 받기 전 미리 공부할 시간을 갖겠다는 것이 이유였다. 시의회는 애초 오는 23일까지 예정됐던 제223회 임시회 의사일정을 단축하고, 8월 9일부터 13일까지 제224회 임시회를 열기로 했다.

 

"오 시장 견제 말고도 할 일이 태산 같이 많다는 것 알았으면"

 

이와 관련 <조선일보>는 16일자 '여소야대' 서울시의회 등장 이후 생긴 일들이라는 제목의 이동한 사회부장이 쓴 칼럼에서 "서울시 공무원들은 올여름 휴가를 맘 편히 가기 어렵게 됐다"며 '업무보고 연기' 소식을 전했다. 또한 "지금까지는 휴가철이 한창인 7월 말부터 8월 중순까지 임시회가 열린 적이 없었다"며 "첫 임시회에서 업무보고를 받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칼럼은 "업무보고란 단순히 우리가 이런 일을 하고 있다고 설명하는 건데 얼마나 꼬치꼬치 따지려고 공부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는지 모르겠다"는 서울시 한 간부의 말을 전하면서, "더욱이 업무보고 다음 주에는 서울시 공무원 전원이 비상대기해야 하는 을지연습이 예정돼 있다, 올 여름 휴가는 다 갔다'는 서울시 공무원들의 푸념이 빈말이 아닌 것"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민선 5기 출범에 앞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새로운 공약을 실행하기 위한 조직개편안을 마련, 첫 임시회 때 심의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시의회는 '다음 임시회 때 보자'며 미뤘다"며 "조직개편안이 의회를 통과하지 못하면 당장 새로운 조직의 국·과장 인사를 할 수 없고, 새로운 업무도 배분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서울시의회가 오세훈 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이어서 <조선일보>는 "여소야대는 서울시의회는 개원 전부터 서울시 '길들이기'에 나섰다"며, 시의회 사무처장 인사 철회와 양화대교 공사 잠정 중단을 예로 들었다. 또 "민주당 시의원들은 오세훈 시장은 견제하기 위해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며 한강르네상스·디자인 서울 사업 예산 분석 TF구성 소식을 전했다. "민주당 시의원들은 거의 매일 의총을 열어 이탈자 방지를 위한 일종의 '정신교육'도 하는 것 같다"는 서울시측의 말을 전한 <조선일보> 칼럼은 다음과 같은 충고로 끝난다.

 

"모처럼 권력을 잡았으니 하고 싶은 일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서울시의회와 민주당 의원들은 오 시장에 대한 견제 말고도 할 일이 태산같이 많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서울은 넓고 할 일은 많다."

 

"공무원 휴가에 방해되니까 대충 처리해야 한다는 얘긴가?"

 

그러자 김용석 시의원은 16일 자신의 블로그에 '반박글'을 올렸다. 제목은 '<조선일보>와 오세훈 지저분한 동거?'.

 

"<조선일보>는 지방의회의 기본적인 역할을 알고 있는가?"라고 물은 김 의원은 <조선일보> 칼럼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먼저, 사무처장 인사에 대해 김 의원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불법 인사였다"며 "의회 사무처장은 의장의 지시를 받아 의원들을 보좌하는 업무 책임자이기에 당연히 제 8대 의회 의장의 추천을 받아 임명되어야 하는데도 오세훈 시장은 법을 어겨가며 의회를 무시해가며 인사를 강행했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김 의원은 "위법적인 인사발령을 바로 잡는 것이 오세훈 서울시장 '길들이기'인가"라고 반문했다.

 

'업무보고 연기'에 대한 이야기도 이어졌다. 김 의원은 "서울시에서 제출한 조직개편안 문제는 신중에 신중을 기해서 처리해야 할 참으로 중요한 안건이다, 대충 처리할 안건이 절대로 아니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렇게 중요한 안건을 서울시는 제 8대 서울시의회 개원과 더불어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이' 처리하려고 서둘렀다"며 "7월 13일 의장단 선거를 치르고 15일까지 상임위원장 선거를 마치자마자 업무보고를 끝내고, 그 와중에 조직개편안도 통과되기를 희망했던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서 김 의원은 "2만 명의 서울시 조직(개편안)을, 등원하자마자 아무런 생각도 없이 통과시켜 달라는 서울시의 요구와 바람이 상식적으로 바람직하다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라며 <조선일보>에게 물었다.

 

"<조선일보>의 주장처럼 '공무원들 휴가'에 방해가 되니까 서울시의회는 회기 조정 없이 (조직개편안 심의를) 대충 처리해야 한다는 얘기인가?"

 

김 의원은 "조직개편안을 들여다보면 실로 심각한 문제들이 있다"며 "교육지원국 신설과 균형발전본부 폐지가 바로 그것"이라고 지적했다. "교육에 관한 업무는 교육청이 전담하고 있는데 '교육과'로 있던 교육업무를 '교육국'으로 승격하는 문제는 교육청과 깊이 상의해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또 "균형발전본부 폐지는 강남·북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는 현 시점에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이어 김 의원은 <조선일보>에게 물었다.

 

"서울시의회가 단순히 오세훈 서울시장을 '길들이기' 위해 트집을 잡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당신(칼럼을 쓴 이동한 사회부장)은 '공무원 감싸기'와 '오세훈 감싸기'에 이미 길들여져 있는 '자질'이 의심스러운 기자는 아닌지 되묻고 싶다."

 

"급히 처리해야 할 이유 오세훈 시장밖에 없어, 공부 좀 하고 하자" 

 

의사일정 조정에 대해 김용석 시의원은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오세훈 시장) 발목잡기가 아니라 기존의 의사일정이 잘못 잡힌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김 의원은 "서울시는 조직개편이 하루가 급하겠지만 그건 서울시 입장"이라며 "신임의장단을 뽑고 상임위원장들을 새로 뽑아서 의회 조직을 갖춘 다음에 소속 의원들이 관련 자료를 미리 받아본다든가 해서 업무보고가 진행이 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뭔가 확인을 하고 내용을 검토한 다음에 (심의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또한 "광장조례 처리를 위해서도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검토해야 할 광장조례가 4개(서울광장·광화문광장·청계광장·세운초록띠광장)나 되고, 광장개방에 대한 공청회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서울시의회 운영위원 중 한 명인 김형식 시의원(강서구 2) 역시 "시간적 여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김 의원은 "미리 준비 없이 업무보고를 들으면 공무원들이 하는 이야기만 죽 듣다가 끝나게 된다"며 "오늘 상임위가 배치되면 공부할 것도 공부하고, 자료도 받고 현안을 파악한 후에 (업무보고를) 받는 게 좋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조직개편안이 통과해야 자신의 인사가 효력을 발생하기 때문에 (조직개편안을) 급히 처리해야 할 이유가 오세훈 시장밖에 없다"며 "공부 좀 하고 하자는 게 시의원들의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태그:#김용석, #오세훈, #조선일보, #서울시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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