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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전 서울 광화문 사옥에서 열린 KT 합병 1주년 기자간담회에 앞서 아이폰으로 '월드컵 응원가'를 연주하고 있다.
 31일 오전 서울 광화문 사옥에서 열린 KT 합병 1주년 기자간담회에 앞서 아이폰으로 '월드컵 응원가'를 연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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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KTF 합병 1주년 잔치는 아이폰으로 시작해 와이파이(wi-fi; 무선랜)로 끝났다.

KT(회장 이석채)는 31일 오전 서울 광화문 사옥에 최근 문을 연 올레스퀘어에서 합병 1주년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생일축가'와 '월드컵 응원가' 아이폰 합주로 행사를 시작한 KT는 마지막으로 '와이파이'란 이름이 붙은 진짜 파이를 기념품으로 나눠줘 눈길을 끌었다. 벤처기업 깜짝 이벤트를 연상시키는 이런 모습은 KT가 통신업계 '공룡'으로 군림하던 1년 전까지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다. 

'배에 구멍 나 침몰하던' KT 구한 건?

합병 1주년을 돌아보는 KT 평가 역시 자화자찬 일색이었다. 이 자리에서 이석채 KT 회장은 "작년 합병할 때 국민들에게 모바일 컨버전스(융합) 흐름을 흡수해 IT 산업이 중흥하는 새 무대를 만들고 KT를 발전시키겠다고 약속했는데, 1년이 지난 오늘 만족스럽게 약속이 지켜지고 있다고 보고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 회장은 "이전에는 시장에서 KT를 성장이 불가능한 퇴락하는 기업으로 취급하다가 이젠 성장 가능성이 큰 기업으로 간주하고 있다"면서 "회장 취임할 당시 2만9000원이던 주가가 한때 5만 원까지 근접한 것도 이를 잘 말해준다"고 강조했다.

집 전화 등 유선 부문의 매출과 이익 감소로 위기를 겪던 1년 전 상황을 "배로 말하면 구멍 나 침몰하는 상황"에 비유한 이 회장은 "올해는 시내전화 매출 감소와 경쟁 과열로 허리띠를 졸라야 하는 상황이고 새로운 사업이 매출을 가져오지 않겠지만 내년부터는 달라질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31일 오전 서울 광화문 사옥에서 열린 KT 합병 1주년 기자간담회는 트위터를 통해 생중계됐다.
 31일 오전 서울 광화문 사옥에서 열린 KT 합병 1주년 기자간담회는 트위터를 통해 생중계됐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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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넥서스원 6월 출시... 아이폰 4세대도 가시권

그 밑바탕에는 지난해 11월 말 아이폰을 도입하면서 국내 스마트폰과 모바일 시장을 선도했다는 자신감이 깔려 있다. 지난해 6월 20만 대이던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아이폰에 힘입어 올해 5월 현재 200만 대 규모로 성장했다. 이 가운데 아이폰 가입자만 5월 31일 현재 73만 2천 명에 이른다.

이 자리에서 KT가 구글 스마트폰 '넥서스원' 출시 계획을 밝힌 건 아이폰 뿐 아니라 안드로이드 플랫폼에서도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다짐으로 보인다.

구글이 대만 HTC를 통해 직접 만든 넥서스원은 지난 1월 미국 시장에 출시됐지만 이렇다 할 반응은 얻진 못했다. KT는 출시가 늦은 대신 안드로이드 플랫폼 최신 버전(2.2)인 '프로요'를 탑재해 최근 SK텔레콤이 잇따라 출시하고 있는 안드로이드 폰들의 대항마로 내세웠다. 

KT는 넥서스원을 6월 중순 온라인 시장에 먼저 선보인 뒤 7월부터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서도 판매할 예정이다. 가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KT 스마트스폰서 제도 등을 활용할 경우 아이폰보다 저렴하게 공급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KT는 오는 6월 7일 미국 현지에 출시될 아이폰 4세대(4G)나 아이패드 국내 도입 계획에 대해선 최대한 말을 아꼈다. 표현명 KT 개인고객부문 사장은 "고객이 뭘 원하는 잘 알고 있지만 현 단계에선 확정된 게 없어 답을 주긴 곤란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KT는 최근 아이패드 3G 국내 1호 개통을 지원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또 아이폰 4G 한글화 작업 역시 80% 이상 마쳤다고 밝혀, 적어도 아이폰 4G 해외 런칭 시점에 한국도 포함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우세하다. 

삼성-인텔과 와이브로 투자... 대중교통 와이파이 확대

31일 오전 서울 광화문 사옥에서 열린 KT 합병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이석채 KT 회장.
 31일 오전 서울 광화문 사옥에서 열린 KT 합병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이석채 KT 회장.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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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대역 무선인터넷 '와이브로' 투자와 와이파이 망 확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도 밝혔다. 우선 와이브로 사업활성화를 위해 삼성, 인텔, 은행권과 협력해 와이브로 설비 판매와 임대 등을 담당하는 자본금 3200억 원 규모의 WIC(와이브로 투자 회사)를 6월 중 설립하기로 했다.

이석채 회장은 "WIC를 통해 5대 광역시와 고속도로 등에 올해 10월까지 1차적으로 와이브로 망을 확충하고 와이파이 망과 연계해 강력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빠르면 2011년 3월부터는 와이브로 대상지가 전국 84개 시로 확대돼 국민의 83%가 이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올해 연말까지로 돼 있던 와이파이존(쿡앤쇼존) 2만7000곳 확대(기존 1만3000곳 포함)도 9월 말까지로 3개월 앞당겼다. 여기에 버스, 지하철 등에도 와이브로를 와이파이로 전환하는 '퍼블릭 에그'를 설치해 대중교통 이동 중에도 무선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표현명 사장은 "지하철 와이파이망 확대 욕구가 커 강남역, 사당역 등 주요 환승역엔 이미 설치했고 지하 공간에서 쓰는 건 관련 부서와 협의해 9월 말까지는 맘껏 즐길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강 유람선, 택시 등에도 최대 7명이 동시 접속할 수 있는 '에그'를 설치했고 버스 역시 관련 부서와 도입 시점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AT&T, BT 등 세계 통신사들이 참여하는 초대형 휴대폰 애플리케이션 장터 WAC 구축을 앞두고 국내 중소기업과 개발자 지원에도 적극 나선다. 표 사장은 "피처폰 시대에는 단말기가 경쟁력이었지만 스마트폰 시대엔 단말기 라인업과 통신 인프라뿐 아니라 무선인터넷을 마음 놓고 쓸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애플리케이션"이라면서 1천 억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콘텐츠 개발 업체와 개발자 지원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모바일로 도약하려는 KT, 과거 유산에 발목 잡히나

표현명 사장은 합병 이후 변화 가운데 하나로 "젊고 빨라진 기업 문화"를 들었다. 대내적으론 합병 직후 사내 지식공유 사이트(KT 페디아)와 아이디어 집합소(KT 아이디어 위키)를 만들어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대외적으로 트위터를 통한 고객 마케팅에 적극 나서 넥서스원, 아이패드 3G 사전 개통에 도움을 주기도 했다는 것이다. 이날 기자간담회 역시 트위터로 생중계됐고 누리꾼 질문을 직접 받기도 했다.

이렇듯 KT는 모바일 시대로 맞아 도약을 준비하고 있지만 최근 유선전화 정액요금제 부당 가입이나 휴대폰 2G 서비스 조기 중단 논란에서 보듯 과거 유산들이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이석채 회장 역시 "지금은 과도기여서 미진한 것도 많고 과거 레거시(유산)도 있어 때론 족쇄가 되고 발목을 잡기도 한다"면서 "최선을 다해 모바일 시대 삼성, LG 못지않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31일 오전 서울 광화문 사옥에서 열린 KT 합병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참석자들에게 기념품으로 제공된 '와이파이' 과자.
 31일 오전 서울 광화문 사옥에서 열린 KT 합병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참석자들에게 기념품으로 제공된 '와이파이' 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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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KT, #합병 1주년, #아이폰, #스마트폰, #넥서스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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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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