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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라도 향토음식 홍어 삼합.

 

언젠가 이런 프로그램이 있었지요. <맛 대 맛>. 일요일 아침에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납니다. 문득 이런 식의 맛 대결을 글로 써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지난 토요일 밤, 경상남도 마산이 고향인 최명락 교수(전남대 생명공학부)와 그의 동기동창 제정고씨와 여수에서 전라도 음식인 '홍어 삼합'을 먹었습니다. 또 일요일 아침, 그들과 함께 속풀이 해장국으로 통영과 마산에서 유명한 '도다리 쑥국'을 먹었습니다.

 

하루 상관으로 최 교수가 권하는 걸 먹은 터라 품평도 무방하겠더군요. 경상도 향토음식 '도다리 쑥국' VS 전라도 향토음식 '홍어 삼합'. 어느 게 더 맛있을까?

 

 경상도 향토 음식 도다리 쑥국.

 

스스로 삭혀 몸에 좋은 '홍어 삼합'과 어울린 막걸리

 

"서울에서 옛 고등학교 친구도 왔는데 홍어 삼합과 막걸리 어때?"

 

최 교수 제안에 마시던 생맥주를 버리고 간 곳은 홍탁집이었습니다. 홍탁을 기다리는 사이 홍어를 연구하는 최 교수가 설명을 늘어놓았습니다.

 

"홍어는 흑산도 주변에서 주로 잡히는데 옛날에는 한양으로 운반하기 위해 해상교통 중심지였던 영산포 근처로 홍어가 몰렸다. 홍어는 스스로 몸을 삭혀 맛을 내 그 자체가 보약이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홍어와 돼지고기, 익은 김치, 막걸리가 나왔습니다. "손님이 밀려들어 하루만 삭혀 내놓는다"는 이집 홍어는 수줍음 타는 처녀의 볼처럼 홍조가 든 것이 때깔이 좋더군요. 앞 다퉈 삼합을 입에 넣고 오물오물 씹었습니다.

 

오도독오도독 씹히는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제정고 씨는 "경상도 사람이 쉽게 접하기 힘든 귀한 홍어를 대하니 행복하다"면서 "이런 맛을 친구와 같이 느끼는 즐거움을 어디에 비할까!"라고 하더군요.

 

홍어 삼합과 어울린 막걸리까지. '캬~' 감탄이 절로 나왔습니다. 음식은 좋은 사람과 함께 먹어야 그 맛이 배가 되는 건 확실합니다.

 

 홍어 맛에 반한 제정고 씨의 흐뭇한 표정이 압권입니다.

 홍어 삼합과 막걸리.

 

도다리 시원한 국물 맛과 쑥의 은은한 향, '도다리 쑥국'

 

전날 홍어 삼합에 취해 쓰라린 속을 아침에 달래야 했습니다. 그렇게 향한 곳이 '도다리 쑥국' 집이었습니다. 여수의 맛집을 꿰차고 있다고 자부(?)했는데 이곳은 전혀 모르던 음식점이었습니다.

 

최 교수는 "도다리 쑥국이 그리워 여수에서 애써 찾은 집이다"더군요. 하기야 인생을 즐기는 맛 중 하나가 고향의 맛에 대한 향취니 말해 뭐할까. 처음 대하는 도다리 쑥국 맛이 궁금하더군요.

 

'봄 도다리 가을 전어'라는 말처럼 도다리의 시원하고 담백한 국물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게다가 봄을 한가득 머금은 쑥 향과 어울려 재미있는 맛을 선사했습니다. 또 찾게 만드는 맛이랄까, 그랬습니다.

 

경상도 사람들이 봄이면 왜 도다리 쑥국에 사죽을 못 쓰는지 그 명성을 알겠더군요. 주인장에게 도다리 쑥국을 하게 된 연유와 맛의 비결에 대해 물었습니다.

 

"도다리와 쑥의 궁합이 좋다는 소릴 듣고 만들게 되었다. 매일 새벽 수산시장에서 싱싱한 도다리를 사오고, 쑥은 우리나라에서 최고로 꼽히는 거문도 해풍 맞은 쑥을 넣고 조리한다."

 

맛 대 맛이요? 사실, '도다리 쑥국' VS '홍어 삼합'의 우열을 가린다는 발상 자체가 우습더군요. 서로 다른 환경에서 만들어진 조상의 지혜가 담긴 음식이라, 이런 맛이 있다고 받아들이면 그만이란 생각입니다.

 

어쨌거나 두 개 다 맛은 최고였습니다. 날씨가 흐린 날은 도다리 쑥국과 홍어 삼합 둘 다 그만이겠죠. 그나저나 여러분은 어떤 게 더 맛있던가요?

 

 매일 새벽 수산시장에서 사온 싱싱한 도다리가 맛의 비결이라던 주인장.

 마산 사람 아니랄까봐 도다리 쑥국 앞에 흐뭇한 표정인 지인들.

 저도 처음 먹은 도다리 쑥국 맛요? 쥑이는 맛이더군요.

덧붙이는 글 | 다음과 SBS에도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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