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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옛날 중국의 춘추전국시대, 장주(莊周)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가 어느 날 낮잠을 자던 중 호랑나비가 되는 꿈을 꾸고는 '내가 호랑나비가 된 것인가, 호랑나비가 내가 된 것인가' 하며 철학적 혼란에 빠졌다고 합니다. 그 경험을 통해 장주는 자신의 사상을 발전시켜 자신의 대표적 사상인 물아일체를 주창하고 자연으로 귀의하는 삶을 살게 됩니다.
소싯적 수업시간에 졸지 않으셨다면 한 번쯤은 들어 본 이야기일 겁니다. 이 이야기는 중국의 유명한 사상가인 장자(莊子)의 물아일체(物我一體) 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그러면 제가 지금부터 여러분께 그 '절대평등'의 도(道)를 가르쳐 드려, 물아일체를 누릴 수 있는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약 팔러 온 게 아닙니다. 코웃음과 함께 '뒤로가기'버튼으로 눈길을 옮기고 계셨던 분들!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제 뜻을 알 수 있다잖아요? 이 방법으로는 삼척동자나, 하룻강아지도 물아일체(物我一體)의 경지를 체험 할 수 있답니다.

하지만 어디서 수련하느냐가 중요한데요... 그 장소가 전설에 나오는 약수(弱水 - 부력이 약해 기러기 털도 가라앉는다는 중국 전설에 등장하는 삼천리의 강)도 아니고 무릉도원(武陵桃源)도 아닌 바로 서울을 가로지르고 있는 한강 이라는 것! 그럼 지금부터, 그 방법을 찾아 함께 가 보실까요?

70년대 한강의 뚝섬 백사장. 아이들이 모래찜질을 하며 해맑게 웃고있다.
▲ 날 따라 해봐요! 70년대 한강의 뚝섬 백사장. 아이들이 모래찜질을 하며 해맑게 웃고있다.
ⓒ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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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진을 보셨나요?. 이곳은 바로 1960년대 한강의 뚝섬이랍니다. 그리고 여기 물아일체의 주인공들이 있습니다. 모래밭 사진밖에 없는데 주인공은 어디 있냐구요? 사진을 보시면 누가 모래이고 누가 아이인지 모를 정도로 물아일체(物我一體)의 경지를 이룬 채, 여유로운 웃음까지 지으며 누워 있는 두 명의 하동(河童)들이 보이실 겁니다.

아쉽게도 그 주인공들은 다섯 살에서 일곱 살 정도로 나이가 좀 많아 보이긴 하지만, 걱정 마세요. 삼척동자도 꼬부랑 할아버지도 한강에서 모두가 즐겁게 즐기기만 한다면, 물과 모래와, 공기와 바람 속에 물아일체(物我一體)의 경지를 경험 할 수 있다는 것!

자, 이제 거짓말이 아니란 걸 실제로 보셨으니 여러분들이 그 놀라운 기적을 경험 해 보실 차례입니다. 물놀이나, 모래찜질, 일광욕과 같은 놀이로 자연과 하나가 되다 보면 어느새 삶의 애환도, 인생의 눈물도 모두 잊어버린 자신을 만날 수 있을 겁니다.

바쁘고 복잡한 세속의 삶에서 잠시 벗어나, 자신을 돌아보고 자연과의 평안을 누릴 수 있는 공간! 한강의 물속에서, 또 백사장에서, 자연으로 돌아가 장자(莊子)의 물아일체(物我一體)의 경지를 경험하는 길. 모래에 덮혀 현대판 호접지몽(胡蝶之夢)을 꿀 수 있는 한강.그 꿈의 한강을 만드는 것은 이제 우리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태그:#한강, #백사장, #물아일체, #모래찜질, #옛날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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