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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촌의 자수궁(慈壽宮)터를 조금 지나면 LG그룹의 리더십센터가 보인다. 작은 마당이 있고 양쪽에 두 개의 건물이 있는데, 난 마당에 있는 조각가 전준 선생의 '소리-大地'라는 작품을 본다. 대지의 소리를 듣는 것 같은 귀를 형상화한 작품인데 보기에 좋다.
          
전준의 작품
▲ 소리 대지 전준의 작품
ⓒ 김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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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동대문의 두산빌딩 앞에도 같은 제목에 모양이 다른 작품이 있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아마도 연작으로 만들어지는 것 같아 보였다. 작품 감상을 마친 다음, 이래 길을 올라 우측으로 향하니 '우당기념관(友堂紀念館)'이 있다.
            
우당
▲ 우당기념관 우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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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무관학교를 세운 아나키스트 독립운동가인 우당(友堂) 이회영(李會榮)의 삶과 정신을 기리기 위하여 건립한 기념관으로, 1985년 우당기념사업회가 발족하여 1990년 동숭동에 우당기념관을 준공하였고, 2001년 지금의 위치에 기념관을 신축하여 개관한 것이다.

일제강점기 우당의 6형제는 모두 독립운동가로 활동을 했으며, 백사 이항복 선생의 10세손으로 자긍심이 강한 집안의 후손이라고 한다. 
       
교회
▲ 경복교회 교회
ⓒ 김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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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서울농학교' 방향으로 길을 잡았다가 뒤편에 '경복교회'가 보여 다시 길을 돌려 교회방향으로 오른다. 다소 진보적인 한국기독교장로회 소속의 교회라서 그런지 청년부 신도들이 마당에 나와 악기도 연주하며 노래를 부르고 있는 모습이 정겨웠다.

나중에 개인적으로 목사님을 뵈러 한 번 더 와야겠다고 다짐을 한다. 이런 곳에 기장교회가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어 너무 기뻤다. 이제부터는 신교동의 골목길이다. 생각보다 빈집이 많았다. 재개발이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고 언덕이 높아 들어오는 사람보다는 나가는 사람이 많아서인지 한적했다. 그래서인지 골목길의 정취를 느끼기에 충분하고 좋았다.
               
골목
▲ 신교동의 골목길 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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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을 크게 한 바퀴 돌아 내려오는데, 어느 집 담장 석축에 새끼손가락 크기 정도의 소나무가 보였다. 정말 선비의 숨결을 닮은 소나무의 모습이다. 원래 척박한 땅에 물도 거름도 없이 햇볕만으로 자라는 소나무의 고고한 기상과 생명력이 느껴졌다.
          
선비 같다
▲ 어린 소나무 선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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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소나무를 보면서 나는 이곳에서 사는 사람들과 소나무의 작은 생명력에 '브라보'라고 외치며 기도를 했다. '이런 아름다운 골목에서 착하게 사는 사람들에게 재개발은 너무나 비참한 자본의 논리이며, 작은 소나무가 이곳에서 오랫동안 살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라고 말이다.
         
강한 생명력을 느낀다
▲ 민들레홀씨 같다 강한 생명력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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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소나무 아래에는 민들레 홀씨처럼 보이는 솜털이 가득한 씨앗들이 날라와 착상을 준비하고 있는 것처럼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다. 이것도 보기에 무척 좋았다.
             
골목을 돌아 내려와 다시 우당기념관을 지나 '서울농학교, 맹학교'를 지난다. 이곳의 담장은 장애인들의 손길과 수화를 배우고 느낄 수 있도록 '소망의 타일 벽화'가 조성되어 있다. 가끔 이곳을 지나면서 정말 다행인 것은 서울 도심 한가운데 장애인 학교가 당당하게 운영되고 있는 모습이다.
         
소망
▲ 소망의 타일 벽화 소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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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재개발로 이곳이 어떻게 변할지 아직은 알 수 없지만, 도심에서도 장애인이 편하게 활보할 수 있는 좋은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은 내가 늘 가져보게 되는 이상이며 꿈이다.  
진각종
▲ 진각종 절 진각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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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길을 바로 잡아 직진을 하면 청와대로 가는 길목인 효자동 사거리다. 길을 건너면 청와대로 가는 길이고, 좌측에 동사무소가 보인다. 좌회전을 하여 자하문 방향으로 가면 가사문학의 대가인 '송강 정철 선생의 집터'가 있던 '청운초등학교'가 나오고, 우측으로 길을 잡으면 경복궁역이다.
          
교회
▲ 옥인교회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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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측으로 길을 잡아 내려가는 길을 택한다. 이내 진각종의 서울 중서부 종무원인 '법혜사 홍법원'이 보이고, 길을 조금 더 가면 '옥인교회'가 자리를 잡고 있다. 교회 앞에서 원두막과 우마, 인물 등이 풀 공예로 만들어진 조각품이 보인다. 멋스럽다.

그리고 길을 좀 더 가면 '세종대왕이 태어난 터'를 알리는 표지석이 보인다. 태종 이방원의 잠저로 이곳에서 세종대왕은 왕자였던 방원의 셋째아들로 출생했다. 용꿈을 꾸고 태어났다하여 어린 시절부터 총망 받는 왕자로 길러져 조선의 4번째 임금이 된 성군이다.
         
세종
▲ 세종대왕 탄생지 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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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정음을 창제한 임금으로 세계역사상 유일무일한 언어창제와 과학과 농업을 장려한 군주로 알려진 분의 출생지라는 표지석을 발견한 기쁨이 매우 컸다.

나는 개인적으로 국보1호를 남대문이 아니라 훈민정음이나 경복궁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으로 세종대왕에 대한 생각은 남다른 편이다.
          
건물이 특이하다
▲ 참여연대 건물이 특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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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길을 좀 더 내려가 '참여연대'가 있는 건물 쪽으로 간다. 예전 인사동에 있던 참여연대는 2~3년 전 이곳으로 이전을 해 왔는데, 건물 모양이 참 특이하고 보기에 좋다. 얼마 전 참여연대의 후원으로 인근에 '커피공방'이라고 하는 작은 카페가 생겼는데 일행은 이곳에 가서 차를 한잔씩 마셨다.
           
커피
▲ 커피공방 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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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과 직원으로 보이는 두 분이 근무 중인 카페에서 방금 제조한 향이 좋은 커피와 차를 한잔씩 마시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늦은 점심을 먹기 위해 일행은 옥인시장 내의 작은 식당으로 향했다. 이곳에서 국수와 막걸리, 해물파전으로 간단하게 식사를 마치고 도보여행을 끝냈다.

              
같이 걷은 일행들
▲ 일행들 같이 걷은 일행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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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와 함께하는 종로 중구 걷기 모임
네이버 카페  http://cafe.naver.com/daipapa.cafe


태그:#서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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