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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일 치러지는 대전시장 선거가 9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각 예비후보들 간의 비판과 견제가 연일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특히, 여론조사 결과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자유선진당 염홍철 예비후보가 5000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공약자료집 출판기념회를 열어 세과시에 나서자, 타 당 예비후보들이 일제히 이를 공격하고 나섰다.

 

염 예비후보는 지난 2일 밤 대전무역전시관에서 자신의 정책공약집 '대전시민을 위한 염홍철의 약속'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이 날 행사는 자신의 정책공약을 책으로 묶어 출판기념회를 여는 이례적 행사로, 5000여 명의 참석자들에게는 3000원에 공약집이 판매됐다.

 

그러면서 염 예비후보 측은 이날 행사를 전국에서 처음 여는 '정책공약집 출판기념회'라고 홍보하고, 준비된 시장 후보로서 이 책에 담긴 '대전 발전을 위한 3대 전략'과 '5대 시정 목표', '10대 분야별 정책과제'를 반드시 실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염 예비후보의 '세 과시' 및 '앞서나가기'에 타당 후보들은 적극적인 공세에 나서고 있다.

 

김원웅 "염홍철, 공부 좀 더 해라... 맞장 토론하자"

 

민주당 공천을 놓고 선병렬 예비후보와 경쟁을 벌이고 있는 김원웅 예비후보는 4일 오후 기자회견을 자청해 염 예비후보에게 "공부 좀 더 해서 공약을 제대로 만들라"고 쏘아 붙였다.

 

그는 "염 예비후보가 대전시장을 두 번이나 했기 때문에 모든 분야에서 잘 알 것으로 기대했는데, 이번 발표된 공약을 보니 이것저것 잡동사니를 다 모아 놓았을 뿐 창의적인 것이 없고, 4년 전 선거에서 쓴 내용을 그대로 복사한 느낌"이라며 "여론조사 1위라는 매너리즘에 빠져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염 예비후보의 '5년간 10만개 일자리 창출' 공약은 구호만 있고 실효성 없는 대책이라고 비판하고, '세계 최대 와인축제 개최' 공약은 포도 생산지도 아니고, 와인제조 연고도 없으면서 추진하는 '생뚱맞은 공약'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400m 높이의 랜드마크타워 건설' 공약은 이미 서울 상암에 640m, 용산에 603m 타워가 건설 중에 있어 대전의 브랜드가 될 수 없으며, '영유아교육 의무교육 수준 확대 지원' 공약은 이미 실시하고 있는 공약의 재탕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김 예비후보는 "염 예비후보에게 맞장 토론을 제의한다"며 "시기와 방식은 염 예비후보가 정하는 대로 응할 테니, 내 놓은 공약에 대해서 토론의 장을 만들어 보자"고 제안했다.

 

한나라당 "염홍철 공약은 실현가능성 없는 '거짓공약'"

 

김 예비후보뿐만 아니라 한나라당에서도 염 예비후보의 공약을 비판하고 나섰다. 한나라당대전시당 윤석만 대변인은 해외 출장 중인 박성효 시장을 대신해 지난 3일 논평을 내고 "염홍철 예비후보가 출간한 공약집은 한마디로 시민을 현혹시키는 빈 공약, 실현가능성이 없는 거짓공약 묶음에 불과했다"면서 "대전시민을 속이지 말라"고 촉구했다.

 

윤 대변인은 논평에서 "염 예비후보의 68개 공약사업 중 예산이 불필요한 10개 사업을 제외하고, 예산액을 적시한 17개 사업에 약 9조 원 이상의 예산이 필요하다"면서 "그 밖에 국비확보나 민자 유치로 표기하면서 소요예산을 밝히지 않은 41개 사업까지 합치면 수십조 원의 천문학적인 예산이 소요된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대전시의 연간 예산이 약 3조 원이고 연간 국비유치액이 1조5천억 원임을 감안하면 이를 믿고 신뢰할 대전시민이 어디 있겠느냐"며 "특히 18명의 국회의원뿐인 초미니 지역정당 소속 단체장이 첨단의료·웰빙복합단지 조성, 영상문화 및 컨벤션산업 클러스터 구축, 나노융합 국가산업단지 조성 등 중앙정부의 재정지원 없이는 불가능한 사업들을 공약으로 남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염 후보는 민선 4기 시정을 국책사업 유치 실패라는 한 단면만을 가지고 다 빼앗긴 4년으로 규정하고 우리 대전을 희망을 잃어가는 도시로 폄하하고 있다"면서 "이는 대전시의 6000여 공무원들과 150만 시민들이 함께 피땀으로 일궈낸 성과를 무참하게 짓밟는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끝으로 "시장직은 시민들이 선택하는 소중한 자리이다, 자신이 시장직을 빼앗긴 것이 그리 원한에 사무치는 일이냐"면서 "지난 4년 동안 잘사는 대전, 행복한 대전을 만들기 위해 꿋꿋하게 일만 해온 박성효 시장을 그리도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말인가"라고 비난했다.

 

선병렬 "이번 선거는 철새정치인 퇴출시키는 심판의 장 되어야"

 

이 뿐만이 아니다. 민주당 선병렬 예비후보도 염 예비후보의 발언을 문제 삼고 나섰다.

 

염 예비후보는 정책공약집 출판기념회 자리에서 자신의 자유선진당으로의 당적변경과 관련  "그 동안에는 지역에 기반을 둔 정당은 지역감정을 유발해서 정치발전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고 생각해왔던 게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그 생각이 잘못됐다는 것을 세종시 문제를 보면서 깨달았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영남과 호남을 대변하면서 전국정당으로 전국발전에 기여하듯이 충청권에도 충청권 이익을 대변하면서 전국정당으로 우뚝 서는 지역정당이 필요하고, 또 그런 정당이 있어야 정치발전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선병렬 예비후보는 2일 논평을 통해 "염홍철 자유선진당 예비후보가 또 다시 편협한 정당관을 드러냈다"며 "한 가지 거짓말을 감추기 위해 백 가지 거짓말을 늘어놓는 꼴"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어 "염 예비후보는 열린우리당에서 활동할 당시 '자민련이라는 소수 정당 소속 후보로는 대전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고 말한 적이 있다"면서 "그 토록 비판하던 지역정당인 자유선진당에서 예비후보가 된 것은 오직 '당선'만을 염두에 둔 '시장병 환자의 병증'일 뿐"이라고 비난했다.

 

선 예비후보는 또 "이날 발언은 결국 지방선거전이 본격화되면서 자신에게 쏟아지는 철새론에 대한 비난을 피해보려는 얄팍한 술책에 불과한 것"이라면서 "6.2 지방선거가 이명박 정권과 함께 지역정당과 그곳에 안주하려는 철새 정치인을 퇴출시키는 심판의 장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염 예비후보에 대한 집중공격에 대해 염 예비후보 측은 특별한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자유선진당 대전시당이 염 예비후보를 대신해 맞대응에 나섰다.

 

대전시당 정하길 대변인은 2일 논평을 통해 "트집잡기와 인신공격에만 몰두하지 말고 당당하게 정책으로 승부를 하라"면서 "염 후보가 제시한 대전발전의 중장기 비전을 이해할 수 없다면 애써 만든 남의 밥상에 재를 뿌리지 말고 차라리 조용히 있는 게 대전을 더 이상 욕되게 하지 않는 길"이라고 밝혔다.


태그:#대전시장 선거, #염홍철, #김원웅, #선병렬, #박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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