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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마을에 가면 하나쯤은 꼭 있는 곳, 마을회관. 마을 사람들의 회의 장소는 기본이고, 놀이터이며 사랑방이다. 빼놓을 수 없는 장르, 어르신들의 '고스톱' 장소이기도 하다. 이런 마을회관이 완전히 새롭게 거듭난 마을이 안성시 양성면 덕봉리에 가면 있다.

 

2007년 5월 '덕봉문화역사마을'로 선정된 후 마을 사람들의 노력으로 2009년 12월에 드디어 '덕봉문화역사마을' 준공식이 치러졌다. 하지 않은 것을 시도했기에 마을 사람들의 찬반 양론도 만만찮았지만, 결국 뜻을 모아 '선비마을체험' 마당으로 이끌어냈다.

 

안성 환경단체에서 가족단위로 마을 체험에 나서

 

지난 20일부터 '선비마을 체험' 때문에 첫손님들이 다녀갔다. '안성천살리기시민모임'의 꼬맹이들과 아빠와 엄마 등 20여 명이 기꺼이 하루를 여기에 할애했다.

 

먼저 마을회관을 리모델링한 '선비마을체험관'에서 오세정씨로부터 잊혀져가는 제사예법과 그 정신에 대해 교육을 받았다. 오세정씨는 이 마을 출신으로서 한학을 공부한 사람이다. 제사에 관해서 관심이 있는 어른들은 귀를 쫑긋 세웠고, 아이들은 일찌감치 체험관 1층에서 놀이에 돌입한다. 제사에 대해 몰랐던 것뿐만 아니라 제사의 참정신이 소개되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교육 후 점심시간. 아이들도 어른들도 모두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마을 아주머니들이 자원봉사해서 만든 음식들이 정겹다. 도자기 그릇에 담긴 산채 나물과 구수한 된장국에 군침이 절로 돈다. 평소 편식하던 아이들도 이날만큼은 즐겁게 식사시간이 진행된다. 참 맛있는 체험이다.

 

점심을 먹고 나니 드디어 '동네 한바퀴'시간이다. 체험관 앞쪽에 있는 연못 '백련지'의 낭만은 서막에 불과하다. 백련지를 지나면 안성 선비마을 한옥 민박체험관인 백련제가 일행을 반긴다. 가족 단위로 와서 하룻밤을 숙박할 수 있는 백련제의 안팎을 살펴보는 아이들은 그저 신기하기만 하다. 어른들에겐 옛 추억에 잠기게 하는 매력이 있다.

 

겨울 시골마을을 휘돌아서 도착한 곳, 오정방 고택. 조선 중기 오정방 장군이 살던 한옥이 고스란히 보존된 곳이다. 자그마치 500년 가까이 된 고택이다. 굳이 '선비마을 체험'이라는 프로젝트가 아니어도 이 고택은 그전부터 이 마을의 자랑이었다.

 

봄 같은 따스한 겨울 낮에 아이들과 어른들은 마을 산책을 하며 500년 역사와 함께하고 있다. 설명에 나선 마을 어르신 오세익 씨와 도우미로 나선 마을 주부 김필숙 씨의 인도를 받아 마을 뒷산에 오른다. 갑자기 웬 산행? 그렇다. 마을 뒷산에 있는 오래된 무덤들을 둘러보려함이다. 조선시대 각종 벼슬을 지낸 오씨 어르신들의 묘뿐만 아니라 오씨 집안에 시집 온 여성들의 묘까지. 참 많기도 하고 크기도 하다. 이런 풍경은 우리나라 어디에 가도 만날 수 없는 진풍경이다.

 

아이들과 함께 산길을 걷는 체험이 끝나고 나면 선비마을 체험관에서 양초 만들기 체험시간이 이어진다. 아이들이 벌써 기대감에 눈이 반짝반짝. 신기한 것은 벌꿀을 만들어내는 벌집을 녹여서 양초를 만든다는 것. 마을 양봉하시는 분의 밀랍이다. 생전 처음 하는 '양초 만들기' 교육에 어색해하는 마을 주부들을 오히려 박수치며 좋아하는 건 참여자들이다.

 

알고 보니 이래서 선비마을이었다

 

그런데 선비마을, 알고 보니 외형보다 내면이 더욱 알찬 곳이었다. 이곳을 선비마을이라 칭하는 이유는 나라로부터 무관, 문관, 효문, 열녀문 등을 받은 마을이기 때문이란다.

 

첫째, 조선시대 나라로부터 무관의 시호를 받은 마을이다. 이 마을 오씨들의 시조이기도한 정무공이 바로 그것이다. 둘째, 나라로부터 문관의 시호를 6명이나 받았다. 셋째, 나라로부터 효자의 격려문을 받은 조상이 5명이란다. 넷째, 열부의 시호를 받은 조상 여성도 5명이었다. 유교국가인 조선시대에서 갖출 격은 다 갖췄던 마을이기에 선비마을의 칭호는 아깝지 않다.

 

청정 자연과 역사가 조화를 이룬 마을

 

마지막으로 이 마을 이장 오세필 씨가 마을 소개에 나섰다.

 

"우리 마을은 전통적으로 마을 뒷산에서 돼지고기 등을 잡아먹지 못하게 할 만큼 자연을 깨끗하게 보존해왔다. 마을 뒷산 곳곳에 오래된 소나무 숲들은 또 다른 체험거리가 될 것이다. 청정 지역의 자연과 오래된 역사가 조화를 이룬 우리 선비마을은 돈을 내고 체험하기에 아깝지 않은 곳이다."

 

가족단위로 숙박을 할 수 있는 백련제(한옥 민박 체험관)로 놀러가도 되고, 단체 단위로 숙박할 수 있는  선비마을 체험관에서 체험을 해도 좋을 듯하다. 하루 숙박하고 전통음식 체험까지 하는 백련제 사용료는 각각 대 12만원, 소 8만원이다.

 

자세한 문의 사항은 선비마을 체험 프로젝트 총무인 서윤경 씨(010-9123-7510)에게 할 수 있다. 


태그:#안성 선비마을, #양성역사문화마을, #안성천살리기시민모임, #양성, #안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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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서 목사질 하다가 재미없어 교회를 접고, 이젠 세상과 우주를 상대로 목회하는 목사로 산다. 안성 더아모의집 목사인 나는 삶과 책을 통해 목회를 한다. 그동안 지은 책으로는 [문명패러독스],[모든 종교는 구라다], [학교시대는 끝났다],[우리아이절대교회보내지마라],[예수의 콤플렉스],[욕도 못하는 세상 무슨 재민겨],[자녀독립만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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