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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전무의 화려한 복귀와 친정체제 완성.

 

15일 전격적으로 단행된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를 두고 나오는 말이다. 이날 오전 삼성이 발표한 인사는 부회장 승진 2명을 포함해 23명에 대한 사장들이 포함됐다. 당초 매년 1월중순께 해왔던 정기인사를 올해부턴 연말로 앞당겼다.

 

무엇보다 이번 삼성 인사에서 관심을 끌었던 것은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의 외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의 승진여부였다. 이날 사장단 인사 발표 내용에는 이 전무의 부사장 승진이 공식적으로 언급돼 있지 않았다. 이 전무의 직책이 전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인사 발표에 나선 이인용 삼성커뮤니케이션팀장(부사장)은 이 전무의 승진여부를 묻는 질문에 "부사장으로 승진해서 삼성전자의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전무의 부사장 승진과 함께 삼성전자의 최고운영책임자를 맡게됨에 따라 삼성은 본격적으로 '이재용 시대'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부사장이라는 직함을 가지긴 했지만, 사실상 경영전반에 걸쳐 이재용 부사장의 입김이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부사장의 구체적인 역할에 대해서, 이인용 부사장은 "최고운영책임자라는 자리는 서구 기업에는 그동안 있어왔던 직책이며, 이번에 (삼성에서) 처음으로 도입하는 것"이라며 "CEO를 보조하면서 경영관리나 사업을 책임지는 역할을 맡는다"고 말했다.

 

예정됐던 이재용 전무의 화려한 부활...본격적인 경영행보 나설 듯

 

CEO를 보조하면서도, 경영관리나 사업을 책임지는 역할 자체가 사실상 경영전면에 나서는 것이나 다름없다. 게다가 이번에 삼성그룹의 주력계열사인 삼성전자 CEO로 최지성 사장이 내정됐다. 최 사장은 이재용 부사장의 가정교사로 불릴 정도로 최측근 인사로 평가받는다.

 

이인용 부사장은 "이재용 부사장은 사업부간 업무조정 같은 일상적인 업무 이외에도 COO를 맡으면서 그동안 쌓아온 네트워크와 경험을 활용해, 글로벌 고객의 요구에 적극 대응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이재용 부사장이 이처럼 경영 전면에 나서는 것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여전하다. 삼성이 지난 2008년 4월 삼성공화국 논란에 대해 총수일가 퇴진 등 국민들에게 경영쇄신안을 발표하고, 이재용 전무 스스로 세계 오지를 다니면서 현장경영 수업에 열중하겠다고 약속했었다.

 

또 이 전무 스스로 삼성그룹을 경영할 만한 능력을 객관적으로 얼마나 검증을 받았느냐 등에 대한 따가운 시선도 여전하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한성대 교수)은 "삼성이 국민에게 경영쇄신안을 통해 약속한 것 처럼 이 전무 스스로 정말로 그동안 글로벌 오지 등지를 돌며 직원들과 함께 현장에서 열심히 일을 했는지 스스로 자문을 구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 전무의 경영능력에 대한 객관적인 검증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미 올해초 인사부터 이재용 시대를 위해 본격적으로 친위세력을 중심으로 그룹 인사를 진행해 왔다"면서 "이번 최지성 사장 중심의 원톱 체제 구축으로 거의 완성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지적했다.

 

이 전무의 가정교사인 최지성 사장의 독주체제

 

이같은 이 전무의 경영능력 논란에 대해 이인용 부사장은 구체적인 언급을 피한 채 , "이번 인사를 보고 판단해 달라"고 말했다. 또 이번 인사가 삼성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삼성 경영권 승계와) 이번 인사를 관련지어서 생각할 문제는 아니다"고 부인했다.

 

이와함께, 이날 인사에서 눈에 띄는 점은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의 독주체제가 확고해졌다는 점이다. 당초 올해 초 삼성전자는 조직개편 당시 부품과 세트 부문을 나누면서, 각 부문별 독립경영체제를 유지해왔다. 최지성 사장은 이 가운데 세트 부문인 디지털미디어와커뮤니케이션(DMC) 부문을 맡아왔다.

 

하지만 이번 인사에서 최 사장은 이들 두 부문을 모두 총괄해서 직접 관장하는 CEO를 맡았다. 이인용 부사장은 이에 대해 "최 사장에게 스피드와 효율을 바탕으로 경영 가속화와 주력사업의 시장지배력 극대화, 전략 사업의 세계 1위 달성의 임무 등이 맡겨졌다"고 설명했다.

 

이 부사장은 또 최 사장의 체제 아래에서 기존 부품과 세트 사업간의 시너지 효과를 최대화할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최 사장의 이번 삼성전자 CEO 발탁은 삼성전자 뿐 아니라 그룹내에서의 이재용 중심의 인사들이 사실상 전권을 잡은 것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김상조 교수는 "이재용 전무의 경영복귀를 지원하게될 인사들이 올해초 인사에 이어 이번에도 전면 부상하게 됐다"면서 "이 전무의 최측근인 최지성 사장의 삼성전자 원톱 체제에 이어, 그룹 법무실장에 김상균 부사장이 승진한 것 등을 보면 이재용 체제가 거의 완성단계에 이르렀다"고 평가했다.

 

이들 인사이외에 그동안 삼성전자를 이끌어왔던 이윤우 부회장은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을 맡으면서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이어 김순택 삼성 SDI 사장은 삼성전자 신사업추진단장 부회장으로, 최도석 삼성카드 사장은 부회장으로 각각 승진했다.

 

삼성 사장단 주요 인사

다음은 15일 발표된 삼성그룹 인사 내용이다.

 

    <부회장 승진 내정>

 

    ◇삼성전자 ▲신사업추진단장 부회장 김순택

    ◇삼성카드 ▲대표이사 부회장 최도석

    

    <사장 승진 내정 >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사장 신종균 ▲반도체사업부 메모리담당 사장 조수인

       ▲삼성종합기술원 사장 김기남 ▲사업지원팀 사장 이상훈

    ◇삼성디지털이미징 ▲대표이사 사장 박상진

    ◇삼성생명 ▲자산운용부문장 사장 김상항

    ◇삼성투신운용 ▲대표이사 사장 김석

    ◇삼성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사장 박기석

    ◇삼성경제연구소 ▲대표이사 사장 정기영

    ◇삼성법무실 ▲삼성법무실장 사장 김상균

 

    <이동·위촉업무 변경>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겸 이사회 의장 이윤우 ▲대표이사 사장 최지성

      ▲경영지원실장 사장 윤주화 ▲반도체사업부장 사장 권오현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 최치훈

    ◇삼성물산 ▲대표이사 사장 겸 건설부문장 정연주

    ◇삼성엔지니어링 ▲부회장 이상대

    ◇삼성중공업 ▲부회장 김징완

    ◇삼성사회공헌위원회 ▲사장 이상완 ▲사장 강재영

    ◇삼성사회봉사단장 ▲사장 이창렬

 


태그:#이재용, #삼성, #이건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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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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