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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900미터 안내판을보니 20미터높이만 더올라가면 한계령입니다.
▲ 설악산으로 가는길 해발900미터 안내판을보니 20미터높이만 더올라가면 한계령입니다.
ⓒ 양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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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문득 겨울 설악산이 보고싶어졌다. 12월이 됐음에도 하얗게 눈이 쌓인 설산(雪山)의 모습을 볼 수 없어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서울에서 점심쯤 출발해 지난 여름 일부구간을 우선 개통한 서울춘천간 고속도로 위를 달렸다. 예전같으면 양수리를 지나 양평을 거쳐서 홍천으로 향했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 개통된 동홍천나들목을 이용하면 양수리 양평을 경유하지 않게 돼서 시간과 거리가 상당히 단축됐다. 동홍천 나들목을 나오니 번잡한 도시를 벗어났음을 실감났다. 강원도의 겨울 햇살은 깊은산에 가려져서 이미 어둑어둑해다.

해외여행자유화와 금강산관광이 이뤄지기 이전 설악산은 수학여행지로 그리고 가을단풍여행지로 수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았던 관광명소다. 물론 해외관광객들도 많이 방문하는 그런 곳이었다. 그러나 여름휴가철과 가을단풍철을 제외하면 예전만 못하다는 것이 사실이다. 그나마 도로환경과 주변여건이 나아지고 좋아면서 접근성이 편리해져서 앞으로 잊혀진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것이라는 기대감도 가져본다.

수학여행때 들렸던 한계령휴게소가  아직도 당당하게 세월을 뛰어넘어서 있다.
▲ 한계령 휴게소 수학여행때 들렸던 한계령휴게소가 아직도 당당하게 세월을 뛰어넘어서 있다.
ⓒ 양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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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현상으로 눈쌓인것을 보기 어렵지만 설악산에서는 눈을 쉽게 볼수있다.
▲ 눈이 쌓여있는 한계령정상 지구온난화현상으로 눈쌓인것을 보기 어렵지만 설악산에서는 눈을 쉽게 볼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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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이부분에 나왔던 설악산 풍경
▲ 애국가에 나오던 풍경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이부분에 나왔던 설악산 풍경
ⓒ 양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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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국립공원에서도 '국립공원 특별보호구'를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고 하니 설악산을 찾을 때 참고하여 과태료 처분을 받는 불이익을 당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설악산 한계령은 대부분 학창시절 수학여행 때 처음으로 들렸었던 추억의 장소로 기억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한계령 정상은 항상 바람이 쎄다. 불어오는 바람을 등지고 멀리 바라다보이는 동해안과 설악산의 풍경에 감탄사와 함께 흠뻑 빠져들면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서 있게 된다. 그러나 이번 여행에는 날씨가 흐려서 동해바다를 제대로 볼 수 없어 아쉬웠다.

설악산(雪岳山)에 아름다운 눈이 수북하게 쌓여있다. 요즘 지구온난화현상으로 인하여 겨울에도 높은산이 아니면 쌓인 눈을 보기 쉽지 않은데 이곳 설악산에는 그 이름에 걸맞게 눈이 하얗게 쌓여있어 먼길을 달려온 보람이 느껴졌다. 굽이굽이 내리막길을 달려내려가면서 마주하는 설악산은 굽이마다 색다른 멋으로 다가왔다. 동해바다에서 불어오는 겨울바람이 차창밖으로 사납게 지나가지만 차갑다기보다는 시원함이 느껴졌다.

한계령을 내려오다보면 도로 중간중간에 설악산 풍경을 사진에 담거나 볼 수 있게 작은 공원과 갓길을 조성해놨다. 이곳에서 차창밖으로 그냥 스쳐지나갈 수 있는 풍경들을 눈과 가슴에 한껏 담아본다. 큰바위와 소나무 그리고 낙엽이 수북하게 쌓인 겨울설악산의 풍경은 새순이 돋아나는 이른봄과 녹음(綠陰)이 짙은 여름 그리고 가장 화려하다는 가을단풍에 견주어도 손색 없을 정도로 웅장하고 멋있다. 아마도 나뭇잎에 가려진, 아니 숨겨진 설악산의 모습을 겨울이 돼서야 모두 볼 수 있어서가 아닐런지.

멀리서 보아도 아름답지만 가까이 다가갈수록 더 아름다운 설악산
▲ 가까이 볼수록 더 아름다운 설악산 멀리서 보아도 아름답지만 가까이 다가갈수록 더 아름다운 설악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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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여름 수 많은 사람들로 붐볐을 대포항이 한산하다.
▲ 대포항 풍경 지난여름 수 많은 사람들로 붐볐을 대포항이 한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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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번의 빠른 손놀림이 지나고 생선회가 눈앞에 놓여진다.
▲ 대포항 생선회 몇번의 빠른 손놀림이 지나고 생선회가 눈앞에 놓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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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속초시에 위치한 대포항에 들렀다. 제철을 맞고있는 오징어회와 싱싱한 생선회를 맛보기 위해. 지난여름 이곳 대포항 포구는 전국에서 여행온 수많은 사람들로 연일 붐볐을 터인데 겨울이라서 그런지 한적하다 못해 스산하기까지했다. 그러나, 포구에서 만나는 인심(人心)은 여름 못지 않게 넉넉했다. 말린 도루묵과 양미리를 연탄불에 구워서 먹어보라며 건네주는 모습에서 푸근함을 느꼈다.

직접 배를 타고 나가서 잡아온 횟감으로 횟집을 운영한다는 대포항 한 횟집에서 싱싱한 겨울을 맛 보았다. 오징어회는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부터 제맛을 내기 때문에 12월은 오징회를 제대로 맛볼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현재 대포항에서 오징어회는 1만원에 7~8마리를 주고있으며 아이스박스에 포장할 경우 15~18마리를 준다. 다만 시세는 날마다 다르다.

대포항에서 싱싱한 오징어를 포장해 미시령으로 향했다. 참고로 횟감용 오징어는 '총알'이라고 하는 어린오징어를 구입하는 것이 좋다. 어린오징어일 수록 살이 연하고 쫄깃하다. 너무 큰 오징어는 횟감용보다는 국거리나 볶음용 또는 찌개용이니 참고하면 좋다. 잠깐 비추던 햇살은 어느덧 사라지고 하늘에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미시령에 가까워질 수록 이내 비는 눈으로 변하고 울산바위 앞에 다다르자 비와 함께 내리던 진눈깨비가 함박눈으로 바뀌었다.

미시령을 넘어 귀경길에 마주한 거대한 울산바위
▲ 설악산 울산바위 미시령을 넘어 귀경길에 마주한 거대한 울산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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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령터널 개통으로 서울까지의 시간이 많이 단축되었다.
▲ 미시령터널과 미시령옛길 미시령터널 개통으로 서울까지의 시간이 많이 단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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쌓여있는 눈위에 또다시 눈이 내리고있다.
▲ 눈이 내리는 설악산 쌓여있는 눈위에 또다시 눈이 내리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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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바위는 보는 장소에따라 다른느낌으로 다가온다.
▲ 눈쌓인 울산바위의 다른풍경 울산바위는 보는 장소에따라 다른느낌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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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에서 동홍천까지 개통된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설악산까지 2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다.
▲ 서울 춘천간 고속도로 최근 서울에서 동홍천까지 개통된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설악산까지 2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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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령 옛고갯길을 넘으려고 했으나 눈으로 인해 고갯길이 미끄러울 것 같아 미시령 터널을 이용했다. 통행료는 자가용기준 3000원이다. 겨울철 미시령 고개에 대한 추억이라고는 툭 하면 교통통제를 하던 것만 기억난다. 그만큼 고갯길이 험하고 눈이 자주내려서 그런 것일 것이다. 지금은 터널이 뚫리고 나서 차량 이용객들이 현저하게 줄었다고는 하지만 미시령 정상에서 바라다보이는 속초시 전경과 동해바다 풍경 그리고 울산바위의 웅장함은 보지 않은 사람에게 말과 글로 설명하기가 어렵다.

미시령 터널을 빠져나오면 황태를 파는 상점들을 많다. 평창의 횡계, 진부와 더불어 이지역도 황태덕장으로 유명한 곳이기 때문이다. 귀경길에 황태해장국을 맛보는 것도 좋다. 백담사 계곡을 따라 내려와 원통을 경유 인제읍과 소양강을 지나면서부터 어느샌가 입에서는 소양강처녀 노랫말이 저절로 흘러나온다.

"해저문 소양강에 황혼이 지면~~~"

덧붙이는 글 | sbs뉴스(유포터)와 개인블로그에도 올릴예정입니다.



태그:#설악산, #대포항, #겨울여행, #한계령, #미시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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