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심 구긴 파이어볼러(Fireballer), 내년에는 자존심 되찾을 수 있을까?´

 

KIA 타이거즈 한기주에게 이번 시즌은 악몽과도 같았다. 비록 소속팀은 12년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큰 기쁨을 맛보았지만 한기주 개인적으로는 큰 활약이 없었던지라 아쉬움이 컸던 한 해라고 할 수 있다.

 

한기주의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34이닝 동안 4승 5패 4세이브 방어율 4.24를 기록했다. 데뷔 이래 최악의 성적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시즌 초 마무리 역할을 맡았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5패는 굉장히 뼈아프다. 모두가 팀이 중요한 상황에서 패배한 것으로 이로 인해 한기주는 많은 비난에 시달리며 적잖은 마음고생을 해야만 했다.

 

지난 시즌 58이닝 동안 26세이브를 거두며 방어율 1.71을 기록했던 특급 클로져로서의 위상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한기주가 살아날 수 있다면 내년시즌의 KIA 타이거즈는 더욱 강해질 것이 분명하다.

한기주가 살아날 수 있다면 내년시즌의 KIA 타이거즈는 더욱 강해질 것이 분명하다. ⓒ KIA 타이거즈

 

10억원의 계약금에서도 알 수 있듯이 KIA 구단과 팬들의 한기주에 대한 기대치는 엄청나다. 단순히 어느 정도 던져주는 선수가 아닌 특급 선발투수 혹은 철벽 마무리로서의 역할을 원하고 있다. 현재 KIA의 에이스인 윤석민보다도 기대치가 높았던 선수가 바로 한기주다.

 

하지만 한기주는 그러한 기대에 맞게 성장해주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올 시즌 활약 역시 미미했다.

 

올 시즌 KIA는 막강한 선발투수를 보유하고도 허약한 불펜으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잠수함투수 유동훈이 새로이 마무리를 맡아준 가운데 손영민-곽정철 등으로 '필승계투조'가 구성됐지만 경쟁상대인 두산-SK에 비해 양적-질적으로 밀렸던 것이 사실이다.

 

만약 한기주가 지난 시즌만큼의 구위만 보여줬다면 KIA의 불펜운용은 한결 수월해졌을 것이 분명하다.

 

한기주는 높은 가능성에 비해 여러 면에서 약점을 드러내고 있다. 직구 위주의 단순한 패턴을 비롯해 위기에서 급격히 흔들리는 마인드는 그가 훌륭한 투수로 거듭나기 위해 반드시 극복해야 할 과제다.

 

한기주는 전형적인 파워피처다. 실전에서 구사할 수 있는 변화구가 많지 않음에도 150km 중후반을 넘나드는 직구는 그 존재만으로도 엄청난 위력을 발휘한다.

 

사실 한기주는 워낙 강력한 속구를 가지고 있는지라 팀 동료 이대진-서재응 등처럼 칼 같은 제구가 필요 없다. 제구까지 제대로 된다면 좋겠지만 어느 정도 스트라이크존 근처로만 가도 타자들은 방망이를 휘두르기 일쑤다.

 

때문에 컨디션이 좋은 날의 한기주는 코스조절만 잘해 직구만으로 승부해도 굉장한 위력을 발휘한다. 제대로 구사할 수 있는 변화구가 한두 가지만 첨가된다면 언제든지 팀의 핵심전력으로 올라올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올 시즌의 그는 부상과 훈련부족 등이 겹치자 구위가 살아나지 않았고, 이렇다보니 그의 공은 배팅볼로 전락하고 말았다.

 

현재 한기주가 어느 정도까지 성장할지는 미지수다. 아직 어린 나이임을 감안했을 때 가능성만 따진다면 그 어떤 기대주 못지 않겠지만 팔꿈치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수술 혹은 재활여부 등에 따라 그 행보가 달라질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대로 올 시즌의 한기주는 부상과 훈련부족 등으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거기에 중요한 순간마다 무너져버린 심적 충격으로 인해 자신감마저 상실했던 상태다. 한기주로서는 철저한 몸 관리와 더불어 자신감 회복이 중요하다.

 

과연 한기주는 올해의 부진을 내년에는 털어 버릴 수 있을지, 그가 부활할 수 있다면 KIA의 내년시즌은 더욱 밝을 것이 확실하다.

2009.10.26 09:15 ⓒ 2009 OhmyNews
특급 마무리 KIA 타이거즈 한국시리즈 우승 12년의 기다림 클로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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