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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보금자리에서 함께한 한길성(오른쪽) 씨와 이건열(가운데) 관장, 이주일(왼쪽) 회장.
 새 보금자리에서 함께한 한길성(오른쪽) 씨와 이건열(가운데) 관장, 이주일(왼쪽) 회장.
ⓒ 박성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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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길성(58·지적장애 2급·충남 아산시 선장면 대정리)씨 입가에 함박웃음이 피어났다. 살던 집이 화재로 전소돼 오갈데 없는 신세였던 한씨에게 새 보금자리가 생겼기 때문이다. 2년여 가까이를 떠돌이와 다를 바 없는 생활로 연명하던 한씨에게는 그 어떤 일보다 반가운 일이었다.

지적장애를 갖고 있어 이를 헤쳐 나갈 지혜나 능력이 부족했던 한씨의 마음 한 편에는 무게를 알 수 없는 심적 고통만이 자리해왔던 터였다. 가뜩이나 여유가 없는 생계자금으로 생활고까지 겹쳐 이중고를 겪던 한씨에게는 이제 새 보금자리가 보물1호가 됐다.

한씨에게 새 보금자리를 제공한 주인공은 아산서부사회복지관(관장 이건열)과 중앙로타리클럽(회장 이주일)이다. 처음 이 같은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아산서부사회복지관이 중앙로타리클럽과 의기투합해 한씨에게 희망의 씨앗을 제공하는 훈훈한 미담을 만들어 낸 것이다.

그 안에는 아산서부사회복지관 관계자들과 중앙로타리클럽 외에도 따뜻한 마음을 소유한 아산시민들도 함께 있었다.

화재와 함께 날아간 생활의 '안식처' 

한길성 씨.
 한길성 씨.
ⓒ 박성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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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씨가 안식처인 집을 잃게 된 것은 지난해 1월이다. 누전으로 화재가 발생해 집이 전소됐다.

지적장애를 안고 있어 의사소통과 사고력 판단이 매우 어려웠던 한씨는 이 같은 불행을 스스로 타개해 나갈 능력이 부족했다.

마을회관에서 임시로 거주하며 주민들 도움을 받아 근근이 생활을 연명해 나갔다. 동네 일용직 등 소일거리를 하면서 이웃 도움을 받아 생활해왔던 것이다.

지난해 10월경 친형과 함께 월세를 얻어 같이 생활하게 됐으나 사업 부도로 거액의 부채만 떠안은 형이나 정부보조금 몇십 만 원으로 사는 한씨에게는 여유가 없었다. 하루하루가 고난의 연속이었다.

이러한 안타까운 사정을 해결해 주고자 마을이장이 주거용 조립식 건물을 구상했으나 경제적 어려움으로 무산되기도 했다.

아산서부사회복지관, 한씨의 사연 접하다

그러던 중 아산서부사회복지관이 이 같은 한씨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하게 됐다. 서비스 관리지역에 있었기 때문에 아산서부사회복지관이 나서게 된 것이다.

이건열 관장을 비롯한 직원들은 서로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 모색에 나섰다. 문제는 새 집의 건축비 마련이었다.

이 관장과 직원들은 중앙로타리클럽과 다시 한번 힘을 모으기로 했다. 지난해 10월경 중앙로타리클럽과 합심해 '사랑의 집짓기' 운동을 통해 후원금을 모금, 딱한 사정을 겪고 있던 독거노인(도고면 효자리 거주)에게 노후한 집을 철거하고 새로 집을 지어준 경험을 살리기로 한 것이다.

복지관-로타리클럽, 의기투합 제2호 '사랑의 집짓기' 첫 삽

주위의 적극적인 참여로 2번째 '사랑의 집짓기' 행사는 순조롭게 진행, 마무리됐다. 건축비용은 거의 순비용만 받았으며, 더욱이 후불로 지어줬다.

집을 잃은 지 2년여 만에, 새집 착공(9월 6일)을 한 지 16일만에 새집이 지어졌으며, 새 보금자리를 갖게 된 한씨는 잃었던 웃음을 되찾았다.

건축비용은 사랑의 집짓기 기금마련을 위한 1일 카페를 통해 충당했다.

마무리, 그리고 천사에게 감사 

기금마련 통기타 공연.
 기금마련 통기타 공연.
ⓒ 박성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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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행사는 지난 10일 오후 풍기동 소재 '잔비워(대표 이주동)' 호프집에서 치러졌으며,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1000여 만 원의 목표액을 충족했다.

이건열 관장을 비롯한 복지관 식구들, 그리고 이주일 회장을 비롯한 중앙로타리클럽 회원들은 마치 자기 집을 얻은 것 마냥 기뻐하며 행사장을 찾은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표하기에 정신이 없었다.

이건열 관장은 "그동안 걱정이 많았는데 모든 일이 큰 어려움 없이 마무리돼 기쁘다"며 "사랑의 손길을 전해준 시민들과 중앙로타리클럽 회원들, 그리고 저렴한 임대료로 행사 장소를 제공해준 것은 물론이고, 행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준 이주동 대표님, 무상으로 주류와 젤리를 제공해준 이광훈(통일상사) 대표님과 김현목(데코리아) 대표님께도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 관장은 도와주고, 후원해준 이들 모두를 '천사'라 칭했다.

"더불어 살아야한다는 것 다시 한번 느꼈다"
[인터뷰] 이건열 아산서부사회복지관 관장
이건열 관장.
 이건열 관장.
ⓒ 박성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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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나 혼자 살아갈 수 없는 것…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 시간이었다."

'더불어 살아가자'는 복지관훈(館訓)을 언급하며 세상은 아직 따뜻하기에 살 가치가 있다는 뜻을 전하는 이건열 관장. 행사가 끝난 후 복지관에서 만난 그는 한길성씨에게 집을 지어준 기쁨도 크지만,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이 아직 식지 않았음을 확인한 것에 더 감격해하는 듯 했다.

"천사님들이 많이 참여하고 도와줘서 마무리할 수 있었다. 그들의 손길이 없었으면 이 같은 결과는 어려웠을 것이다. 너무 고맙다. 이러한 일들이 더욱 확산됐으면 한다. 무엇보다 순수한 마음으로 참여해 줘 고맙다."

행사를 마친 뒤 소감을 묻는 질문에 이 관장은 고마움을 표현하는 것으로 말문을 열었다.

이어 준비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일로는 '잔비워' 이주동 대표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이 관장은 "서부지역(도고․선장)은 농촌지역으로 인력과 경제력이 상당히 부족한 지역이다. 그래서 이 지역에서 이번 행사를 소화할 수 없었다. 결국 행사장소를 시내권으로 정했으나 쉽지 않았다. 고액의 임대료… 이때 이주동 대표님이 훈훈한 마음과 함께 따뜻한 도움의 손길을 건네 와 이번 행사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고 그간의 과정을 설명하며 이 대표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했다.

자발적으로 적극 참여한 중앙로타리클럽 회원들과 후원․협찬자들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고 전했다.

"생면부지 남의 일을 어떻게 자기 일처럼 할 수 있겠느냐"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 자기 일처럼 발 벗고 나서줬다"고 힘줘 말하는 그. 일일이 이 같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지 못하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끼는 듯했다.

그는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며 "고마움 잊지 않고 가슴에 담겠다. 아울러 더욱 더 열심히 이웃을 돕고, 함께 정겹게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다짐으로 끝말을 맺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남 아산 지역신문인 <아산톱뉴스>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아산, #복지관, #새집, #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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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충남 아산 지역신문인 <아산톱뉴스>에서 편집국장을 맡고 있다. 뉴스를 다루는 분야는 정치, 행정, 사회, 문화 등이다. 이외에도 필요에 따라 다른 분야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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