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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에게 나도 학점을...
 MB에게 나도 학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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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의 가면을 쓰고 있는 학생 몸과 머리에는 간혹 'D'라는 영문도 보이지만 F라는 영문이 많다.
▲ F학점 MB의 가면을 쓰고 있는 학생 몸과 머리에는 간혹 'D'라는 영문도 보이지만 F라는 영문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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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부터 시작한 '진보철도999'가 계속되고 있다.

진보철도999는 2009년 9월에 9개 대학을 선정하여 철도를 통해 'MB불신임운동'을 펼친다는 취지의 행사다. 부산 지역에 있는 민주노동당 부산시당 학생위원회가 아이디어를 내고 'MB불신임 투표바람'을 일으키겠다는 학생들의 뜻을 모아 시작됐다.

'MB에게 학점을'이라는 구호를 내걸고 시작한 행사는 지난 15일 경남정보대를 비롯해 3개 대학을 거쳐 18일 부산대까지 벌써 5개 대학을 돌고 있다. 이날 부산대학교에서 MB정부에게 학점을 주는 퍼포먼스가 시작되자 학내를 지나는 많은 학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또 수많은 학생들이 밀려와 축제 분위기가 연상되도 했다.

진보철도999 행사를 진행하는 한 학생이 "대통령에게 학점을 줍시다!", "MB정부에게 학점을 매겨봅시다"라고 소리치자 지나가는 학생들이 몰려왔다. 학생들은 "우와~ 학점을 받다가 학점을 주니까 재미도 있고 신기하다"고 박수를 치며 "넌 어떤 학점을 줬어?"라는 질문을 주고받기도 했다. 

행사를 이끌어가는 학생들이 지나가는 학생들에게 MB가면을 쓰고 있는 학생을 가리키며 사전에 준비한 학점(A~F)이 담긴 바구니를 보여주면서 "학점을 매겨주십시오"라고 하면 지나가는 학생들은 스스로가 학점을 선택하여 MB가면을 쓰고 있는 학생 몸에다 부착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대다수의 학생들은 F학점을 붙였다. 

때론 D학점이나 높은 학점을 부착한 학생들에게 "왜 높은 학점을 주었나요?"라고 기자가 질문하자 "제가 F학점에는 몸서리가 나서 MB 보고 정치 좀 잘하라는 의미에서 후하게 준겁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부산대학교 1학년인 김아무개 학생은 'A학점'을 주는 바람에 '학생들의 야유를 받기'도 했지만 "MB OUT을 빨리 시키기 위해서 A학점을 준 겁니다"하고 설명하자 곳곳에서 "짱이다 짱"이라는 환호를 받기도 했다.

여학생이 '등록금 인하'라는 풍선을 겨냥하여 다트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본인이 맞추려고 했던 등록금 관련 풍선은 빗나가고 'MB OUT'의 풍선이 터지자 "더 좋은거 맞았네!"하면서 "상품은 없나요?"하고 농담도 했다.)
▲ MB OUT, 등록금 인하 여학생이 '등록금 인하'라는 풍선을 겨냥하여 다트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본인이 맞추려고 했던 등록금 관련 풍선은 빗나가고 'MB OUT'의 풍선이 터지자 "더 좋은거 맞았네!"하면서 "상품은 없나요?"하고 농담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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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장 한쪽에는 풍선에다 'MB OUT', '미디어법'등의 글을 부착하여 적당한 사정거리를 두고 던질 수 있는 다트가 준비되어 있기도 했다. 행사를 준비한 한 학생은 풍선을 너무 많이 불어 "아~ 나의 볼이 MB 때문에 터질 것 같아"라는 말과 볼을 불룩하게 내미는 행위에 지켜보고 있는 학생들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때론 남학생들이 자신이 선정한 풍선의 글이 터지면 이기는 방식으로 밥내기를 하기도 했다. 맞추지를 못한 학생은 "아~ 등록금 문제는 꼭 맞춰야 하는데..."하면서 아쉬워하기도 했다. "왜 등록금을 꼭 맞추려고 했나요?" 그리고 "학생들이 현직 대통령에게 학점을 주는 것에 어떻게 생각하나요?"라는 기자의 질문에 박아무개 부산대학교 2학년 학생은 잠시 주춤하며 말문을 쉽게 열지 못했다.

"맞아야 하는데..." 하며 같은 학교학생과 내기를 하며 던지는 모습이 진지해 보인다. 본인이 던진 목표물에는 맞지 않았다.
▲ 다트게임 "맞아야 하는데..." 하며 같은 학교학생과 내기를 하며 던지는 모습이 진지해 보인다. 본인이 던진 목표물에는 맞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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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요... 사실은 저의 어머니가 많이 편찮으십니다. 평소에 어머니는 다른 학생들에게 뒤질까봐 모든 부분에서 저에게만은 각별하게 신경을 쓰셨는데... 어려운 환경에서 자란 저는 등록금 문제 말만 나오면 어머니 얼굴부터 생각이 납니다. 어머니는 재래시장에서 야채장사를 하시며 3남매를 키워오셨는데... 사실 전 대학 다닐 형편도 못되거든요..."라는 말을 끝으로 하늘을 바라보았다.

이날 행사에는 참가하지 않고 한참을 바라보고 있던 윤아무개 부산대학교 4학년 학생은 "학생들이 저렇게까지 하는데... 한편으로는 씁쓸하지만 저 역시도 사회에 나가면 취업 때문에 걱정입니다. 갈수록 청년실업이 높아만 가는데 대책이 없습니다. 대학원으로 가야할지 고민 중입니다"라며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이어 다시 말문을 연 학생은 "비싼 등록금을 내고 진짜 학생의 본분으로 공부만 했거든요, 그런데 사회에 나가봐야 갈 곳이 없어서 암담합니다"말했다.

행사를 진행한 한 학생 설명에 따르면 지금까지 5군데 대학을 돌았는데 대략 87%가 F학점을 주었다고 한다. 간혹 높은 학점을 준 학생들도 있었지만 뒷이야기를 들어보면 '정치를 잘해라', 'MB정부 빨리 물러가'라는 의미에서 준거라고 평가했다.

학생들은 이번 행사를 통해 각 대학의 분위기가 많이 달라질 것이라는 예측과 21일에는 해양대학과 24일은 동의한의대, 25일은 부산여대까지 진보철도999는 계속된다고 밝혔다. 또 MB학점평가는 9월 안에 인터넷을 통해 발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학생들이 준비한 홍보물 게시판에는 '대학생들이 앞장서 MB독재 정권과 맞서 싸우자'라고 적혀있다.
▲ 홍보게시판 학생들이 준비한 홍보물 게시판에는 '대학생들이 앞장서 MB독재 정권과 맞서 싸우자'라고 적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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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OUT이라는 제목으로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쓰고 싶은 글을 쓰게 만들어 놓은 게시판의 모습이다.
▲ MB OUT MB OUT이라는 제목으로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쓰고 싶은 글을 쓰게 만들어 놓은 게시판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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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대학생, #진보철도999, #MB OUT, #학생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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