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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오마이뉴스에 시민기자로서 처음 써보는 기사이다. 댓글 몇 번 달고 좋은 기사 원고료 주기로 참여한 적은 있지만 기사는 쓴 적이 없다. 아니, 내가 기사를 쓸 수 있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스물여섯 늦은 나이에 입학한 대학이었지만 취업을 위해 졸업장을 따야 하는 공부가 힘에 겨웠다. 그렇게 힘겹게 무겁게 다니던 대학을 3학년 1학기에 자퇴하였다. 지금부터도 성숙하고 책임 있는 걸음을 걸어갈 수 있는데 그것을 졸업 이후로 유보하고 취직 이후로 유보하고 결혼 이후로 유보하고 내집마련 이후로 유보하면서 그렇게 계속 유보하는 인생을 살고 싶지 않았다.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 아닌 다른 삶을 상상할 수 없어 시작한 20대 초반 대학생활을 학사경고 세 번과 1년간 제적으로 시작했다. 그리고 군대에 갔다와서도 다른 삶을 꿈꾸기 어려워 다시 대학을 입학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른 삶을 상상할 수 없다며 핑계대기 싫어졌다. 지금 행복해지고 싶어졌다. 이제는 내 삶을 내가 선택하고 조직해나가고 싶어졌다. 지금부터 내가 쓰는 기사는 그 발걸음의 기록이다. 스물여덟 뒤늦은 나이에 다니던 대학마저 자퇴하고 자기가 할 줄 아는 게 무엇인지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도 모르는 연약한 청년의 발걸음을 희망의 근거로 기록하고 싶어졌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연약한 사람이 이 만큼의 희망의 근거를 발걸음으로 남기고 있다면 대한민국은 희망이 있는 나라가 아닌가라고 외치고 싶어졌다. 그래서 쑥쓰러움 무릅쓰고 기록 시작한다.

지금은 위기가 아니라 기회

참여정부 시절, 한미FTA를 추진하던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진보진영으로부터 신자유주의자라고 비난받았다. 그러나 노무현 전 대통령은 퇴임후 봉하마을에 내려가 마을사람들과 함께 유기농사를 짓고 생태마을을 만들었다. 신자유주의자라고 비난받던 그가 농사를 짓는 동안 우리는 이명박 정부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잘못했기 때문에 뽑힌 정부라고 그를 비난하였고 그는 진보가 아니고 우리가 진정 진보라고 그와 선긋기에 바빴다. 이명박 정부를 향해 지금이 5공이냐고 이것은 민주주의 위기라고 목소리 높였지만 아무도 그 위기에 대해 책임지지 않았다. 모두가 노무현 때문이고 이명박 때문이었다. 하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 앞에 우리는 묻게 되었다.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것을 하고 있었냐고, 퇴임한 대통령을 그렇게 몰아붙일만한 이유가 우리에게 있었느냐고. 욕하기 전에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해야 했다. 그랬다면 지금의 위기는 오지 않았다.

지금의 위기는 우리의 위기이다. 이명박 정부에게 책임을 떠맡길 위기는 아니다. 그리고 위기임을 깨달았기 때문에 지금은 기회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주권 소중한 줄 모르고 투표안하고 내팽개쳐두고 세상을 바꿀 책임을 대통령에게 다 떠맡기고 바뀌지 않는다고 욕만 하던 지난 세월을 청산하고 구체적인 변화의 내용을 만들어갈 수 있는 시기가 우리에게 주어진 것이다. 눈물로 뉘우쳤다면 이제는 그에 걸맞는 행동이 있어야 한다. 욕만 한다고 세상이 바뀌지 않았던 것처럼 눈물만 흘린다고 세상이 바뀌지 않는다.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것을 해야 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님 말씀처럼 청와대 담장 아래에 가서 욕이라도 해야 한다. 그렇게 깨어 있고 행동하는 사람들이 조직되면 그것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이 된다.

희망이라는 물적 토대

서울 강북구 북한산 아래 인수동 마을에서는 점심, 저녁마다 사람들이 모인다. 지역NGO인 생명평화연대 회원들이다. 인수동 한 동네에 사는 주민들이 회원이자 동시에 활동가로 생명평화연대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회원 중에는 젊은 청년들이 많다. 갓 대학을 졸업한 학생과 직장을 구하는 청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잠시 쉬며 새로운 직장을 구하는 청년, 결혼하고 가정을 꾸리고 아이 출산과 육아과 교육에 대해 고민하고 대안학교를 만들어가는 청년까지 여러가지 모습으로 생활하고 공부하고 노동하는 청년들이 한 동네에 살고 있다.

아름다운마을밥상에서 함께 정성껏 준비한 건강한 음식은 아이들도 마음놓고 맛있게 먹어요
▲ 함께 즐겁게 먹는 밥상 아름다운마을밥상에서 함께 정성껏 준비한 건강한 음식은 아이들도 마음놓고 맛있게 먹어요
ⓒ 박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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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저녁마다 회원들이 모이는 이유는 밥을 먹기 위해서다. 세상에 밥 먹는 것보다 중요한 일이 있을까. 우리가 어떤 운동을 하든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운동이다. 그리고 행복하게 살자고 하는 운동이다. 우리가 먹는 밥에는 자연의 수고, 농부의 수고, 유통인들과 판매인들의 수고가 담겨 있다. 그래서 우리가 밥을 먹는 것은 나를 사랑하고 우리를 사랑하고 세상을 사랑하고 그것에 참여하는 가장 적극적인 방식이다. 일에 쫓겨 시간이 없어 간단하게 편의점에서 음식을 사서 끼니를 때우는 사람과 가까운 사람들과 함께 밥상에 둘러앉아 재미있게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며 밥을 먹는 사람은 같은 한 끼 식사를 하더라도 세상에 참여하는 방식이 너무나 다른 것이다. 어떻게 밥을 먹느냐에 따라 우리 몸이 건강해질 수 있고 우리 지역사회가 건강해질 수 있고 우리 농민들이 행복해질 수 있다. 그래서 밥상은 우리 삶의 중요한 정치적 물적 토대이다.

밥상의 식재료는 생협과 직거래와 회원 부모님을 통해 들어오고 맛나게 요리하여 감사한 마음으로 먹고 있어요
▲ 보기만 해도 맛있는 음식 밥상의 식재료는 생협과 직거래와 회원 부모님을 통해 들어오고 맛나게 요리하여 감사한 마음으로 먹고 있어요
ⓒ 박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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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평화연대 회원들이 밥을 먹기 위해 모이는 곳은 초등학생들의 방과후 교실로 쓰이는 '춤추는 방과후 배움터'이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수업을 받는 오전시간과 점심시간 그리고 아이들이 집에 돌아간 뒤 저녁시간이 비어 있어 빈 시간 동안 이 공간을 '아름다운 마을밥상'이라는 이름으로 사용하게 되었다. 회원들의 회비로 접시와 그릇, 냄비를 마련하였고 밥먹기에 부족함이 없게 준비를 하였다.

자율참여형 아름다운 마을밥상

그러면 이제 필요한 것은 참여하는 사람이다. 아름다운 마을밥상은 일반 식당처럼 손님들이 메뉴를 골라먹고 가격을 치르는 방식으로 운영하지 않는다. 회원들의 자율적인 참여로 메뉴선정이 이루어지고 요리도 회원들의 직접 참여로 이루어진다. 회원 한 사람이 두 달에 세 번 정도 요리사로 참여하면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밥상이 돌아갈 수 있다. 그리고 직장에서 늦게 퇴근하기 때문에 요리사로 참여하기 어려운 회원들은 식사 후 설겆이와 뒷정리에 돌아가며 참여한다. 집에서 살림하는 사람의 설겆이는 다른 가족들이 TV를 보는 동안 외롭게 해야 하지만 아름다운 마을밥상의 뒷정리와 설겆이는 많은 회원들의 즐거운 참여로 빠르고 신속하게 이루어진다. 그리고 적극적 참여의 경험이 쌓이면서 음식은 점점 맛있어지고 뒷정리는 꼼꼼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아름다운마을밥상은 맛없다고 안먹고 맛있다고 많이 먹지 않는다. 밥상에 정기적인 참여로 식생활을 조절하고 건강한 몸을 유지한다.
▲ 자율참여형밥상 아름다운마을밥상은 맛없다고 안먹고 맛있다고 많이 먹지 않는다. 밥상에 정기적인 참여로 식생활을 조절하고 건강한 몸을 유지한다.
ⓒ 박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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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마을밥상은 매일 점심 15명, 저녁 30명 정도의 인원이 안정적으로 식사에 참여한다. 그렇게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비결은 '월식'에 있다. '월식'은 한 달 식권을 끊어 정해진 한 달 동안 따로 식사를 신청하지 않아도 매일 밥상에서 식사할 수 있다. 매일 식권을 따로 내는 것보다 월식으로 하면 조금 가격이 싸다. 하지만 아름다운 마을밥상은 가격이 전부가 아니다. 사실 한 달 동안 동네에서 밥을 매일 먹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모임도 있고 하고 싶은 공부를 하다 보면 못 먹는 일이 많아진다. 그러면 못 먹을 날 수를 계산해서 월식을 하는 것이 좋은지 식권을 매일 사서 먹는 것이 좋은지 보통은 계산하게 된다. 하지만 아름다운 마을밥상 사람들은 그것을 치밀하게 계산하지 않고 월식으로 과감하게 참여한다. 그것은 이 밥상이 돈을 주고 밥을 사먹는 그 이상의 의미가 있음을 말해준다. 식권을 내며 밥상을 적극적으로 후원하는 의미까지 담는 것이다. '맛있으면 먹고 맛없으면 다신 안올게' 이런 마음으로 참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렇게 얘기하니 밥상과 무엇이 참 닮지 않았는가. 그렇다 밥상은 기업과 닮았고 정당과 닮았다. 투자하고 손해날 것 같으면 쏙 빠지고 주가가 오르면 이익만 챙기고 쏙 빠지는 것을 당연하게 하는 우리의 모습과 정치는 정치인에게 맡기고 정치가 더럽다고 욕만 하고 이놈이나 저놈이나 똑같다고 투표하지 않는 우리의 모습이 비쳐지지 않는가. 우리는 지난 세월 우리의 밥상도 기업과 정당에 투자하고 참여하는 방식 그대로 만들어온 것이다. 그렇게 부실한 밥상을 우리는 만들어온 것이다.

우리의 밥상에 우리의 정성과 수고가 담긴 농산물은 없다. 모두 싼 값에 돈과 맞바꾸어 대형마트에서 챙겨온 것들이다. 농약 없다고 다 무공해 농산물은 아니다. 생명이 상품처럼 다루어져, 싸고 깨끗하고 크고 맛있게만 가꾸어져 우리에게 온다. 싸면서도 깨끗하고 크고 맛있어지려면 거기에는 농부의 수고와 정성보다는 효율적인 이윤증대의 논리가 많이 담기게 되어 있다. 소비자가 먹고 건강해지는 식품을 만들기보다는 잘 팔리는 식품을 많이 만들게 되어 있다. 그래서 외국에서 건너오는 오랜 시간 동안 견딜 수 있게 농약 펑펑 뿌리고 바다 건너오면서 석유 펑펑 쓴 음식들을 우리는 아무렇지도 않게 밥상에서 먹게 된다. 건강한 음식이란 키우고 유통해준 생산자들이 소비자의 건강을 생각하며 정성스럽게 준비해준 식재료를 정성껏 요리하여 먹는 음식이다. 우리는 건강한 음식을 먹고 있는가 질문해봐야 한다.

우리는 너무 잘 먹는다. 너무 많이 사고 너무 많이 먹고 너무 많이 버린다. 가볍고 맑은 몸보다는 무겁고 연약한 몸이 우리에게 익숙하다. 이렇게 소비하는 생활이 아무렇지도 않다. 경제가 어렵다고 다들 한숨 쉬지만 먹는 것 보면 한숨이 엄살처럼 느껴진다. 지구적으로 보면 음식과 부가 우리나라에 많이 쏠려 있음을 알게 된다. 굶주림으로 힘들어하는 친구들이 세계 다른 나라에 많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굶주리는 사람들 외면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우리나라는 너무 잘 먹는다. 그렇게 집중된 부요함이 이제는 나눠져야 하지 않을까. 그것은 나누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제자리로 돌아가는 것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풍요롭게 잘 먹는 것이 아니라 비정상적으로 먹고 있다.

집에서 먹으면 자극적인 음식만 놓고 대충먹게 되지만 함께 먹으면 골고루 안좋아하던 음식도 맛있게 먹게 된다.
▲ 예쁘게 놓여진 밥상 집에서 먹으면 자극적인 음식만 놓고 대충먹게 되지만 함께 먹으면 골고루 안좋아하던 음식도 맛있게 먹게 된다.
ⓒ 박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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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마을밥상은 생활협동조합과 생산지 직거래를 통해 안전한 식재료를 구입하여 음식을 만든다.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음식은 모두에게 같은 양, 같은 가격으로 상품처럼 팔지 않고 모두가 스스로 자기 몸상태에 맞게 안 먹을 것은 안 먹고 적게 먹고 덜 짜게 먹으며 주는 대로 먹는다. 맛없다 불평하고 맛있다고 무분별하게 많이 먹지 않는다. 그렇게 함께 먹으면 집에서 각자 가정별로 해먹는 것보다 비용도 적게 들 뿐더러 쓰레기도 적어진다. 남는 음식은 밥상에서 함께 나눠먹기 때문에 버리는 음식은 적어지고 나눠먹는 기쁨은 커진다. 또 집에서 먹을 때 자극적으로 먹고 편식하고 과식하고 은밀히 먹는 버릇을 고칠 수 있다. 이렇게 아름다운 마을밥상으로 인해 회원들의 몸도 건강해지고 마음도 맑아지고 농촌이라는 우리의 물적토대도 튼튼해지고 있다.

밥상, 우리도 당근 할 수 있다

한미FTA를 반대하기에 앞서 우리는 우리 스스로 자급자족할 수 있는 물적토대를 만들어야 한다. 도시사람들이 도시생활에 익숙해지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머리쓰는 사무적인 일밖에 없다고 안주하고 연약해지게 되었다. 지금은 우리의 밥상이라는 물적토대를 강화시켜야 할 시기이다. 우리가 희망의 정치를 해나갈 수 있는 물적토대를 일으켜야 할 시기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것들이 많이 있다.

먼저, 시민단체와 정당사무실에서 일하는 활동가들은 인접한 동네에 함께 살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밥상을 만들어볼 것을 권한다. 사무실이 될 수도 있고 가정에서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식사준비에 필요한 식재료는 생협을 통해 구입하면 농촌이라는 물적토대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그렇게 만들어가는 기반이 2010년 지방선거와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지역주의와 부정부패라는 의제설정에 갇히지 않고 새로운 의제설정을 주도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다.

함께 준비하고 치우는 것을 시도하기 어려운 직장에 다니시는 분들께는 도시락을 권하고 싶다. 아름다운 마을밥상에서 준비한 음식을 간편하게 도시락으로 싸서 직장에 가서 먹는 직장인 활동가들이 있다. 처음에는 아무도 함께 하지 않을 것 같은 도시락 식사에 한두 사람이 반기면서 동참하고 나중에는 여러 명이 즐겁게 풍성하게 함께 식사하게 된  경험담들을 밥상에서 자주 들을 수 있다. 덧붙여, 도시락 모임에서 회비를 걷어 그 회비로 국제구호단체에 후원하고 밥을 먹기 전 함께 나누고 싶은 생활이야기, 책이야기, 신문기사를 나누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그러면 음식을 정성껏 준비하는 만큼의 따뜻함과 풍성함을 도시락 모임에서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우리가 밥상에서 모이면 우리가 함께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아진다. 처음에는 식사만 함께 하던 인수동 생명평화연대 회원들이 밥상을 통해 취미를 공유하고 글쓰기모임으로, 텃밭모임으로, 카페를 준비하는 모임으로 만나게 되었다. 그렇게 시작된 취미활동이 마을신문기자, 귀농을 준비하는 농부 그리고 카페사장님같은 실질적인 직장으로 변하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 이 기사를 쓰는 스물여덟살 청년은 취사병 근무 경험을 살려 밥상에서 요리를 돕고 운영을 맡아하는 '아름다운 마을밥상' 활동가로 취직하게 되었다. 밥상이 일자리를 창출하는 역할까지 하게 된 것이다.

밥상과 몸의 건강을 생각하다보니 자연스럽게 텃밭을 직접 가꾸기까지 하게되었다. 한 회원이 직접 가꾼 텃밭에 열린 단호박이 튼실해보인다.
▲ 텃밭가꾸기 밥상과 몸의 건강을 생각하다보니 자연스럽게 텃밭을 직접 가꾸기까지 하게되었다. 한 회원이 직접 가꾼 텃밭에 열린 단호박이 튼실해보인다.
ⓒ 송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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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민주적이라고 민주주의가 아니다. 국민이 주인인 만큼 전략을 갖춘 행동을 하고 행동하는 만큼의 물적토대를 만들어야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우리에게 그것을 해보라고 했다. 그리고 말은 안하셨지만 그렇게 해보면 국정수행하는 대통령의 마음을 조금은 헤아리실 수 있을 거라고 속으로 말하셨던 것 같다. 그 속마음을 듣지 못하고 헤아리지 못하고 이렇게 보내드린 뒤에야 본 마음 알게 되어 죄송하다. 이제는 못다 가신 발걸음 우리가 걸어갈 것이다. 그 걸음이 쉽지 않겠지만 여기저기서 앞으로 들려올 희망의 발걸음 소식에 힘을 얻으면 걸어갈 수 있을 것이다.

밥상을 통한 청년들의 연대

아름다운마을밥상은 청년농사꾼을 찾고 있다. 그래서 그가 정성껏 키워준 농산물을 우리가 구매하고 싶다. 아름다운 마을밥상은 청년 기업가를 찾는다. 작은 노점상이라도 좋다. 우리중에 그 일을 함께 좋아하고 같이 할 수 있는 청년이 있다면 사람을 붙여주고 싶고 그가 생산하는 물건 우리가 소비하여 힘을 보태고 싶고 그의 도전정신을 우리도 배우고 싶다.

창의력이란 남들과 다른 기발한 생각을 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생각했다. 근데 생각만 한다고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점에서 그건 창의력의 진짜 의미가 아닌 것 같다. 창의력이란 행복해지는 것과 반대로 달려가는 삶의 방향을 뒤돌려 자신의 삶을 바꾸고 행동을 바꾸고 습관을 바꾸고 그에 걸맞는 물적토대를 건설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지금 우리시대는 그런 창의력 있는 젊은이들을 원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 그런 창의력 있는 젊은이들은 취업이라는 문턱에서 모두 기가 죽어 있다. 이렇게 기죽어 있는 청년들이 살아나서 이렇게 밥상을 통해서 또는 다른 물적토대를 통해서 연대하고 단결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젊은이들이 투표하지 않고 무관심한 지금의 정치지형에서 자신의 생활과 직업을 통해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하는 지형으로 바뀌기 위해서는 그것을 뒷받침해줄 물적토대가 우리에게 필요하고 지금부터 그 물적토대를 쌓아올려야 한다.

이런 희망을 갖고 기대할 수 있는 근거는 학벌과 취업이라는 것에 눌려 이십대의 대부분을 연약하게 허송한 한 청년의 앞으로 내딛는 발걸음에 있다. 그리고 그 청년과 같이 연약함을 핑계로 굴레에 얽매여 근심하는 청년들에게 이렇게 외치고 싶다.

일하자. 만인을 위해 일할 때 우리는 자유이다.
먹자. 잘 먹어서 내 몸이 희망의 정치의 건강한 물적토대가 되어야 한다.
참여하자. 참여는 막 욕하는 게 아니라 자율적으로 책임있게 하는 것이다. 


태그:#아름다운마을밥상, #풀뿌리정치, #시민정치, #희망의정치, #노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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