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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조찬기도회가 처음 생긴 것은 1965년이다. 당시 김준곤(CCC총재) 목사와 기독 국회의원들이 의정 활동을 하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정신을 전파하고 그 정신을 실현하기 위해 만든 단체가 국회조찬기도회 시작이다.

 

하지만 이듬해 박정희 전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면서 '대통령조찬기도회'로 이름을 바꿨다. 말 그대로 대통령을 위해 기도하는 모임이었다. 박정희는 기독인도 아니었고, 대한민국 헌법은 정교분리 명시했음에도 불구하고 기독교가 정치적인 목적을 위해 헌신했다.

 

모든 국민은 신앙과 량심의 자유를 가진다. 국교는 존재하지 아니하며 종교는 정치로부터 분리된다.(1960.11.29 헌법 제5호 제12조)

 

대통령조찬기도회라는 명칭은 10년 동안 계속 사용되다가 1976년부터 국가조찬기도회(이하 조찬기도회)로 바뀌었고, 올해가 41회다. 조찬기도회에서 목사들은 박정희를 위해 기도했다. 박정희 군사정권이 헌법을 유린하고 집권했는데도 '하나님이 이룬 혁명'이니, '박 대통령이 이룩하려는 나라가 속히 임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 역시 조찬기도회를 적극 활용하였다. 1980년 8월 6일 서울 롯데호텔에서는 '전두환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상임위원장을 위한 조찬기도회'가 열렸다. TV를 통해 전국에 생중계까지 됐다.

 

전두환이 누구인가? 죄 없는 광주 시민들을 무참히 짓밟았던 주범이다. 헌정을 유린한 반란수괴였다. 하지만 조찬기도회에 참석한 목사들은 "이 어려운 시기에 막중한 직책을 맡아서 사회 구석구석에 악을 제거하고 정화할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기도했고, 어떤 목사는 전두환을 모세 후계자인 '여호수아'에 비유했다.

 

조찬기도회는 이처럼 헌법이 명시한 정교분리를 철저히 무시하고, 헌법 정신을 유린하는 권력자들에게 아부했다. 최고권력자를 위한 충성의 도구였다. 권력자는 기독교를 적절히 이용하고, 일부 목사들은 하나님보다는 권력자에게 충성하였다. 이른바 공생관계였다.

 

전두환 정권 이후 조찬기도회가 최고 권력자만을 위한 기도회에서는 벗어나기 시작했지만 아직 그 때를 완전히 벗겨내지 못했다. 올해로 41회를 맞는 조찬기도회가 16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열렸다.  

 

<뉴스파워>는 이날 조찬기도회에서 설교한 이용규 목사(성남성결교회)가 "정부는 신뢰할 수 있는 공권력을 확보함으로 하나님과 국민들이 전폭적으로 지지할 수 있는 강력한 정부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11년 동안 이명박 정부처럼 강력한 공권력을 행사하는 정부는 없었다. 공권력을 확보하지 못하는 정부가 아니라 공권력 남용 정부이다. 공의와 평화, 사랑을 지향하는 기독교 목사라면 공권력 남용을 일삼는 이명박 정권을 향하여 비판하는 것이 마땅한데도 오히려 공권력을 확보하라고 설교했다. 그것이 하나님이 지지하는 정부라는 말에는 아연질색이다.

 

이 목사는 이어 "무엇보다 지도자들 도덕성 확보가 중요한 과제다. 하나님 앞에 신전 의식을 확고히 함으로 지도자로서 존경받을 수 있는 도덕성을 세워나가는 데 힘써달라"고 강조했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회개를 촉구해야 한다. 도덕성을 잃어버린 정부이다. 도덕성을 잃어버린 사람을 검찰총장 후보자로 세웠는데 그가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다. 공권력은 바로 이런 곳에 강력하게 집행되어야 한다. 위법을 범한 사람을 사퇴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것이 조찬기도회에서 목사가 할 일이다.

 

이 목사는 이어 "사학의 건학 이념을 적극 지원하고, 사학을 말살하고 있는 사학법은 반드시 폐지해주길 바란다"고 했으며,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이와 같은 우리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부정하고 더 나아가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혼란시키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대한민국 정체성 확립을 촉구했다.

 

바라는 일이 사학법 폐지요, 촉구하는 일이 보수세력들 주장과 한치도 다르지 않다. 하기사 그들이 바로 자신들이 무엇에 비교하겠는가. 대한민국 정체성이란 바로 헌법 제1조이다. 그것이 지금 무너지고 있다. 누가 대한민국 정체성을 흔들고 있는가.

 

<뉴스파워>는 '민족의 광야를 깨우는 아침 박동 소리여'라는 제목으로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가 "주여, 이 아침의 기도회로 대통령을 앞세워 대한민국이 동북아의 무대를 넘어 세계의 중심으로 웅비하게 하시며 세계 경제 위기 속에서 가장 먼저 일어서게 하소서"라고 헌시를 낭송했다고 보도했다.

 

이명박 대통령을 향한 칭송만 있을 뿐, 채찍이 없다. 지도자가 바른 길을 가지 않으면 가장 먼저 채찍을 들어야 할 사람들 채찍보다는 칭송을 하니 그가 바른 길을 갈 수 없는 것이다. 

 

사실 조찬기도회는 없어져야 한다. 헌법이 명시한 정교분리 원칙에도 어긋날 뿐만 아니라 조찬기도회 탄생에서 볼 수 있듯이 권력자를 칭송하는 자리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없앨 수 없다면 조찬기도회는 권력자를 칭송하는 자리가 아니라 꾸짖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 권력자를 칭송하는 기독교는 이미 기독교 정신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정신을 잃어버린 기독교 그것은 껍데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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