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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라이트전국연합을 이끌던 30~40대 우파 인사들을 주축으로 한 '자유주의진보연합'이 16일 오후 창립대회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뉴라이트전국연합을 이끌던 30~40대 우파 인사들을 주축으로 한 '자유주의진보연합'이 16일 오후 창립대회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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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수레바퀴를 진행방향을 향해 맨 앞에서 끌고 가는 이들이 진보요, 자유의 투사다. 그런데 지난 20년을 보면 앞에 선 이들이 수구 꼴통이라고 모욕받고, 뒤에 선 이들이 진보라 자칭하는 일들이 벌어졌다." (이춘근 이화여대 교수)

"현재 대한민국은 이념 전쟁에 휩싸여 있다. 동포들을 굶겨 죽이면서도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에 광분하고 있는 김정일 집단, 그들의 꼭두각시가 돼 친북노선을 주장하고 있는 종북주의자, 지난 대선 결과에 불복하는 좌파세력들이 진보라 자칭하고 있다. 일반 국민은 물론 언론과 지식인까지 진보라고 불러주고 있다. 우리는 그들이 진정 '진보'이냐고 묻지 않을 수 없다." (최진학 전 뉴라이트전국연합 정책실장)

뉴라이트전국연합을 이끌던 30~40대 우파 인사들을 주축으로 한 '자유주의진보연합'이 16일 오후 창립대회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뉴라이트 출신들이 갑자기 '진보'를 표방하는 데 대해 진보진영에서는 "'수구'나 '보수'는 저들도 듣기 싫은 모양"이라는 냉소적인 반응이 나왔다.

뉴라이트전국연합의 임헌조 전 사무처장, 최진학 전 정책실장, 변철환 전 대변인, 이용대 전 한국청년회의소 회장 등이 공동대표로 나선 자유주의진보연합은 "현재 대한민국에서 활동하는 급진적인 단체들과 개인들이 낡은 사상들과 결별하지 않은 채 자신들을 '진보'를 표현하는 것은 잘못됐다"며 '진보' 프레임을 둘러싼 일전(一戰)을 공언했다.

이들은 이날 창립선언문에서 "그동안 진보는 잘못된 관행적 표현으로 사용되어왔다"며 "(그동안 진보로 표현된) 그들은 현실과 동떨어진 급진적인 세력들로서 진보의 적일 뿐"이라고 못 박았다.

또 "진보를 가장한 허황된 급진세력들로부터 이제 '진보'를 되찾아와야 한다"며 "(자유주의진보연합은) 자유와 행복이 넘쳐나는 사회를 만들도록 자유에 역행하는 진보의 적들과 일전을 불사할 것이다"고 선언했다.

"김대중, 진보 아닌 수구꼴통... 도둑질해간 진보 되찾아올 것"

16일 "자유주의가 진정한 진보"라는 모토로 결성된 자유주의진보연합 창립선언식에 참가한 인사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서정갑 국민행동본부 본부장, 이춘근 이화여대 교수 등이 참가했다.
 16일 "자유주의가 진정한 진보"라는 모토로 결성된 자유주의진보연합 창립선언식에 참가한 인사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서정갑 국민행동본부 본부장, 이춘근 이화여대 교수 등이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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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학 전 뉴라이트전국연합 정책실장은 "김정일에게는 '식견이 있는 지도자'라고 하면서 합법적으로 선출된 대한민국의 대통령을 타도하라고 선동하는 김대중 전 대통령은 진보가 아니라 수구꼴통이고, 비정규직 등 노동약자들의 생존권은 아랑곳하지 않고 밥그릇 챙기기에 여념 없는 민주노총도 수구집단"이라고 '진보 진영'을 매도했다.

그는 이어, "분단과 가난의 질곡을 딛고 자유와 번영을 이룬 대한민국이야말로, 묵묵히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번영된 대한민국을 이룬 우리 부모님, 조부모님들이 진정한 이 땅의 진보"라며 "그 수혜를 처음으로 받은 저희 30~40대가 그들이 도둑질해 간 진보를 되찾아오겠다"고 말했다.

이 단체의 상임지도위원을 맡은 이춘근 이화여대 교수(뉴라이트국제정책센터 대표)는 그동안 진보도 민주도 아닌 이들이 '진보', '민주'를 가져갔다"며 "다시 '진보'를 되찾아 오는 순간이다, 핵폭탄이 역사상 처음 등장한 7월 16일을 맞아 우리 자유주의자들이 핵폭탄을 만든 날이라 생각된다"고 이들을 격려했다.

이 교수는 이어, "이제 진리의 편에 서서 자유주의의 확대를 위해 자유의 종을 난타하겠다는 이 시대의 진정한 진보주의자들이 뭉쳤다"며 "자유주의진보연합이 21세기 대한민국과 세계의 역사를 앞에서 끌어가는 진정한 진보세력이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서정갑 국민행동본부 본부장은 "진보의 원조는 대한민국의 헌법을 수호하는 국민들"이라며 "10년간의 좌파정권 종식을 위해 나섰던 젊은이들이 '진보'라는 용어를 수복하기 위해 이렇게 앞장서는 데 이렇게 기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서 최진학 공동대표가 김대중 등을 수구세력이라고 했는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인민을 굶겨죽이는 자를 추종하는 세력,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세력은 수구 세력이 아니라 미친개 종자다"고 독설을 퍼부었다.

"뉴라이트는 친일파 논란과 정권 교체 이후 일들로 인해 이미지 훼손"

임헌조 자유주의진보연합 공동대표(전 뉴라이트전국연합 사무처장)
 임헌조 자유주의진보연합 공동대표(전 뉴라이트전국연합 사무처장)
ⓒ 이경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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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들은 보수 성향의 인사들이 '진보'를 표방한 것에 대해 "급진좌파가 훼손한 '진보'의 개념을 다시 회복하자는 것"이라며 "보수에도 진보가 있다"고 주장했다.

임헌조 전 뉴라이트전국연합 사무처장은 "예를 들어 미국의 경우 진보의 개념이 'progressive', 'advance'로 나뉜다"며 "앞서의 것은 사회주의 표방 등 급진적인 좌파인 데 비해 후자는 시장의 질서를 존중하는 혁신의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임 전 사무처장은 이어, "이와 같이 개혁적 보수는 사회의 개혁과 변화를 헌법적 틀 안에서 이뤄내는 것이고 급진좌파는 헌법적 틀을 고쳐 사회주의적 시스템으로 바꾸자는 것"이라며 "국민들을 이 차이 대신 '개선'이 곧 '진보'라고 막연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YS 정권 때만 하더라도 '보수 대 혁신' 구도가 있었지 '보수 대 진보'라는 구도는 없었다"며 "용어를 잘못 쓰면 생각을 바로잡을 수 없고, 생각을 바로잡지 못하면 국가 혼란을 바로잡을 수 없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임 전 사무처장은 아울러, "뉴라이트는 출발 당시 건강한 보수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었지만 친일파 논란, 정권 교체 이후 여러가지 일들로 인해 이미지가 훼손됐다"며 "자유주의진보연합은 그와 다른 활동을 전개하는 동시에 그동안 훼손됐던 '보수', '진보' 용어부터 제대로 정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진보정당들 "빨갱이라 핏대 세우더니 '수구'-'보수' 듣기 싫은 모양"

변철환 민생경제정책연구소 상임이사(전 뉴라이트전국연합 대변인)도 "정권이 교체되면서 뉴라이트를 표방했던 몇몇 이들이 '일을 하기 위해'라는 핑계로 정계로 진출하는 등 생각이 다른 부분이 있었다"며 자유주의진보연합이 '기회주의자'가 아닌 '진보우파'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명백히 정부가 잘못했을 땐 비판하고 지적하는 게 옳지 않은데 현재 보수 진영에서 이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며 "민생 부분과 이념 부분, 이 모든 것을 통틀어 밖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진보성향 정치단체들은 "이름을 도용한다고 역사성과 정체성까지 도용될 수 있는 것은 절대 아니다"며 이들을 일축했다.

우위영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순간적으로 '자유주의 보수연합'을 잘못 들은 게 아닌지 귀를 의심했다"며 "빨갱이라고 핏대 세울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진보진영의 성과 이름을 도용하는 것을 보니 '수구'나 '보수'는 저들도 듣기 싫은 모양"이라고 비꼬았다.

김종철 진보신당 대변인도 "진보의 가장 기본적 덕목인 상대방의 사상과 입장,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고 있는지 물어보고 싶다"며 "그 덕목이 없다면 진보라는 말은 입에도 올리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태그:#자유주의진보연합, #뉴라이트전국연합, #보수, #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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