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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강서구청이 '전어축제' 때 1주일 정도 주차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 문화재보호구역이면서 철새도래지인 낙동강 하구 염막둔치 부근 축구장으로 통하는 도로 개설 공사를 벌여 환경단체가 '예산낭비'와 '철새보호에 끼칠 악영향'을 지적하고 나섰다.

 

강서구청은 염막둔치 최남단 문화재보호구역에 있는 축구장으로 통하는 도로 개설공사를 지난 6월말부터 시작했다. 이 공사는 예산 1억2000여만 원을 들여 오는 8월말 완공 예정이다.

 

이곳에 있는 축구장은 명지 쓰레기 소각장 건설 당시 주민보상 차원에서 만들어졌다. 그런데 축구장은 거의 활용되지 않고 있다. 환경단체는 "축구장 인근은 낙동강하구 백로들의 주요 서식지로 축구장 건립 당시부터 문제점을 안고 있었으며 결국 축구장 건립으로 인해 인근 백로 서식지는 그 기능을 상실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은 축구장 접근도로 개설 공사를 불허하다 최근 허가했다. 이 도로는 명지I/C에서 제방을 넘어 축구장에 바로 연결되는 도로다.

 

환경단체인 습지와새들의친구는 도로개설과 관련해 여러 문제를 지적했다. 이 단체는 "낙동강 하구에 있는 맥도생태공원과 을숙도를 통한 차량진출입로가 이미 확보되어 있고 도보이용도 가능하다"면서 "축구장은 이용객이 거의 없다, 이용객 실태 등의 기본조사도 진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이 단체는 "축구장 이용과 무관한 차량 이용이 대부분을 차지할 것이며 이는 염막적치장 비포장도로의 비산먼지 확산과 소음문제를 야기하고, 문화재보호구역에 악영향을 초래할 것"이라며 "제방에 조성된 산책로를 이용하는 이용객에게 비산먼지 피해 등을 일으킬 것"이라 우려했다.

 

습지와새들의친구는 "이용객이 거의 없는 축구장에 진출입로를 개설하는 것도 문제지만 주변환경과 여건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가운데 일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전형적인 예산 낭비사례"라며 "추후 비산먼지 발생으로 제방을 이용하는 이용객이 민원을 제기할 수밖에 없으며 둔치지역이 불법주차지역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강서구청 건설과 담당자는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이 허가 과정에서 환경단체와 협의하라고 해서, 6개 단체로부터 동의 절차를 거쳤고, 습지와새들의친구만 동의하지 않았다"라며 "허가를 받아 공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환경단체의 우려도 일리가 있다"고 말했다.

 

강서구청은 축구장 접근도로를 개설한 뒤, 1년 중 1주일 가량만 사용할 예정이다. 낙동강 하구 쪽에 있는 명지마을에서 매년 8~9월 사이 전어축제가 열리는데, 이때 축구장과 접근도로를 주차장으로 활용하고 나머지 기간은 차량 통행을 차단한다는 것.

 

강서구청의 한 담당자는 "평상시에는 인근에 공용 주차장이 있어 주민들이 활용할 수 있지만, 축제기간에는 워낙 많은 사람들이 오고 있어 주차공간이 부족하다"면서 "영구적으로 개통해 사용하는 것이 아니기에 환경단체가 우려하는 사항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태그:#문화재보호구역, #낙동강하구, #염막둔치, #습지와새들의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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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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