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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명숙 전 총리의“얼마나 힘드셨습니까?” 조사 호외를 읽고 있는 시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접하고 하루하루가 패닉상태로 구름 위를 걷는 것 같았습니다. 며칠 밤을 뒤척이다 늦은 시간에 잠이 들고 이른 새벽에 눈을 뜨고 멍한 시간을 보내기가 일쑤였습니다. 심신이 공항상태에 빠져 의욕도 없고 만나는 사람들의 표정도 무표정으로 보입니다.

 

내 심정과 같으리라는 생각에 빠지니 즐거움이 없습니다. 집안 분위기도 우울합니다. 오늘(29) 아침도 이른 시간에 잠을 깼습니다. 영결식이 있는 날이라는 생각뿐, 그 어떤 것도 할 수가 없습니다. TV를 켭니다. 봉하에서는 경복궁 영결식장으로 출발하기 위해 준비 중입니다. 밤새 흘린 눈물로 눈은 퉁퉁 부어올랐습니다. 또다시 주르르 눈물이 흐릅니다. 시청 앞 광장으로 지나가실 그분을 뵙기 위해 청결하게 몸가짐을 하고 마음도 다잡아봅니다.

 

 5월 29일 영결식후 노제가 열리고 있는 시청앞광장

전철 안에는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유난히 많습니다. 표정이 없습니다. 중년의 신사가 핸드폰으로 봉하에서 서울로 향하는 운구행렬 중계를 보고 있습니다. 시청 앞에서 내려 광장으로 올라가는 입구는 추모객들로 넘쳐납니다. 광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광장 역시 노란모자와 풍선을 든 추모객들로 가득 메워졌습니다.

 

지인의 말이 생각납니다. 일 때문에 참석하지는 못하지만 마음은 함께 할 것이고, 역사에 남을 좋은 자료들 많이 카메라에 담아두라고, 눈물일랑 꿀꺽 삼키고 의미 있는 사진을 담아 훗날 역사에 남길 자료로 모아두라고... 광장에 도착했지만 많은 사람들 속에 작은 점이 되어 아무것도 할 수가 없습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비는 묵념을 올리는 시민들

 

 시청앞광장 만장기와 시민들의 모습

 

사전에 부탁해 두었던 지인의 사무실 빌딩 옥상으로 향합니다. 광장의 모습을 담기 위해서입니다. 점심시간이 가까워지자 사무실에서 근무 중이던 사무원들이 점심을 포기한 채 광장으로 모입니다.

 

노제가 시작되기 전 광장에서 고 노 전 대통령이 평소 즐겨 불렀던 '상록수'를 가수 양희은씨가 부르자 광장에 모인 시민들도 함께 따라 부르며 눈물바다가 되었습니다. 경복궁에서 영결식을 끝낸 운구행렬이 광장에 도착하자 50여 만 명의 시민들은 마지막 가는 길을 막고 오열했으며 광장은 또 다시 눈물바다가 되었습니다. 국민들의 슬픔을 전하기 위해 바람이 노란 풍선을 하늘높이 날려 보냅니다.

 

시인 안도현씨의 '고마워요 미안해요 일어나요' 시가 낭독되자 시민들은 다시 오열하기 시작했습니다.

 

꽃잎을 두 손으로 받아주지 못해 미안해요

꽃잎을 두 팔뚝으로 받쳐주지 못해 미안해요

꽃잎을 두 가슴으로 안아주지 못해 미안해요

 

 시청앞 광장에서 추모촛불행사를 기다리고 있는 시민

 

 노제가 끝난 뒤 서울역으로 이동한 시민들과 추모촛불행사를 기다리며 휴식을 취하는 시민들

시청 앞 광장에는 노제가 끝나고 서울역으로 향해 가는 시민들과 광장에 남아 허탈한 마음으로 지친 몸을 잔디 위에 누워 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시민추모 발언대회가 열리자 시민들이 추모 말과 함께 정부와 검찰이 노무현 대통령을 돌아가시게 했다며 발언을 합니다.

 

6일 동안 꼭꼭 잠겼던 시청 앞 광장을 시민들이 지켜야 한다는 발언도 합니다. 시민들의 광장에서 시민들이 편하게 쉬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님도 편안하게 가실 것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추모촛불행사가 7시부터 시작된다는 사회자의 말도 들립니다. 행사가 시작되기까지 잔디광장에서 쉬고 있는 시민들은 오늘 있었던 한명숙 전 총리의 "얼마나 힘드셨습니까?" 조사 호외를 읽으며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생각합니다. 건너편 빌딩에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웃는 모습 사진이 희미하게 보입니다.

 

비록 그분의 육신은 우리 곁을 떠나셨지만 그분의 영혼과 그분의 삶은 우리에게 영원히 기억될 것입니다. 서민의 마음을 보듬어 주었고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용기와 희망을 주신 바보 노무현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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