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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부 경기지표가 나아지면서 '경기가 바닥을 쳤다'는 의견이 나오자,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9일 "올 상반기중에 경기가 바닥을 치고 올라가는 것을 느끼기란 어려울 것 같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금융통화위원회를 마치고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일부 경기지표의 하강세가 전보다 둔화된 점을 들면서도 성급한 경기바닥론에 대해선 경계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그는 "경기가 바닥이다, 아니다라고 말하기엔 어떤 지표를 보는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면서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바뀔 때를 말하는 것인지, 아니면 잠재 경제성장률까지 고려해서 말해야 하는지, 각자 다르기 때문에 언제가 바닥이라고 말하기란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이어 "그럼에도 금년 상반기 중에 (경기가) 바닥을 치고 올라간다고 느끼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성태 총재 "상반기중에 경기 바닥치고 올라갔다는 것 느끼기 어려워"

 

한은 총재의 현 경기에 대한 신중한 평가는 향후 경제 전망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그는 "국내 경제의 어려움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소비와 투자 심리가 여전히 위축돼 있고, 세계 경기도 단기간에 회복되기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정부에서 추가경정예산 등을 집행하면서 강력한 경기부양정책을 쓸 것이기 때문에 그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면서도 "국내 소비 위축뿐 아니라 수출도 금방 회복될 것 같지 않기 때문에, 올해 경제 성장률은 마이너스가 될 가능성은 상당히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향후 한국은행의 통화정책방향에 대해, "한은의 통화정책은 당분간 금융완화 기조를 계속 유지해 나갈 것"이라며 "경기가 지나치게 위축되지 않도록 하고, 금융시장이 안정을 유지하면서 실물경제를 원활히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의 정부의 국채 매입 여부에 대해선, 여전히 원론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정부가 최근에 3년 만기 국채를 발행했고, 앞으로 5년짜리 (국채도) 발행을 할 예정인데, 아직까지 한은이 직접적인 행동을 취한 것은 없다"면서 "앞으로도 정부의 국채 발행(규모)과 시장 반응을 봐가면서 한은은 적절한 행동을 취할 준비가 언제든지 돼 있다"고 밝혔다.

 

향후 추가 금리인하 여부에 대해선, "금년 상반기와 하반기, 내년까지 경제의 불확실한 요소가 많기 때문에 앞으로 상황 전개에 따라 정책 선택의 문은 항상 열려 있다"면서 "실물 경제가 어떤 방향으로 가느냐에 따라서 금리인하 여지가 완전히 닫혔다고 볼 필요는 없다"고 이 총재는 설명했다.

 

금통위, 두 달 연속 기준 금리 2.0%로 동결

 

한편, 한국은행은 이날 오전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2.0%에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기준금리가 동결된 것은 지난달에 이어 2개월째다.

 

한은은 작년 9월 미국 리만브러더스 사태 이후, 파격적인 금리인하 행보를 취하면서 작년 10월 5.25%에 달했던 금리를 3.25%포인트나 낮췄다.

 

한은이 지난달에 이어 두 달 연속 금리를 동결하자, 시장에선 한은의 금리인하가 사실상 끝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성태 총재가 밝혔듯이, 최근 일부 경기지표의 호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경기 전반에 걸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금리인하 카드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의견도 많다.


태그:#이성태, #한국은행, #경기바닥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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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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