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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자산이며 모든 세대와 모든 민족에게 남겨진 고귀한 유산입니다. 집집마다 그 집안의 선반에는 가장 오래되고 훌륭한 책들이 자연스럽고 당당하게 진열되어 있습니다. 책은 어떤 대의명분을 내세우려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책이 독자들을 계발하고 그들에게 정신적인 자양분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 한 양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책을 버리지 않을 것입니다.” - 헨리 데이비드 소로 <월든> 중에서

정하섭의 <열 살이에요>, 길벗어린이 열 살 유동이, 마냥 웃고 떠들 줄만 아니는 가서 같지만 가끔은 심각한 고민에 빠지고, 어른들만큼이나 진지한 세상이 있다.
▲ 정하섭의 <열 살이에요>, 길벗어린이 열 살 유동이, 마냥 웃고 떠들 줄만 아니는 가서 같지만 가끔은 심각한 고민에 빠지고, 어른들만큼이나 진지한 세상이 있다.
ⓒ 박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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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아이들과 정하섭의 장편동화 <열 살이에요>를 읽었다. 여러 아이들이 돌려 읽었는데, 그중에서 동혁이와 현정이는 독후감까지 썼다. 열 살? 뭐랄까, 아무튼 이 책의 주인공 유동이는 설날 아침에 빵빵하게 부푼 볼과 귀밑까지 찢어진 입으로 정신없이 떡국을 먹는다. 국물까지 아주 싹싹 핥아먹는다. 그것뿐이랴. 그러고 나서 살랑살랑 엉덩이춤까지 췄다. 왜? 설날 아침에 떡국을 한 그릇 먹으면 나이를 한 살 더 먹으니까.   

이 책을 읽다보면 열 살 유동이의 천진난만한 재치가 역력하게 나타난다. 그 모습 순진하고 건강하다.

유동이네는 5년 전 아빠가 돌아가시고, 어릴 때부터 유동이를 키워주신 할머니와 엄마, 그리고 잔소리꾼 이모와 같이 산다. 하지만 걸핏하면 가방도 안 들고 학교로 달려가는 덜렁쟁이 유동이로 하여 실실 배꼽을 잡는 일이 많다.

때문에 이모랑 잦은 실랑이를 벌인다. 그렇지만 이모는 이제 열 살로 ‘멋진 사나이별’이 되고픈 유동이에게 ‘꼬마딱지’를 선뜻 떼어주지 않는다. 유동이는 그게 불만이다.

“유동아, 열 살이 되니까 좋니? 작년에 아홉 살 될 때보다 더 좋아?”
  “그럼!”
  “뭐가 그렇게 좋은데?”
  “음, 그건 두발 자전거하고 보조 바퀴가 달린 자전거가 다른 것과 비슷해.”
  “그러니까 열 살은 두발 자전거고 아홉 살은 보조 바퀴가 달린 자전거란 이거지?”
  “바로 그거야. 역시 엄마는 나랑 잘 통해! 그리고 숫자 구와 십은 같기도 해. 구는 하나지만 십은 둘이거든.”
  “구는 한 자리 수이고 십은 둘이거든.”
  “또 있어. 열은 십대잖아!” 
 “십대라는 말도 알아? 우리 유동이, 정말 많이 컸네.”
  “그럼!”

대화 글에서 보듯 유동이는 이제 코흘리개가 아니다. 어엿한 십대다. 그래서 설날 아침부터 생각이 다르다. 이젠 열 살이니까 멋진 어린이, 아니 멋진 사나이가 되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유동이도 가끔은 심각한 고민에 빠지기도 한다. 봄날 점퍼를 잃어버리고는 어떻게 할까 궁리를 하다가도 시장 앞 지하도 한 구석에 웅크리고 있는 할아버지를 보고 따뜻한 연민을 느낀다.

또한 엄마랑 시장에 갔다가 만난 머리가 하얗게 센 할머니, 그 거칠고 두툼한 손이며 볼이며 귀가 추위에 발갛게 얼어 있는 것을 보고는 문득 집에 있는 할머니를 생각해 내고는 엄마에게 다짜고짜로 냉이랑 돌미나리를 그냥 다 사자고 한다. 그래야 열 살 유동이 마음이 가벼워진다. 읽는 이로 하여금 마음이 따뜻하게 하는 대목이다.

다음에 이어지는 이야기는 우리 반 동혁이 독후감을 통해서 대신 엿보기로 하자.

나는 어제 선생님께 ‘열 살이에요’라는 책을 추천 받았다. 처음 받았을 때는 ‘이걸 왜 읽으라 하시지?’하고 궁금증이 생겼다. 그런데 읽어보니 정말 재미있었다. 유동이는 아버지를 잃고도 우울해 하지 않고 애교도 부리면서 여러 가지 일들을 겪는다. 설날 떡국을 먹고 '이젠 나도 10살이 되었다'고 자랑을 한다. 정말  순진하고 마음이 순수하다.

  “나이 먹는 게 뭐가 그렇게 좋다고 자랑을 하며 다니나?”

그런 유동이를 보니 '나에게도 저렇게 순수하던 때가 있었나?'하고 생각을 하게 된다. 엄마가 일을 하러간다 하자 유동이는 시무룩해졌다가 엄마와 친분이 있는 작가 분들의 사인을 받고는 반 친구들에게 자랑하기를 좋아하며 좋아한다. 토라졌다가도 해맑게 금방 변하는 것을 보니 ‘역시 열 살이구나’싶다.

동혁이 요즘들어 우리 반 동혁이 생각이 무척 야물어졌다. 책도 많이 읽는다.
▲ 동혁이 요즘들어 우리 반 동혁이 생각이 무척 야물어졌다. 책도 많이 읽는다.
ⓒ 박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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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이는 엄마의 회사 출근으로 인해 아침마다 전쟁을 벌인다. 아침마다 온 집안이 들썩 들썩거린다. 그러고 보니 유동이네는 우리 집과 비슷한 게 많다. 우리 엄마는 한 번씩 아침에 출근을 하는데, 우리가 학교에 가야 엄마가 출근을 한다.

그래서 그날은 엄마의 잔소리가 늘어난다. 나는 바지를 입다가 도 텔레비전을 보고, 또 몇 숟가락 먹다가 텔레비전을 보고 하니 엄마의 입에서 잔소리가 안 나올 수가 없다.

유동이는 이모와 조금의 말다툼으로 서로가 씩씩거린다. 나중에 유동 이는 이모의 마음을 알고 이모에게 사과를 한다. 유동이는 이런 저런 일들을 겪으면서 철이 들어간다. 친구들과 우정도 쌓는다. 유동이의 친구들도 엄마나 아빠가 없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니 엄마 아빠와 함께 있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를 알았다.

‘열 살이에요’를 읽고 정말 많은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부모님에 대한 소중함과 고마움, 친구들의 우정 유동이의 이모와 같은 주변사람들이 나에게 주는 관심을 주는 소중함을 알았다. 유동이가 아빠가 없다는 이유로 주눅 들지 않고 당당하게 자랐으면 좋겠다.

“유동아 앞으로도 밝고 건강하게 살아. 그리고 고생하시는 엄마에게 잘 해드려”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한 새로운 생각을 주는 이야기였다. 한번 읽어보기 바란다. - <열 살이에요>를 읽고, 박동혁 독후감

그렇다. 열세 살 아이나 열세 살 아이의 눈에 비친 세상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만큼 이 책은 나이를 불문하고 온 가족이 함께 읽어볼 만한 훈훈한 얘기다. 마냥 웃고, 떠들 줄만 알 것 같은 열 살 유동이에게도 어른들만큼이나 진지한 세상이 있다.

다시 일 나가는 엄마가 원망스럽지만 이제 열 살이니까 너그럽게 이해한다. 친구들과의 어울림을 통해서도 한결 우쭐해진다. 출판사에 근무하는 엄마의 덕을 톡톡히 본다. 유명 작가들로부터 사인을 척척 받아냈기 때문이다. 여기서 열 살 아이의 천진난만한 동심을 맛본다.

이 책에서 할머니는 어떤 존잰가? 유동이는 할머니한테 자기가 키우고 있는 강아지 같은 대접을 받는다. 그래도 유동이는 할머니가 좋아 할머니와 공을 차기도 하고, 그로 인해 할머니가 몰살을 앓게 되고, 미안해서 열심히 팔다리를 주무르다 할머니 품속으로 파고든다.

할머니의 구수한 냄새! 유동이는 할머니 가슴에 얼굴을 묻고 킁킁 냄새를 맡는다. 유동이는 할머니는 까끌까끌한 손마디가 안쓰럽다. 그러나, 유동이는 할머니 머리맡에 앉아 자글자글 주름진 할머니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본다. 잠든 할머니의 얼굴을 보며 유동이는 가슴이 뭉클해진다. 이 다음에 커서 꼭 효도할 것이라 다짐하면서.

하지만 이렇듯 살가운 짓만 하는 열 살 유동이가 아니다. 자꾸만 엄마와 소원해지는 자신을 발견한 것이다. 사춘기 감성이 도드라진 것이다. 그래서 주변의 사소한 말 한 마디도 흘러 듣지 않는다. 열 살로서 의젓하게 대접받고 싶은데 자기를 아는 어른들은 아직도 ‘꼬마’ 취급을 하고 있는 게 불만스러운 것이다. 누구나 이맘때 다 그랬지 않은가.

사춘기 감성이 도드라지는 유동이

그래서 유동이는 그 지청구를 엄마한테 다 푼다. 매일처럼 같이 타는 버스 안에서 엄마가 말을 시키는 것도 싫고, 엄마가 인사하며 유동이의 볼에 뽀뽀를 하는 것도 피한다. “넌 다 큰 녀석이 아직도 엄마랑 같이 학교에 가냐?” 하는 버스 기사 아저씨의 다그침이 들리는 하다. 그 때문에 누가 보지 않는지 자꾸만 주위를 살핀다. 이 또한 열 살 아이가 세상과 친해져가는 순정한 모습이다. 갓 사춘기를 맞았을 때 한번쯤 겪었을 일이다.

이런 일들은 유동이를 둘러싸고 있는 친구들로 인해 다 풀린다. 아빠가 안 계신 것도, 엄마에게 남자 친구가 있다는 것도 ‘수학보다 더 어려운 문제’지만 이해한다. 그러나 유동이는 엄마가 아빠가 아닌 다른 남자와 결혼하는 모습, 엄마가 자신을 버리는 모습을 생각해 내고는 ‘그걸 리 없다’고, ‘믿을 수 없다’고 하면서도 자꾸 눈앞에 떠올라 문득 오도카니 혼자라는 생각으로 외로워한다. 엄마의 말대로 사람 일은 정말로 알 수 없다.

또 다시 <열 살에에요>에 대한 독후감 한 편을 더 읽어보자. 이번에도 우리 반 김현정이가 쓴 감상 글이다.

현정이 우리 반 현정이가 자기 자랑거리를 발표하고 있다.
▲ 현정이 우리 반 현정이가 자기 자랑거리를 발표하고 있다.
ⓒ 박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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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먼저 이 책을 읽고 난 후에 우리들에게 줄거리를 이야기 해주셨다. 나는 너무 내용이 재미있을 것 같아서 선생님에게 부탁을 하여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책 표지만 봤을 때 “열 살? 나보다 나이가 적구나. 열 살이 되어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라는 생각을 하며 읽어 보았다.

이 책의 주인공은 유동이다. 유동이는 아침부터 기분이 아주 좋았다. 그 이유는 오늘은 설날이라 한 살을 더 먹는 날이기 때문이다 유동이는 빨리 떡국을 먹고 동네를 한 바퀴 돌며 입이 귀어 걸리게 웃었다. 난 여기에서 나이를 먹는 게 그렇게 좋으냐? 왜 좋지? 이런 생각을 하였다, 알고 보니 유동이 동네에 사는 중학교 형이 유동이를 꼬마라고 놀렸기 때문이다. 유동이는 이제 막 10대가 되어 14살과 별로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생각하였나 보다.

유동이는 할머니와 엄마, 이모와 산다. 아버지는 돌아 가셨다. 아버지가 돌아 가셨는데도 유동이는 슬퍼하지도 않고 당당하게 살아간다. 유동이가 대견스럽다. 또 10살에 비해 어른스럽고 어쩌면 나보다 나이가 많은 것 같다. 내가 만약 유동이 처지였더라면 아빠가 없어 자주 울고 내가 걸어가야 할 길을 빗나갈 것이다. 이런 나에 비해 유동 이는 어른스럽다.

또 유동이는 남이 어려운 처지에 있을 때 잘 도와준다. 물론 숙제라는 이유도 있긴 하지만 내가 볼 땐 단지 유동이가 숙제를 위해서 착한 일을 한 것은 아닌 것 같다. 그 추운 시장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냉이와 돌미나리를 파는 할머니를 보고 유동이는 가만있지 않는다. 엄마에게 부탁하여 도와주고, 지하도에 깡통을 들고 앉아 있는 할아버지도 1200원을 그 깡통 안에 넣어준다.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뭐 그냥 그 할아버지를 못 본 척 하며 지나쳤거나 빨리 그 자리를 피하고 싶었을 것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왠지 열 살 유동이 보다 내 행동이 잘 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유동이처럼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을 내가 나서서 도와주고, 친구도 잘 사귀고, 할머니에게 효도하는 것과 엄마를 사랑하는 것도 유동이보다 잘 하기로 하였다. 그래서 내 자신이 열세 살답게 행동하는 것을 느낄 때까지 많이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책은 내가 지금까지 읽을 책 중 가장  재밌고, 빨리 읽었고, 독후감도 가장 길게 썼다.  평생 동안 잊고 싶지 않은 책이다. 기회가 된다면 한 번 더 읽어 보고 싶다. - <열 살이에요>를 읽고, 김현정 독후감

아이들의 생각은 똑같다. 좋은 것을 보면 금방 따라한다. 열 살 유동이의 따뜻한 행동 하나하나가 여러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전이되는 것이다. 아이들은 어른들처럼 이속이나 대가를 따지지 않는다. 세상을 바라보는 눈빛 그 자체가 청잣빛 가을하늘 그것이다. 때문에 엄마랑 함께 다락방 창가에 엎드려 검푸른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먼 데 불빛마저도 별들이 내려와 비춘 불빛 같다.

혼자서만 빛나는 별이 아니라, 다른 별빛들과도 잘 어울리는 따뜻한 별이 되어야

순간, 유동이는 가슴이 찌르르해진다. 저마다 가슴에 하나씩 품고 사는 별이라면 열 살 유동이는 ‘멋진 사나이별’이 되고 싶다. 그러나 다른 별들을 가리고 혼자서만 빛나는 별이 아니라, 다른 별빛들과도 잘 어울리는 따뜻한 별이 되고 싶었다. 이 땅의 모든 열 살 유동이에게 소중한 바람을 가져본다.       


열 살이에요

정하섭 지음, 길벗어린이(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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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국기자는 2000년 <경남작가>로 작품활동을 시작하여 한국작가회의회원, 수필가, 칼럼니스트로, 수필집 <제 빛깔 제 모습으로>과 <하심>을 펴냈으며, 다음블로그 '박종국의 일상이야기'를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김해 진영중앙초등학교 교감으로, 아이들과 함께하고 생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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