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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1월 20일 부곡초등학교(교장 성낙진) 학예회가 열렸다. 이 자리는 한 해 동안 알차게 갈무리했던 부곡교육을 드러내놓는 ‘축제한마당’이었다. 행사는 각 학년별로 학년특색을 발휘한 21종목의 발표종목과 7개 분야의 전시종목으로 펼쳐졌는데, 160여 학생들은 물론, 동문선배들과 학부모, 지역사회주민들이 한데 어우러져 그 열기 뜨거웠다.

 

발표종목으로 무용과 연극, 수화와 동화구연, 기악합주, 독창, 사물놀이 등이 공연되었다. 이 중에서 영어말하기와 사물놀이는 각종 대외행사에 참가하여 우수한 성적을 거둔 우수한 기량이 엿보이는 작품들로 참석한 학부모들로부터 한결같은 찬사를 받았다.

 

우수한 기량을 보인 작품들, 학부모들로부터 아낌없는 찬사

 

또한 전시종목으로는 방과 후 학교(컴퓨터, 보육교실)의 실적물과 유치원의 시계, 나비, 전통무늬 모자 만들기 작품이 전시되었다.

 

전체 학년에서 재활용품을 활용한 만들기 작품, 문향꾸미기, 탈춤캐릭터, 한지공예, 지점토, 서예, 글짓기 북, 마인드비전 자료 등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학생들의 교육활동 면면을 한눈에 챙겨볼 수 있는 자리가 되었다.

 

 

 

 

부곡초등학교는 매년 이와 같은 교육성과발표회를 개최하고 있는데, 올해는 예년과 달리 공연 프로그램에 있어 전체 아동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권장하였던 바, 교사들이 기획한 내용보다는 아이들의 순수한 재치와 창의성의 계발작품이 돋보였다.

 

 “선생님, 우리 아이 작품이 이렇게 대단한 줄 몰랐어요.”

 “이게 정말 우리 아이가 만든 작품이에요?”

 “이 작품이 우리 아이가 쓴 것이라고 도저히 믿기지 않아요.”

 

바쁜 일상을 뒤로한 채 참가한 학부모들은 공연을 관람을 하면서도 연방 자녀들의 전시작품에 눈길을 떼지 못했다. 가정에서는 이런저런 일로 말썽꾸러기였지만, 학교현장에서 만나는 아이들의 대견한 모습에 감동을 받은 학부모들의 얼굴은 환했다.

 

“선생님, 우리 아이 작품이 이렇게 대단한 줄 몰랐어요”

 

그랬다. 공교육이 제자리 매김이 되지 않아 학부모들도 학교교육에 대해서 불신의 골이 깊은데 비하면 이번 부곡초등학교의 교육성과발표회는 내용 하나하나가 학부모들의 자녀교육에 대한 열망을 채워줄 만큼 알찼다는 얘기다.

 

 “개인장기자랑도 볼 만했지만, 특히 저는 우리 아이가 반 친구들과 함께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하며, 춤을 출 때 감동받았어요. 선생님, 고마워요.”

 

 “마냥 개구쟁이인줄만 알았는데, 우리 애가 참 많이 변했어요! 어쩜 저렇게 예쁘게 컸네요.”

 

 “평소 집에서 우리 애가 아무 것에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고 닦달했어요. 근데, 오늘 공연을 직접보고 나니까 여간 흐뭇하지 않아요. 대견해요. 그동안 선생님들 애 많이 썼어요. 존경스러워요.”

 

이번 발표회에 대한 학부모들의 찬사는 한결같았다. 그동안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어떻게 교육을 하고 있는지 크게 관심을 가지고 다가서지 못했지만, 아이들이 펼치는 공연과 전시회를 통해서 활기있게 생활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어 좋았다는 평가였다. 

 

또한 학부모들은 매 공연 꼭지마다 반 전체 아이들이 고루 참가하는 것을 보고, 단지 보여주기 위한 행사가 아니라, 아이들 저마다 갖고 있는 가소성을 발현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는 데 감사를 표했다.

 

 

공연 매 꼭지마다 학부모들의 열화 같은 감사의 말씀은 끊이지 않았다. 그것은 전체교직원이 혼연일체가 되어 학교교육을 야무지게 이뤄냈다는 믿음 그 자체였다. 그만큼 부곡초등학교 교육현장은 열려있고, 학부모들로부터 따뜻한 신뢰를 받고 있다는 증거다. 공연에 참가한 6학년 정우성 어린이는 전교어린이회장으로서 이번 행사가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것이라며 엄지손가락을 꼽아 보였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우성이에요. 학예회 준비를 하신다고 수고 하셨습니다. 우리가 기다리던 학예회가 오늘 막을 내렸네요. 선생님이 하실 일도 많으셨을 텐데 저희들을 가르치신다고 정말 수고하셨어요. 제 어머니께서도 선생님 수고 많이 하셨다고 전해 드리래요. 수고 많이 하셨어요. 그럼 안녕히 계세요.”

 

정우성 어린이가 필자의 블로그 방명록에 남긴 글이다. 흐뭇하다. 교사로서 이보다 더한 감사의 공치사가 또 있겠는가. 아이들은 천진난만하다. 그렇지만 6학년 정도면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은 어느 정도 해낸다. 좋은 일 궂은일에 대한 잘잘못을 따질 줄도 안다. 그렇기에 아이가 ‘좋았다’고 선뜻 얘기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아이들의 심성과 밀착된 교육에 충실했다는 증거라 자부한다.

 

 

 

 

부곡초등학교 교육성과 발표회, 학부모들로부터 따뜻한 신뢰 받아

 

세 시간 남짓 계속되었다. 긴 공연에도 끝까지 자리를 뜨지 않고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던 학부모들은 가슴에는 무엇을 담아갔을까. 막이 내렸는데도 아쉬워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내년을 기약하면서도 학부모들은 앙증맞은 아이들의 몸짓 하나에 거듭된 격려를 모아줬다. 단지 학교행사가 의례적인 통념에 기인하지 않고, 그저 보여주기 위한 행사로 겉치레를 답습하지 않아다는데 모두가 만족하는 하루였다.

 

공연 말미에 성낙진 교장선생님은 이렇게 총평을 하셨다.

 

“바쁘신 중에도 오늘 행사에 참석해 주신 학부모 여러분께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번 행사는 우리 부곡초등학교의 한해 농사를 기탄없이 보여 준 자리였습니다.

 

지켜보신 바와 같이 아이들은 건강하게 잘 놀아야 잘 큽니다. 아이들이 이렇게까지 맘껏 기량을 펼칠 수 있었던 것은 학부모 여러분들의 한결같은 관심과 사랑' 덕분이었습니다. 신심을 다해 보다 알찬교육에 매진하겠습니다. 학부모 여러분, 고맙습니다.”

 

아이들과 학부모, 교사들의 표정이 환했다. 학교는 안녕하다. 부곡초등학교 교육성과 발표회는 내년에도 또 다른 모습으로 계속될 예정이다.

         

 


태그:#교육성과발표회, #부곡초, #관심,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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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국기자는 2000년 <경남작가>로 작품활동을 시작하여 한국작가회의회원, 수필가, 칼럼니스트로, 수필집 <제 빛깔 제 모습으로>과 <하심>을 펴냈으며, 다음블로그 '박종국의 일상이야기'를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김해 진영중앙초등학교 교감으로, 아이들과 함께하고 생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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