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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하태훈 교수.  인권연대에서 강의할때 모습.

요즘 검찰이 관심의 대상이다. 최근 '정치검찰'의 성향을 되돌려 놓는 것이 아닌가 하는 정도의 사건이 굉장히 많았기 때문이다. 촛불문화제 관련한 일, 검사를 5명 투입해서 번역 잘못한 방송국을 수사한 일, 광고 불매운동을 수사 대상에 넣는 일 등의 사건이 그렇다. 이러한 사건을 보면 검찰을 - 살아있는 권력에 의지하면서 그 권력을 실현하는데 기여하는, 우리가 72년부터 87년 사이 비난의 목소리로 얘기했던  권력의 시녀정도로 이야기 할 수 있지 않을까. 조금만 더 있으면 지난 2002년 '서울지검 피의자 고문치사사건'이 있었을 당시보다 더 큰 불신이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검사동일체 원칙과 기소독점주의

 

  검찰청법에 따르면 검사동일체 원칙에 의해 상사가 지시를 할 수 있다. 이를 안 따르면 사건을 지시한 상사가 사건을 승계하든지 다른 검사에게 이전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만약 이의가 있으면 이의를 제기할 수 있으나, 누가 자기 목숨 혹은 목숨과도 같은 승진을 내놓고 이의제기나 저항을 할 수 있겠는가. 이렇듯 상사의 부당한 명령에 저항할 수 있는 무기가 없다. 따라서 ‘상사의 명령에 복종하라’는 것이 그대로 유효하게 남아있는 것이다.

 

  검사는 피해자를 대리함으로써 세금을 납부하는 국민과 일종의 계약 관계를 맺는다. 이를 통해 검사가 공권력을 행사하게 되고, 검사에게는 이러한 공권력을 행사할 때 진실에 맞도록 하는 ’객관의 의무’가 있다.

 

  따라서 피의자에게 유리한 증거가 있을 때에도 이를 숨기지 말고 반드시 법원에 제출해야한다. 그러나 일단 수사가 진행되면 무죄 증거가 많이 나오더라도 이를 무시한다. 우리나라의 유죄율이 높은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이다. 기소를 얼마나 많이 해서 유죄를 받아내느냐가 인사성적에 굉장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결국 상사의 명령에 복종하는 검사 동일체원칙 아래에서는 검사가 객관의 의무를 지키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를 막기 위해선 인사제도가 바뀌어야 한다. 인사권을 상사가 갖고 있게 되면 상사에게 복종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객관적인 인사기준을 마련하고 공정성 및 투명성이 보장되어야 상사나 인사권자를 쳐다보지 않고 소신껏 법과 양심에 따라 법에 정해진 절차를 지키면서 법을 적용하고 심판할 것이다.

 

  다른 한 가지는 감찰권 행사 강화이다. 감찰위원회를 구성한다 하여도 검찰 혹은 검사 출신의 변호사, 교수들 등의 친 검찰 인사로 감찰위원회를 둔다면 징계권을 제대로 행사 할 수 없을 것이다. 팔은 안으로 굽기 때문이다.

 

  검찰은 수사권과 공소권의 주체이다. 따라서 검사가 공소제기를 하고나면 굉장히 막강한 권한을 가지게 된다. 또한 우리나라의 경우 기소편의주의를 택해 기소 할 수 있는 권한이 검사에게만 있다. 따라서 유죄판결을 받을 자신이 있어도 기소 유예를 하든지 아니면 불기소 처분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 권한이 굉장히 막강하여 법원이 아무리 사건을 다루고 싶어도 불고불리의 원칙에 의해서 사건을 판단 해볼 수 없다. 많은 사건들의 경우 검사의 이러한 권한을 통해서 은폐되거나 자동적으로 유야무야 되는 경우 많았다.

 

  또한 검사가 중간에 공소를 취하할 수 있는 권리와 공소를 변경할 수도 있는 권리도 있다. 마지막으로 형을 집행하는 권한도 있다. 이렇듯 우리나라 검사의 권한은 굉장히 막강하다.

 

  반면 이를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다. 검사가 공소권을 남용해서 기소하지 않을 경우 통제할 방법이 없는 것이다. 물론 검찰청의 상급기관에 항고하거나 법원에 재정신청을 낼 수도 있다.

 

  첫째, 재정신청은 불기소 처분이 옳은지 그른지 법원에 물어 재판하는 것이다. 과거에는 형법 123조부터 125조에 이르는 3가지 범죄에 대해서만 재정신청이 가능했지만, <형사소송법> 전면 개정을 통해 범위 제한이 없어졌다. 처음 법을 만들 때는 제한이 없이 모든 법에 가능했다. 정권안보를 위해 검찰이 필요했던 독재정권은 사법적 통제를 받지 않으려는 검찰의 개정 요구를 기꺼이 받아들였고, 재정신청의 의미는 퇴색되었다 민주화의 진전에 따라 이번에 다시 원상회복 한 것이다. 다만 남용의 우려가 있기 때문에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신청한 사람에게 재판 비용을 부담하도록 하였다. 또한 항고 전치주의라고 하여 반드시 항고를 먼저 해야 한다.

 

  한편 재정신청을 전면적으로 열어두면서 재판 진행시 지정 변호사가 검사의 역할을 대신해서 공소를 유지하는 공소유지 변호사제도가 없어지고 법원이 검사에게 공소를 유지하도록 하였다. 재정신청의 전면적인 개방에 대한 검사들의 불만을 해소시키는, 항고 전치주의 다음의 두 번째 딜(Deal)인 셈이다.

 

  둘째, 항고는 불기소 처분을 내린 검사가 속한 상급 검찰청에 시정을 요구하는 것이다. 그러나 검사는 상사의 명령에 복종하도록 하는 검사동일체 원칙이 적용되어 이로써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은 제한적이다.

 

  셋째, 헌법소원이다. 재판을 받아보지도 못한 개인은 검사의 공권력에 의해서 기본권이 침해되었다고 보고 헌법소원을 제기하도록 하였다. 헌법소원의 3분의 1이 불기소처분에 의한 것이다. 이러한 사건들이 많아 헌법재판소도 본연의 임무를 제대로 못하고 있다. 위와 같이 전면적인 재정신청제도로 바뀌면서 법원에 판단을 맡기게 되면 헌법소원까지 갈 일들이 줄어들 것이며 헌법재판소도 기본권 침해 등과 같은 사건들에 충실할 수 있을 것이다. 

 

  준 사법기관으로서의 검찰, 탈정치화 이루어야

 

  법무부에 속하는 검찰은 형식적인 조직상으로 보면 행정부에 속하지만, 진실 발견을 위해 수사를 하고 공소를 제기하고, 재판과정에서는 공소를 유지하며, 마지막에는 형을 집행하는 권한을 갖고 있기 때문에 준 사법기관 즉, 사법기관에 준하는 역할을 한다.

 

  적어도 준사법기관이라고 한다면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이 앞서야함에도 불구하고 자기에게 혹은 자기승진에 유리한 것인지 불리한지를 판단하여 사건을 처리한다. 그러한 기관을 준사법기관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과연 스스로 준사법기관이라고 말 할 수 있을 정도로 독립적이고 객관적으로 검찰권을 행사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검찰권을 행사했다고 감히 말할 수 있겠는가. 99%의 일반사건을 공정하게 처리했다 하더라고 1%의 정치사건을 눈치 보기로 처리했다면 국민은 검찰을 불신할 수밖에 없다.

 

  검찰청법에 의하면 청와대에 검사 파견을 금지하도록 되어있다. 정치적 중립성을 저해시키기 때문이다. 그러나 검사에게 사표를 받아서 청와대로 파견하는 등의 편법을 사용한다. 과거 노무현, 김대중 정부도 검사가 사표를 낸 후 청와대에 들어갔다가 복귀를 할 때는 검사로 재임용하였다. 지금도 청와대에 검사 출신이 몇 명 있을 것이다. 그게 모두 검찰과의 끈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렇듯 권력은 끊임없이 검찰을 자기 편으로 만들고 싶어 한다.

 

  한편 법무부 장관은 세세한 업무지시를 내릴 수는 없어도 검찰청장을 통해 지시 할 수는 있다. 대부분이 정치인 출신인 법무부 장관의 지시를 통해서 검찰이 정치화, 정치법무화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러한 구조를 끊으려면 법무부와 검찰을 분리해야한다. 현재는 법무부에 검사들이 포진해있다. 법무부를 검찰로 채울 것이 아니라 법무부를 탈검찰화 시키는 것이 정치적 중립이나 독립성을 확보하는 방법이다. 법무부의 탈검찰화, 검찰의 탈정치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법무부와 검찰을 분리해서 서로 교류하는 인사가 사라져야한다.

 

  이명박 정부가 강조하는 법치주의를 실현하려면, 국민이 아니라 대통령과 검찰 등 유력기관이 법을 지켜야 한다. 또한 법질서를 지키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검찰이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하는 것이다. 검찰은 공정하고 투명한 법집행을 통한 법질서 유지를 위하여 오로지 진실과 정의에 따라야 할 의무를 갖고, 권력을 감시하고 부패를 통제하는 기관이어야 한다. 아무리 검사임용 때 의사의 ‘히포크라테스 선서’처럼 선서를 한다 해도 검찰 스스로 의지를 다지지 않는다면, 그리고 무엇보다도 정치권이나 통치자가 달라지지 않으면 어떠한 선서도 공염불에 불과할 뿐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고려대학교 법학과 하태훈 교수님의 강의를 정리한 내용입니다. 이기사는 인권연대 웹진 주간 <사람소리>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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