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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어머니

-낙엽을 보며-

 

 

굽은 어머니의 등줄기처럼

말라비틀어진 낙엽은

불효자의 가슴벌판에

서릿발 선 가을을 풀어놓는다.

 

여름내 광합성으로

열매를 잉태하고

태풍에 떨어질세라

따가운 햇살에 상할세라

걱정과 근심으로 살아오신 세월

이젠 얼굴 가득 울긋불긋

검버섯으로 단풍드신

어머니

 

벌레가 파먹고 남은

앙상한 잎맥처럼

세월이 파먹고 지나간 자리에 남은

골다공증의 두 다리.

 

평일은 바빠서 힘들고

휴일은 피곤해서 쉰다는

자식놈의 핑계 섞인 변명에도

무엇 하러 오냐며

웃음으로 가을을 삼키시던 당신

 

어머니

 


태그:#어머니, #시, #낙엽, #포토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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