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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라에서 기독교신문도 아닌 매체를 통해 하느님과 성경에 관한 책을 소개하는 것은 적지 않은 부담입니다.

 

친정부 보수반공이데올로기로 무장한 상당수 개신교 기독교인들이기 때문에 기독교인들이 모두 도매금으로 비난 받은 일이 허다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국방부 금서목록에 포함된 권정생 선생님이 남기신 <우리들의 하느님>같은 훌륭한 책도 있고, 민주화와 통일을 위해 일 하시는 많은 기독교인들도 있었습니다.

 

기독교인들 중에는 청와대에서 기도회를 열어 종교 차별을 부추기는 발언을 하거나 시청광장에서 '부시 대통령'을 추앙하고, 인공기를 불태우는 분들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도 알리고 싶었습니다.

 

전자에 예를 들었던 권정생 선생님과 같은 마음으로 하느님을 믿는 사람들은 성경을 뜻을 읽습니다. 대신 이 땅에 사는 모든 사람을 기독교인으로 개종시키고, 기독교 나라를 만들려고하는 후자의 사람들은 주로 성경을 '문자'로 이해합니다.

 

<이현주의 생각대로 성경읽기>는 인간의 언어로 기록으로 남아있는 하느님 말씀을 자신의 내면으로 모시고자하였던 노력과 흔적입니다. 지은이는 "따로 읽는 곳을 정해두지 않고, 말 그대로 아무 데나 펼쳐서 닥치는 대로 읽었다고"고 하지만, 책을 보면 성경을 읽고 깊이 묵상하고 말씀의 뜻을 새기려 하였다는 대번에 알 수 있습니다.

 

뜻으로 성경을 읽는 이현주 목사는 성경읽기를 밥는 먹는 일에 비유하였습니다.

 

"밥은 그것을 먹는 순간 위장에서 분해되어 에너지로 바뀌고 마침내 그것을 먹은 사람으로 바뀝니다. 성경읽기도 그와 같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읽을 때마다 무엇을 읽었는지는 다만 머리 속에 기억으로만 남고, 말씀 자체는 우리 삶 속에서 용해되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에너지로 바뀐다면, 밥을 먹고 소화하여 그 기운으로 사는 것과 같은이치지요." (본문 중에서)

 

성경 말씀은 우리 삶 속에 용해되어 살아가는데 필요한 에너지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원래 성경은 이 땅에 살면서 하느님을 만난 우리 선조들의 자취를 기록한 책인데, 성경을 읽고 쓴 <이현주의 생각대로 성경읽기>는 이현주 목사가 성경을 읽고 이해한 발자취에 해당되는 책입니다.

 

야훼 하느님이 미국에게 하는 말

 

이현주 목사는 에레미야서 7장에 나오는 말씀을 오늘날 하느님 미국에게 하는 말과 다르지 않다고 합니다. 에레미야서 7장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습니다.

 

"나 만군의 야훼가 이스라엘의 하느님으로 말한다. 너희는 생활태도를 고쳐라. 그래야 나는 너희를 여기에서 살게 하리라. 이것은 야훼의 성전이다 한다마는 그런 빈말을 믿어 안심하지 말고, 너희의 생활태도를 깨끗이 고쳐라. 너희 사이에 억울한 일이 없도록 하여라. 유랑인과 고아와 과부를 억누르지 말라. 이곳에 죄없는 사람을 죽여 피를 흘리지 말라." (본문 중에서)

 

이현주 목사는 에레미야서 7장 나오는 야훼 하느님 말씀을 이제 뜻으로 새겨 오늘 날 미국 사람들에게 다음과 같이 전하고 있답니다.

 

"세계 초일류국가의 자부심을 안고 이 나라에 살고 있는 미국 사람은 모두 야훼의 말씀을 들어라.  너희는 생활태도를 고쳐라. 그래야 나는 너희를 여기에서 살게 하리라…… '우리는 하느님을 믿는다'는 말을 화폐에 새겨넣는 것으로 안심하지 말고 너희의 생활태도를 깨끗이 고쳐라. 너희 사이에 억울한 일이 없도록 하여라. 유랑인과 고아와 과부를 억누르지 말아라." (본문 중에서)

 

예레미야서에 나오는 말씀에 담긴 뜻을 헤아리면,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어 갈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고서 불법체류자를 체포구금하고, 죄없는 사람을 죽여 피흘리게 하며, 세계 곳곳에서 정의와 평화의 이름으로 미국의 이익을 위하여 죄없는 여자와 아이들을 죽이는 일을 거만 두라는 것이 하느님 말씀이라고 합니다.

 

미국이 지금이라도 부를 축적하고 에너지를 낭비하고, 지구자원을 고갈시켜가는 생활태도를 고치지 않으면 그러면 미국은 무너진다는 것이지요. 예레미야서가 옳다면, 유다의 패망이 역사적 사실이었다면, 성서가 뜻으로 새겨야 하는 하느님 말씀이라면 다른길이 없다는 것입니다.

 

미국 대통령 부시는 이라크 전쟁을 선포하면서 "하느님께서 우리병사들에게 함께 하시기를" 기도하였고, 그가 기도 한대로 후세인 정권은 무너졌고, 수많은 여자와 아이들이 전쟁으로 죽어갔습니다.

 

그렇지만, '알라'라고 부르는 하느님을 믿는 알카에다 입장에서는 정반대의 일이 역사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알라라고 불리는 하느님이 오사마 빈 라덴으로 하여금 뉴욕 무역센터 빌딩을 치도록 함께 하셨고, 같은 하느님이 이라크에서 자살폭탄 테러를 벌이도록 함께 하고 계신다는 것을 어떻게 이해할 것이냐고 반문하고 있습니다.

 

지은이는, 성경이 "야훼께서 일방적으로 이스라엘을 편드셨다고 기록하지 않는" 것처럼, 아군을 편드시는 하느님과 적군을 편드시는 하느님이 다르지 않다는 진실에 눈 뜨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깨어있는 상태로 기도하라

 

루가복음에는 "흥청대며 먹고 마시는 일고 쓸데없는 세상 걱정에 마음을 빼아기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그날이 갑자기 닥쳐 올지도 모른다." 하는 구절이 나옵니다. 지은이는 성경말씀처럼 흥청대며 먹고 마시는 일과 쓸데 없는 세상걱정이 실속없는 없고 허망한 일이라고 말 합니다.

 

오늘이 바로 '마지막 날'일 수 있기 대문에 평상시에 늘 조심하면서 살라고 합니다. 또한 허망한 것에 마음을 빼아기지 말고 실속있는 일을 하면서 살라고 합니다. 실속있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늘 깨어있고, 늘 기도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합니다. 무턱대고 기도만 하는 껏이 아니라 깨어있는 상태로 기도해야만 실속있는 삶을 살 수 있다고 합니다.

 

마태오 복음 24장에는 선택에 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주인이 한 종에게 다른 종들을 다스리며 제 때에 양식을 공급하도록 책임을 맡기는 비유가 나옵니다. 하나는 주인이 돌아올 때까지 주인이 맡긴 일을 제대로 하다가 주인을 맞이하고 다른 하나는 주인이 맡겨준 일을 태만이 하다가 주인을 맞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지은이는 이 비유가 담긴 마태오 복음을 묵상하면서 두 사람의 운명을 갈라놓은 것은 두 사람의 생각이었다고 합니다. 하나는 떠났던 주인이 언제 돌아올지 모른다고 생각하였고, 다른 하나는 주인이 한참 뒤에나 올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한 쪽은 매일 주인이 돌아오는 날로 생각하고 맡겨진 일을 착실히 하였지만, 다른 쪽은 자기에게 맡겨진 일보다 먹고 마시며 노는 일로 허비 하였다는 것입니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인간이 살고 있다. 하나는 태어난 날이 있으니 죽을 날이 있을텐데 그 날이 바로 오늘 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 그나그날 하늘이 자기에게 맡긴 일을 성실히 하며 살아간다. 다른 하나는 태어난 날이 있으니 죽을 탈도 있을 터이나 그날이 오려면 아직 멀었다는 생각에서 자기 욕망을 채우는 일로 세월을 보낸다." (본문 중에서)

 

결국, 사람이 어느 쪽으로 살아갈 것인지는 전적으로 자신의 선택이라는 것이다. 아무도 강요하지도 않거니와 강요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성찬식을 통해 보는 진리

 

지은이는 성경에 나오는 성찬식을 예로 들어 사람이 사람한테서 무엇을 전해받는 것이 참으로 어렵고 위험한 일이라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특히 사상이나 습관 같은 것을 전해주는대로 전해받는다는 것은, 중간에 중해 받는자의 주관이 개입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합니다.

 

성경에도 그런부분이 있는데, 예수와 마지막 식사 자리에 있었던 없었던 바울로와 그 자리에 있었던 마르코는 성찬식에서 전해 받은 것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마르코는 "받아 먹어라 이것은 내 몸이다."라고 기록하였고, 바울로의 기록에는 "이것은 너희를 위하여 주는 내 몸이니 나를 기억하여 이 예를 행하여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또 마르코는 "이것은 나의 피다. 많은 사람을 위하여 내가 흘리는 계약의 피다. 잘 들어두어라. 하느님 나라에서 새 포도주를 마실 그날 까지 나는 결코 포도로 빚은 것을 마시지 않겠다." 기록하였으나, 바울로의 기록에는 "이것은 내 피로 맺는 새로운 계약의 잔이니 마실 때마다 나를 기억하여 예를 행하여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모르지만, 바울로는 음식물과 그것을 먹는 자에 관한 '진리' 대신에 성찬예식을 전해받았고 지금 그것을 전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평범한 사람들은 일상 속에서 깨달아야 할 진리 대신에 특별한 곳에서 이루어지는 성찬식에 관심을 모으며 살게 되었다는 것이다.

 

지은이는 무릇 그리스도인이라면 바울로의 성찬예식에 갇혀 있을 것이 아니라 예수가 전해준 '진리'를 깨닫고 그대로 살아가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가난한 이웃 사람들 안에 현존하시는 그리스도를 알아뵙고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오래된 묵은 포도주를 좋아하는 이유

 

예수의 가르침은 당시 사람들에게 새로 빚은 포도주와 같은 것이었다고 합니다. 모세의 오래 묵은 포도주와는 그 질이 다를 수밖에 없었는데, 묵은 포도주에 맛을 들인 자들이 새포도주를 싫어하였다는 것입니다.

 

대신 어떤 사정 때문에 모세의 묵은 포두주에 익숙할 수 없었던 자들, 소외된 자들, 아웃사이더들이 예수의 포도주를 달게 마셨다는 것입니다. 누가 복음에 "또 묵은 포도주를 마셔 본 사람은 '묵은 것이 더 좋다'고 하면서 새 것을 마시려 하지 않는다"는 말씀이 바로 이런 뜻을 담고 있다고 합니다.

 

<이현주의 생각대로 성경읽기>는 뜻으로 성경을 읽는 법을 보여주는 책입니다. 예수가 오셔서 사랑으로 용서하시는 '하느님'을 가르치신지 이천 년이나 되었지만, 아직도 응징하고 보복하고 죄인에게 벌 내리는 모세의 '하느님'을 모시고 따르며 겁에 질려 살아가는 기독교인들을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또한 뜻으로 성경을 새겨 이해할 뿐만 아니라 몸으로 실현하고 생활속에서 구형하지 않는다면 그것 또한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 합니다. 눈으로 보거나 머리로 생각하는 음식만으로 먹고 살 수 없는 것 처럼, 성경에 담긴 말씀도 뜻을 헤아려 실천하며 살아가라고 당부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제 블로그에도 올립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현주의 생각대로 성경읽기> 이현주 지음 - 자리/ 216쪽, 12,000원


이현주의 생각대로 성경읽기

이현주 지음, 자리(내일을 여는 책)(2008)


태그:#기독교, #성경읽기, #이현주, #하느님, #개신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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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YMCA 사무총장으로 일하며 대안교육, 주민자치, 시민운동, 소비자운동, 자연의학, 공동체 운동에 관심 많음.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활동하며 2월 22일상(2007), 뉴스게릴라상(2008)수상, 시민기자 명예의 숲 으뜸상(2009. 10), 시민기자 명예의 숲 오름상(2013..2)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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