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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업지구 사업을 탈피할 필요가 있습니다. 북한의 풍부한 지하자원과 노동력을 활용할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겁니다. 개성공단에만 한정됐을 때 그것이 아무리 커본들 북한이 얻는 것이 인건비뿐이라면 진정한 의미의 경제협력이라 말하기는 부족하겠지요."

 

김정태(66) 안동대마방직 회장을 지난 12일 송파구 신천동 사무실에서 만나 10월30일 준공식을 마친 첫 남북합영회사 평양대마방직 운영과 남북경협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그는 특히 북한 지하자원 개발에 눈을 돌릴 것을 강조했다. "북한의 지하자원을 개발해야 2차 3차 산업까지 확대해 나갈 때 큰 성장 동력이 생길 것이며, 그때야말로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경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동이익을 창출하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상호주의"라고 주장했다. 이런 맥락에서 "실물경제에서 냉정히 평가한다면 개성공단은 북한 땅과 노동자를 빌려 쓰는 우리 공단과 같다"며 "개성공단이 북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보통 제조업이 1년 동안 6천만 달러를 벌고, 3~4년이면 2억달러까지도 매출을 올린다"며 "100만평에 공장이 들어선다 해도 북한이 얻는 것은 4천만 달러 정도로 중소기업 하나 매출보다 적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의 북한진출에도 우려를 나타냈다.

 

"현장에 가보면 예상보다 중국의 진출이 두드러지며, 아랍 등 기업들이 들어오도록 통로를 만드는 것이 눈에 띈다. 중국은 어떤 의미에서는 북한을 생산 공장기지로 만들려 한다."

 

이어 "최근 중국 방직협회 대표단이 방북한 이틀 동안 평양시내 불빛을 환하게 밝혔다가 그들이 돌아가자 다시 꺼졌다"며 "이런 움직임이 뭘 말하겠나. 평양대마방직은 중국산 섬유제품을 견제하는 뜻도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남쪽 정권이 바뀌고 북한도 경직화되는 등 바람직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경제재건을 원하지만 남쪽하고 해서 기대한 만큼 성과를 얻지 못해 회의를 느끼지 않나 싶다, 남쪽에 기대가 없어지고 중국에 치우치는 느낌"이라 말했다.

 

평양대마방직은 잘 알려진 대로 남한 안동대마방직(김정태 회장)과 북한 새별총회사(리명준 총회장)가 1500만 달러씩 모두 3000만 달러상당을 투자해 공동 운영한다. 물론 4만5천 제곱미터 부지 제공 등을 투자비용으로 대체한 부분도 있다.

 

평양대마방직에서는 대마뿐 아니라 비단, 면 등 천연섬유를 모두 생산하며, 15개 공장에서 실뽑기, 제직, 염색, 가공 등 전 공정을 처리하고 이불, 옷, 양말, 넥타이 등 완성품을 생산한다. 수출은 러시아와 유럽 등으로 하며, 남한 내 중국 실크 수요를 대체할 계획이다.

 

김 회장은 원자재 문제에 대해서는 "사업은 원자재 확보가 중요한데 나진 선봉 등에서 실패한 분들은 원자재 수입이 자유로운 것으로 착각해 어려움을 겪었다"며 "평북 성천군 6백만 평 농장에서 대마 등을 재배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공장 가동은 1/3정도이며 월 100만달러 매출을 예상한다. 완전 가동시 연 6천만달러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남한 인원은 현재 기술자 10명이 상주하며, 1000명 정도의 북한 노력이 일하고 있다. 전체 가동시 3300명 정도의 북한 노력이 투입된다.

 

그는 급여지급 문제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직접 주는 일은 없을 것이지만, 30%의 능력급을 도입하고 이것은 직접 줄 방침"이라 밝혔다. 현재 급여수준은 개성공단과 비슷한 수준인 60달러 정도다.

 

평양대마방직은 특히 생산수단 개인소유를 금하는 북한의 새로운 도전이기도 하다. 그는 이에 대해 "북쪽도 이를 위해 굉장한 노력을 한 것"이라며 "시도 자체가 경제정책에서 큰 변화"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준공식까지 순탄치만은 않았다. 합영회사 설립에 합의한 것은 2003년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5년10월에는 창업식까지 했지만 이견 조율 등으로 3년 만에 준공식을 마친 것이다.

 

그는 "무상원조에 익숙하다보니 기업이 들어가는 것에 대해 개념이 부족했고 그래서 원자재 기계설비 등에서 시간이 많이 걸렸다"며 "무리해서 준공했지만 운영자금 해결이 안 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앞으로 전망으로 "북한경제정책에서 원칙은 안 맞지만 평양대마방직이 성공하여 고용이 창출되고 국가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 나오면 그 의미는 더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태그:#김정태, #평양대마방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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