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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모임’ 불법도청 사건과 관련한 의문>

 

‘정치인모임’ 불법도청 사건이 아산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가운데 또 다른 의문이 제기돼 논란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당초 ‘배후설’을 제기하며 내막을 의심하던 김준배 아산시의회 의장이 말을 바꿔 불법도청을 행했던 문제의 아산시의회 사무국 직원 A씨를 적극 옹호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도청 사건이 발생한 지 3일 후인 지난 3일 오후 아산투데이와 가진 인터뷰에서 김 의장은 A씨가 도청을 하게된 이유에 대해 개인적인 생각을 피력하며 2가지 가정을 내세우는 과정에서 배후설을 제기했다.

 

‘연말 인사(人事)도 있고 하니 집행부에 잘 보이기 위해 과잉충성을 한 것이 아닌가?’ 하는 가정을 드는 중 이 같은 의혹을 드러냈다.

 

하위직 직원이 혼자 하기 힘든 일이라는 것에 공감하며 특정 부서를 지목한 뒤 이 부서의 장에 의한 지시였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던 것이다.

 

아울러 “내가 볼 때 한두 번 있었던 일이 아닌 것 같다”고 장기간 도청이 이뤄졌을 것임을 짐작하며 “(배후를)밝혀내긴 쉽지 않지만 심증으로는 의심이 간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배후설에 대한 의혹도 제기했던 그였다.

 

녹음기와 관련한 질문에서는 “ … 성능이 좋은 거였다”며 도청을 위해 준비한 녹음기였음을 의심했다.

 

두 번째로 내세운 가정은 평소 김 의장이 지시했던 것으로, 기록을 남기기 위해 했던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가정에서는 “금산과 계룡에서 있었던 충남시군의회의장단협의회 내용도 녹취했더라”고 묘한 뉘앙스를 전한 뒤 “그렇게 중요한 자리도 아니었는데 도청까지 해가며 메모할 필요가 있었느냐… 또 메모를 위한 것이면 굳이 숨겨 할 일도 아니었다”는 것으로, 이해가 안 간다는 입장을 보이며 희박성을 띤 답변을 내놨다.

 

덧붙여 그는 “시가 인사권을 갖고 있는데 의회 직원이라고 해서 내 말을 듣겠느냐”며 “그래서 아산시의회 직원은 인사권을 독립시켜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랬던 그가 나머지 일본 연수일정을 모두 포기하고 서둘러 귀국해 A씨를 옹호하며 배후설과 정치적인 해석에 대해 강하게 부정하며 불법도청이 아닌 업무의 연장선상으로 봐달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자 여러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의문-1>당시 왜 문제의 직원을 만나지 않았나?

 

불법도청 사건이 터졌을 당시 왜 김준배 의장은 문제의 직원 A씨를 만나지 않았을까?

김 의장은 이 당시 A씨를 만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소 납득이 가질 않는 일이었다.

보통의 경우 문제가 발생했으면 당사자를 만나 자초지종에 대해 알려고 했을 것이다.

 

그러나 김 의장은 그러지 않았다. A씨가 소속해 있는 부서의 팀장과 의회 사무국장의 말을 듣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그리고 문제를 덮으려고 했다는 것이다.

 

이 의문에서는 항간에 떠도는 ‘김 의장의 지시에 의한 행동이었다’는 설에 대한 의심을 배제하기 힘들다.

문제가 이렇게까지 커질지 모르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 문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말할 기회를 놓쳤다는 얘기가 물밑으로 돌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럴 경우 또 다른 의문이 든다. 그렇다면 본지와 인터뷰 당시 별 일 아닌 것으로 치부하며 덮지 않고 왜 배후설에 무게를 두는 발언을 했을까?

 

당시 발견 녹음기를 입수한 강태봉 도의회 의장에게만 ‘내 지시에 의한 것이었다’고 해명만 했으면 됐을 것을….

 

<의문-2>왜 급 귀국해 A씨를 옹호하나?

 

김 의장은 이번 도청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일본 연수일정을 앞당겨 급히 귀국해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A씨를 적극 옹호하고 나섰다.

 

평소 자신이 기록을 남기라는 지시를 내렸었고, 이를 행하다 벌어진 단순 실수였다는 것이 그 이유다.

 

애초부터 김 의장이 배후설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지 않았더라면 사지 않아도 될 의혹이다.

그런데 김 의장도 사실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던 사람 중 한 사람이면서 왜 이제 와서 “본인 일에 충실해 벌어진 일이며, 개인 판단 착오에서 온 단순 실수였다”고 하는 것일까?

 

경찰이 수사에 나섰고, 수사 결과가 나오면 개인 실수인지, 아니면 목적이 있었던 것인지 밝혀질텐데 서둘러 여론을 잠재우려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고 있는 것일까?

 

공무원의 실수를 덮어주려고 하기 위함이라고 하기에는 경찰 수사가 이뤄지고 있는 현 시기가 적절치 않아 보인다.

 

<의문-3>다시 고개 드는 ‘배후설’

 

문제의 아산시의회 사무국 직원 A씨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개인이 판단해 행한 일”이라며 “지시에 의한 행동이 절대 아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검·경 소식통을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진술을 번복하긴 했지만 “팀장의 지시에 의한 것”이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사건이 불거질 당시 팀장은 김준배 의장을 비롯해 다수에게 A씨를 적극 변론·옹호하며 실수임을 강조했으며, 자신도 몰랐던 일인 것으로 밝혔었다.

 

그런데 그런 그가 지시를 내렸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의혹의 눈길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사실이라면 6급 공무원이 단독으로 A씨에게 지시를 내렸다고 하기에는 왠지 부족해 보이고, 힘든 일로 보이는 등 ‘또 다른 지시자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증폭되고 있는 것이다.

 

정황 상으로 진실을 밝힐 수 있는 열쇠는 김준배 의장이 쥐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경찰의 수사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남 아산지 지역신문인 <아산투데이>에도 실렸습니다.


태그:#불법도청, #정치인모임, #아산시의회, #김준배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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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충남 아산 지역신문인 <아산톱뉴스>에서 편집국장을 맡고 있다. 뉴스를 다루는 분야는 정치, 행정, 사회, 문화 등이다. 이외에도 필요에 따라 다른 분야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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