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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전광우(오른쪽) 금융위원장, 이성태(왼쪽) 한국은행 총재와 함께 한 자리에서 '국제금융시장 불안 극복방안'을 공식 발표하고 있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전광우(오른쪽) 금융위원장, 이성태(왼쪽) 한국은행 총재와 함께 한 자리에서 '국제금융시장 불안 극복방안'을 공식 발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배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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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확산되고 있는 국내 금융시장 불안과 경기침체 우려를 막기 위해 정부가 19일 고강도 종합대책을 내놨다.

주요 내용은, 정부가 국내 은행이 외국에서 빌려온 달러빚(외화차입)에 대해 3년간 지급을 보증해준다는 것이다. 이외 한국은행을 통해 시중은행에 직접 달러를 공급하고, 기업은행을 통한 중소기업 지원도 늘린다는 것이다.

또 주식시장 안정을 위해 3년 이상 적립식 주식형 펀드에 가입한 개인 등에 대해 소득공제 등 비과세 혜택을 주는 방안도 포함됐다.

정부의 이같은 조치는 은행과 기업을 중심으로 달러와 원화 등의 심각한 돈 가뭄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심각한 경제위기 상황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는 그동안 외화유동성 등에 대해 "문제없다"는 지나친 낙관론만 펴오다, 뒤늦게 정부 외화 지급보장 등의 대책을 내놓는 등 정책 신뢰성이 또 다시 도마 위에 오르게 됐다.

또 은행이 해외에서 빌려온 달러화에 대한 지급을 정부가 보증하게 됨으로써, 자칫 최악의 경우에 국민 세금으로 은행 빚을 갚아주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국회 동의 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은행 구하기] 정부가 직접 3년간 은행 달러빚 지급 보증

19일 오전 정부가 발표한 금융시장종합안정대책의 핵심은 크게 두가지다. 하나는 '달러 구하기'에 허덕이는 시중은행과 돈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기업을 정부가 직접 나서 살리겠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극심한 불안 상태에 빠져있는 주식시장에 대해서도, 투자자들에게 세금혜택을 줄테니 투자에 나서달라는 것이다.

우선, 정부의 은행 구하기 대책. 정부는 은행이 해외에서 빌려오는 달러에 대해 지급을 보증한다. 국내은행의 해외지점을 포함해, 내년 6월 30일까지 빌려오는 달러빚에 대해 3년동안 정부가 지급을 보증하는 것이다. 또 기존에 빌린 달러 빚에 대해서도 만기가 돼서 다시 빌릴 경우에도 그때부터 3년간 지급을 보장해 줄 예정이다.

전체 보증규모는 10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내년 6월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국내은행의 대외채무는 800억달러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정부는 이번 주안으로 이같은 지급보증 동의안을 만들어,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의 은행 외화차입 지급보증은 외환보유액을 아끼는 일"이라며 "현재까지 200억달러 가량 (외환)보유액이 줄었지만, 앞으로 경상수지가 흑자되고, 정부 지급보증이 원활하게 이뤄진다면 (외환)보유액 규모는 한층더 안정적일것"이라고 말했다.

19일 오전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외환·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고위당정회의에서 한승수 총리와 장관들이 박희태 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19일 오전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외환·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고위당정회의에서 한승수 총리와 장관들이 박희태 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 연합뉴스 이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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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구하기] 시중에 돈을 풀어 자금난 기업 지원

이것과 함께, 한국은행은 달러를 직접 은행에 공급한다. 최근까지 직간접적으로 150억달러를 지원한 한은은 추가로 300억달러를 은행에 공급한다. 이밖에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등으로 필요한 원화자금도 시중에 공급한다.

한은의 시중유동성 공급 규모에 대해,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중앙은행이 금융시장의 자금사정을 조절하는 것은 그때 그때 사정에 따라 다르다"면서 "정책자금을 지원하듯 얼마를 지원하는 것은 중앙은행 방식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어 "대신 국내 금융시장에서 원화 유동성이 부족하므로, 그런일이 없도록 한은이 충분한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금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 대책은, 한은의 시중에 원화를 공급하는 것 이외, 기업은행에 정부가 1조원의 돈을 출자한다. 정부는 이미 8조3000억원 규모의 중소기업 지원대책을 내놓은 바 있다. 기업은행에 대한 추가 지원으로, 중소기업에 대출할 수 있는 여력은 약 12조원 규모로 늘게 될 것으로 정부는 보고있다.

[주식시장 살리기] 적립식 펀드 가입하면 세금혜택

이들 대책과 함께 정부는 불안에 빠져있는 주식시장 안정을 위해 장기 적립식 주식형 펀드에 세금 혜택을 주기로 했다. 일반 국민들에게 주식시장에 3년이상의 장기투자를 유도해, 주식시장에 돈이 흐르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내용은, 3년 이상 적립식 주식형펀드에 가입한 개인투자자에게는 분기별 300만원까지(1년에 모두 1200만원까지) 일정비율을 소득공제하고, 주식 배당소득에 대해서도 세금을 면제해주는 방안을 마련했다.

또 3년 이상 회사채형 펀드에 투자하면 모두 3000만원 한도에서 배당소득 비과세 혜택도 주기로 했다. 가입 시한은 내년말까지다.

세금혜택은 당장 내일부터 적립식펀드에 가입해 돈을 넣은 것과 소득이 발생한 것부터 적용이 된다. 이미 가입돼 있는 기존 투자자들도 세금혜택을 원할경우 해당 금융회사에 3년이상 계약 연장 의사를 전달하고, 기존 계약을 갱신하면 된다.

정부의 이번 대책은 주식시장 침체로 인해 펀드 가입자의 수익률이 크게 떨어지고, 일부에서 가입자들이 돈을 빼가는 상황이 커지고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따라서 가입자들의 환매를 막고, 장기투자를 유도해 주식시장의 돈줄을 마련하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

이밖에 일부에서 예상했던, 은행의 개인 예금 보장(현재 5000만원까지 보장)을 확대하거나, 금융 회사의 자본을 추가로 확충하는 조치 등은 빠져있다.

지난 1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26.50포인트(9.44%) 내린 1,213.78에 마감했다. 이날 하락폭은 사상 최대이고, 하락률은 9.11테러 직후인 2001년 9월12일의 12.02%와 2000년 4월17일의 11.63%에 이은 사상 세번째다.
 지난 1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26.50포인트(9.44%) 내린 1,213.78에 마감했다. 이날 하락폭은 사상 최대이고, 하락률은 9.11테러 직후인 2001년 9월12일의 12.02%와 2000년 4월17일의 11.63%에 이은 사상 세번째다.
ⓒ 연합뉴스 백승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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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금융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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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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