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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등대섬이라 불리우는 소매물도 등대섬
▲ 소매물도 등대섬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등대섬이라 불리우는 소매물도 등대섬
ⓒ 박민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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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 만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소매물도 등대섬을 가기 위해선 거제도를 거쳐야 한다.
그 거제도를 10여년만에 가게 된 것이다. 서해와 동해는 여러 번 가보았지만 남해는 한번도 가보지 못했다는 아내의 푸념이 이번 여행의 동기였다. 그 여행지를 거제도와 소매물도를 택한 것이다.

주말 토요일 새벽 5시에 기상하여 어젯밤 정리해논 여행가방과 깊은 잠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두 아이들을 서둘러 깨워 챙기고 서울을 빠져나간다. 네비게이션을 찍고 한적한 경부고속도로를 2시간쯤 달린 후 휴게소에 들러 늦은 아침 식사를 하고 대전~통영간 고속국도를 3시간여 달리니 눈앞에 푸른빛 바다가 보이기 시작한다. 통영이다.

거제도와 다리 하나를 사이 두고 있는 한국의 나폴리 통영. 그 아름다움을 뒤로한 채 우리가족을 실은 차는 신거제대교를 넘어 옥포에 다다른다. 세계 최대의 조선소가 있는 곳. 울산과 함께 우리나라에서 1인당 국민소득이 가장 높다는 거제도. 그 굴지의 조선소가 지역경제를 활성화시켰다 한다.

옥포를 지나 거제시내를 통과하여 해안도로를 40여분 달려 1차 목적지인 남부면 도장포마을에 도착했다. 거제도 여느 포구와 마찬가지로 조그마한 어촌인 이곳 도장포는 주위에 신선대, 바람의 언덕, 해양박물관, 외도(해금강)해상공원유람선이 출발하는 곳으로 1년 내내 관광객들로 붐비는 곳이다.

남부면 도장포구에 위치한 바다가 바라보이는 언덕으로 영화,드라마촬영지로 유명해졌죠.
▲ 거제도 도장포 바람의언덕 남부면 도장포구에 위치한 바다가 바라보이는 언덕으로 영화,드라마촬영지로 유명해졌죠.
ⓒ 박민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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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도장포구 바로옆에 위치한 바람의 언덕은 거제도의 매력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아주 매력적인 곳이다. 영화, 드라마 촬영지로 유명해진 이곳은 남해의 시원한 바닷바람과 해질녘 석양의 갈빛 억새, 추억을 담는 동백숲길을 걸어나와 바다를 바라보며 바다를 향해 걸려있는 그네를 타는 즐거움을 맛 볼 수 있는 자연과 사람이 하나되는 동화 같은 곳이다.

이곳에서 한참을 눈을 감고 그 시원한 남해의 청정한 기운을 담아본다. 운치있는 벤치에 앉아 그림같은 도장포구도 바라보고, 고동을 울리며 떠나는 유람선의 긴 물꼬리도 한폭의 그림처럼 감상해본다. 마음이 이처럼 평화로울 수가 없다.

떠나기가 아쉬워 몇 번을 뒤돌아보고 어려운 발걸음을 신선대로 옮긴다. 도장포에서 걸어서 5분거리에 있는 신선대 전망대에서 저물어 가는 석양의 노을을 보고 또 한번 자연의 경이로움에 감탄한다. 카메라의 셔터를 몇 번을 눌렀는지 모른다. 그냥 이 모습을 영원히 간직하고 싶은 마음에...

지는 해가 산 너머에 걸쳐앉아 마지막 여운을 남긴다. 해는 저무는데 나는 왜 새로운 희망이 솟아오르는지 모르겠다. 참 잘 왔다는 생각이 든다. 마음의 찌든 때를 이곳에서 잠시나마 버려두고 떠난다.

어느새 어두워져 버린 탓에 2차 목적지인 저구항으로 서둘러 이동한다. 이곳에서 하룻밤 민박을 할 참이다. 소매물도로 가는 가장 가까운 포구가 이곳 저구항이다.

소매물도로 들어가기 위해 하룻밤 묵었던 포구. 이곳에서 대,소매물도행 여객선이 출발한다.
▲ 거제도 남부면 저구항 소매물도로 들어가기 위해 하룻밤 묵었던 포구. 이곳에서 대,소매물도행 여객선이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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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장포가 시끌벌적한 포구였다면 이곳은 정적이 흐를 정도로 한적하고 조그마한 어촌이다. 늦게 도착한 탓에 이곳 저곳 민가에 들러 민박여부를 알아보았다. 다행히 성수기철이 지나서인지 포구가 바로 보이는 전망 좋은 민박집을 3만원에 얻었다. 짐을 풀고 여객선 매표소에 예매를 하려고 가보았더니 내일 아침에 오라고 한다.

우리가족은 첫배편인 8시 30분 배를 탈 요량으로 근처 횟집에서 간단히 저녁식사를 마치고 서둘러 잠을 청했다. 6시간의 긴 운전과 여정의 피로감 때문인지 언제 잠이 들었는지도 모르게 한참을 자고 눈을 뜨니 아침이다.

창문을 활짝 열어 바깥 풍경을 카메라로 찍어댄다. 고요한 아침 포구의 모습이 어찌나 인상적이었던지 오랬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첫배를 놓치면 안되어 씻지도 않고 미리 매표소로 가보니 아직도 문이 안 열렸다. 내친 김에 민박집에서 느긋하게 나와 매표소 앞에 줄을 섰다. 주변에서 하나둘씩 낚시꾼들과 관광객들이 첫배를 타기 위해 몰려들었다. 11시 40분에 소매물도에서 출발하는 왕복표를 같이 구입하고 즈그마한 선착장으로 이동했다.

하루에 4편의 배가 대,소매물도를 왕복운항한다.
▲ 저구항에 정박해 있는 여객선 하루에 4편의 배가 대,소매물도를 왕복운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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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4편의 배가 대·소매물도를 왕복 운항하고 있었다. 인터넷에선 하루 2회만 운항한다고 하더니만... 내가 오래된 내용을 검색했던 모양이다. 예정대로 배는 관광객을 가득 싣고 10분 늦게 저구항을 출발한다. 참 오랜만에 타보는 배다. 올초 무의도 갔을 때 타고는 처음이다(사실 무의도 배는 타는 시간이 5분밖에 안돼 타는 것도 아니다. 괜히 돈만 아깝다는 생각이...) .

파도도 잔잔하고 하얀 물살을 힘차게 내뿜으며 여객선은 출발한다. 가는 내내 주변의 경치에 감탄하고 역시나 카메라를 혹사시킨다.

소매물도 가는배에서 바라보는 남해의 맑고 투명한 바닷빛, 그리고 주변의 수려한 경관이 아름답다.
▲ 남해의 진한 잿빛물살 소매물도 가는배에서 바라보는 남해의 맑고 투명한 바닷빛, 그리고 주변의 수려한 경관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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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매물도 가는 곳곳에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진다.
▲ 소매물도 가는길 소매물도 가는 곳곳에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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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빛은 어찌나 맑고 투명한지 동해나 서해 바다와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동해와 서해를 합쳐놓은 그런 느낌이랄까. 다른 곳에는 배를 타면 갈매기도 많더니만 여기는 그 흔한 갈매기도 보이지 않는다.

30여 분을 달린 배는 대매물도에 관광객을 여러 명 내려주고 다시 소매물도로 향한다. 매물도는 낚시의 천국이라 불릴 정도로 낚시마니아에겐 널리 알려진 출사지란다. 그래서인지 유난히 낚시장비를 가지고 탄 사람들이 많아 보였다. 물론, 우리처럼 순수 관광목적으로 오는 사람들이 더 많았지만. 10여 분을 더 달린 여객선은 드디어 소매물도에 도착한다.

산(山) 전체가 하나의 가파른 능선으로 이루어진 작은 섬이었다. 가파른 언덕에 즈그마한 마을이 형성돼 있었고 역시나 할머니들 몇 분만이 섬을 지키고 있는 그런 섬, 소매물도.
하지만, 등대섬으로 인해 유명해진 탓으로 관광객이 늘어나자 현대식 펜션도 들어서 있었고 작지만 카페도 있었다. 이곳에도 어김없이 문명의 편리함이 조금씩 조금씩 스며들고 있었다.

조그마한 어촌인 소매물도 포구모습이다.
▲ 소매물도 포구전경 조그마한 어촌인 소매물도 포구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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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구에서 내려서면 바로 보이는 병풍바위. 진한 바다색과 어울려 신비스럽다
▲ 소매물도 병풍바위 포구에서 내려서면 바로 보이는 병풍바위. 진한 바다색과 어울려 신비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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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섬을 보러면 포구에 내려서 가파른 언덕길과 마을지나 산길을 20~30여분 올라야 한다. 약간의 운동이 필요하다.그렇게 올라가다 보면 어느새 망태산 정상이다. 이곳에서 좌측 밑으로 내려가면 직접 등대섬을 가까이서 보거나 물길이 열릴시간때를 기다려 등대섬으로 직접 들어 갈수도 있다. 하지만 소매물도와 등대섬의 물길이 열릴 시간대가 오후 2시30분에서 4시정도라 이곳에서 하루 날잡고 민박을 하지 않고선 배편 시간에 맞춰 등대섬에 들어가기가 어렵다.

소매물도를 구석구석 둘러보기 위해선 이곳에서 1박2일 정도는 머물다 가야 할것 같다. 

몇채 안되는 조그마한 어촌마을인 소매물도 모습. 대부분 민박을 운영하고 있으며 폐가도 몇채 있었다. 부쩍 늘어나는 관광객때문인지 현대식 펜션도 들어서 있었다.
▲ 소매물도 마을 몇채 안되는 조그마한 어촌마을인 소매물도 모습. 대부분 민박을 운영하고 있으며 폐가도 몇채 있었다. 부쩍 늘어나는 관광객때문인지 현대식 펜션도 들어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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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어차피 그 등대섬을 먼 발치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만족하기에 망태산 정상에서 언덕을 살짝 너머 등대섬이 가장 잘보이는 전망대에서 그 아름다운 전경을 보았다. 그곳에는 하얀등대도 보이고, 아름다운 계단길과 빨간 지붕의 건물들이 아기자기하게 모여있었다.

그동안 사진속에서만 보던 그 풍경들이 내 눈앞에 펼쳐지고, 주변을 둘러보니 남해의 수려한 풍경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아름다운 우리 강산. 여행의 기쁨이 느껴지는 순간이다. 아내의 행복한 미소가 나를 행복하게 하고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미소가 나를 기쁘게 한다.

다시 한번 꼭 와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배시간에 쫓겨 소매물도 구석구석을 돌아보지 못한 것이 많이 후회가 된다.  가족과 함께 해서 행복하고, 소중한 추억이 가득한 여행이었다.

남해의 끝없는 수평선과 곳곳에 박아놓은듯한 섬들이 어우러져 한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 망태산 정상에서 바라본 남해의 아름다운 전경 남해의 끝없는 수평선과 곳곳에 박아놓은듯한 섬들이 어우러져 한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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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바람의언덕, #거제도, #도장포, #소매물도, #등대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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