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선수들이 17일 저녁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08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2차전 두산과의 경기에서 연장 14회말 7대4로 승리를 한뒤 팀동료들과 함께 자축하고 있다.

삼성 선수들이 17일 저녁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08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2차전 두산과의 경기에서 연장 14회말 7대4로 승리를 한뒤 팀동료들과 함께 자축하고 있다. ⓒ 유성호


 두산 김현수가 17일 저녁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08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2차전 삼성과의 경기에서 11회말 1사 1루 최준석의 우익수 플라이아웃때 2루로 뛰다가 태그아웃되고 있다.

두산 김현수가 17일 저녁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08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2차전 삼성과의 경기에서 11회말 1사 1루 최준석의 우익수 플라이아웃때 2루로 뛰다가 태그아웃되고 있다. ⓒ 유성호


선수들도, 관중들도 모두 지친 경기였다.

삼성 라이온즈가 5시간이 넘는 혈투 끝에 두산 베어스를 물리치고 적지에서 1승을 챙겼다. 삼성은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08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2차전 경기에서 연장 14회 만에 두산을 7-4로 힘겹게 눌렀다.

전날 1차전에서 뼈아픈 역전패를 당하며 기가 꺾인 삼성은 이날 역시 먼저 3점을 내주며 끌려갔지만 적지에서 빈손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절박함으로 결국 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승리를 거둔 삼성이나 역전패한 두산 모두 한 경기에 너무 많은 피를 흘렸다. 한 경기를 치른 대가라고 하기엔 과할 정도. 이날 양 팀은 총 18명의 투수를 투입했다. 역대 플레이오프 경기 중에서 가장 많은 투수가 동원된 경기였다.

잘 댄 번트 하나, 안타 열개 안 부럽다?

 삼성 김재걸이 17일 저녁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08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2차전 두산과의 경기에서 7회초 1사 1,2루 현제윤 타석때 3루 도루에 성공하고 있다.

삼성 김재걸이 17일 저녁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08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2차전 두산과의 경기에서 7회초 1사 1,2루 현제윤 타석때 3루 도루에 성공하고 있다. ⓒ 유성호


 삼성 신명철이 17일 저녁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08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2차전 두산과의 경기에서 연장 14회초 2사 3루 박한이의 좌전안타때 홈인하여 더그아웃에서 팀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삼성 신명철이 17일 저녁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08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2차전 두산과의 경기에서 연장 14회초 2사 3루 박한이의 좌전안타때 홈인하여 더그아웃에서 팀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 유성호


 삼성 투수 오승환이 17일 저녁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08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2차전 두산과의 경기에서 연장 14회말 7대 4로 승리를 한뒤 현재윤 포수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삼성 투수 오승환이 17일 저녁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08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2차전 두산과의 경기에서 연장 14회말 7대 4로 승리를 한뒤 현재윤 포수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 유성호


1차전 득점기회에서도 번트지시를 최대한 아낀 양 팀 감독들의 공격적인 야구는 승패를 떠나 야구팬들로부터 많은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상황이 다급했던 만큼 이날은 달랐다. 먼저 번트를 꺼내든 것은 두산이었다. 4-4 동점이던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선두타자 이대수가 안타를 치고나가자 좀처럼 번트를 선호하지 않던 김경문 감독은 '스타일'이 아닌 '전략'을 선택했다.

하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 두산의 번트를 눈치 챈 삼성 3루수 조동찬이 공을 잡자마자 재빨리 2루에 던져 1루 주자 이대수를 잡아낸 것이다. 후속타자 전상렬이 안타를 터뜨리면서 두산의 번트 실패는 더욱 뼈아팠다.

전상렬이 다시 1루에 나간 상황에서 이번엔 이종욱이 타석에 들어서자 김경문 감독은 번트가 아닌 강공을 지시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병살타라는 최악의 결과가 나오고 말았다.

물론 두산의 번트 실패는 결과론으로 밖에 판단할 수 없지만 양팀 감독과 선수들 모두 충분히 복기(復棋)해볼만한 대목이다. 더구나 한국시리즈에서 만날 상대가 희생번트에 능한 SK 와이번스라면 말이다.

고개 숙인 선발투수들 

 두산 야구팬들이 17일 저녁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08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2차전 삼성과의 경기에서 열띤 응원을 하고 있다.

두산 야구팬들이 17일 저녁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08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2차전 삼성과의 경기에서 열띤 응원을 하고 있다. ⓒ 유성호

이날 양팀 감독이 투수들을 총동원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역시 선발투수들의 부진 때문이다. 1차전 경기에서 선발로 나섰던 김선우와 배영수를 일찌감치 마운드에서 내려야했던 김경문 감독과 선동열 감독의 아쉬움은 2차전에서도 계속됐다.

삼성의 선발로 나선 에니스는 3회까지 3실점을 하고 구원투수 이상목에게 공을 넘겨줬고 두산 역시 선발투수 랜들이 볼넷을 남발하며 흔들리자 지체 없이 구원투수진을 가동했다.

결국 선발투수들이 일찍 떠난 자리는 구원투수들이 떠안을 수밖에 없었다. 삼성은 에니스에 이어 이상목, 차우찬, 조진호, 권혁, 정현욱, 안지만에 이어 마무리투수 오승환까지 투입한 끝에 승리를 거머쥘 수 있었다.  

승리를 놓친 두산은 더욱 타격이 컸다. 랜들을 강판시킨 뒤 김상현, 이혜천, 정재훈, 김명제, 임태훈, 이재우, 금민철, 이용찬까지 9명의 투수들을 투입했기에 이날 역전패의 아쉬움은 너무도 컸다. 

결국 이러한 악순환은 19일부터 대구에서 열릴 3차전에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양팀 모두 투수력을 크게 소모한 탓에 믿을만한 선발카드가 없기 때문이다.

결국 완전한 승자도, 패자도 없는 이날 경기의 진정한 승자는 쉴 새 없이 마운드를 오르내리며 지칠 대로 지친 양팀 투수들을 바라보면서 한국시리즈에서 흐뭇하게 기다리고 있는 SK 와이번스였다.

 두산 야구팬들이 17일 저녁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08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2차전 삼성과의 경기에서 열띤 응원을 하고 있다.

두산 야구팬들이 17일 저녁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08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2차전 삼성과의 경기에서 열띤 응원을 하고 있다. ⓒ 유성호


 삼성 치어리더들이 17일 저녁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08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2차전 두산과의 경기에서 열띤 응원을 하고 있다.

삼성 치어리더들이 17일 저녁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08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2차전 두산과의 경기에서 열띤 응원을 하고 있다. ⓒ 유성호



 두산 야구팬들이 17일 저녁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08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2차전 삼성과의 경기에서 열띤 응원을 하고 있다.

두산 야구팬들이 17일 저녁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08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2차전 삼성과의 경기에서 열띤 응원을 하고 있다. ⓒ 유성호


 삼성 야구팬들이 17일 저녁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08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2차전 두산과의 경기에서 열띤 응원을 하고 있다.

삼성 야구팬들이 17일 저녁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08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2차전 두산과의 경기에서 열띤 응원을 하고 있다. ⓒ 유성호


 두산 야구팬들이 17일 저녁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08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2차전 삼성과의 경기에서 열띤 응원을 하고 있다.

두산 야구팬들이 17일 저녁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08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2차전 삼성과의 경기에서 열띤 응원을 하고 있다. ⓒ 유성호


 삼성 야구팬들이 17일 저녁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08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2차전 두산과의 경기에서 열띤 응원을 하고 있다.

삼성 야구팬들이 17일 저녁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08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2차전 두산과의 경기에서 열띤 응원을 하고 있다. ⓒ 유성호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삼성 라이온즈 두산 베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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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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