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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0월 31일은 '검찰 60주년'을 맞는 날이다. 이 날을 맞아 대검찰청은 기념행사를 비롯하여 검찰 60주년을 맞이한 여러 가지 일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달 26일 사법 60주년을 맞이하여 대법원장은 과거 권위주의 정권시절과 군사독재시절 사법부가 판결한 잘못된 판결들과 관련하여 국민에게 사과하는 등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적인 사법부로서의 위상을 정립해나갈 것을 천명한 바 있다.

그렇다면, 과연 검찰도 '검찰 60주년'을 맞아 사법부처럼 인권유린과 조작사건 등의 어두운 과거사를 반성하고 정치권력으로부터의 독립성을 지킬 것을 국민에게 밝힐까?

 

지금까지 검찰이 보여준 모습을 보면 그럴 것 같지 않은게 사실이다.

 

정치권력이나 정보기관, 경찰에 의한 인권유린, 고문협박 등을 통한 조작간첩 사건 등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노력은 그동안 여러 과거사 진상관련 위원회를 통해 성과가 있었다.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같은 범정부적 기구뿐만 아니라 국정원과 경찰이 자체적으로 구성한 위원회를 통해서도 과거 조작사건 또는 인권유린 사건으로 지탄받았던 사건들의 진상이 규명되고 피해자의 명예를 회복하는 조치가 조금씩 이루어졌다.

 

그 결과 현재까지 인혁당재건위 사건, 함주명씨 사건 등 7건의 조각간첩사건 등이 사법부의 재심판결에서 무죄가 선고되고, 피해자에 대한 명예회복과 국가기관을 상대로한 손해배상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검찰의 정치적 독립성 상실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그러나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고 어두운 과거와의 단절에 나서지 않고 있는 것이 바로 검찰이다.

 

많은 사건들이 과거 중앙정보부나 안기부 같은 기관이 주도한 것이기는 하지만, 검찰은 이들 기관으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으면서 최종적으로 기소여부를 결정하였고, 또 법정에서 무고한 시민들을 간첩이라고 끝까지 밀어부쳤던 이들이다. 그런데 검찰은 재심사건을 통해 검찰의 공소제기와 주장이 뒤집은 사건이 벌써 여러 건에 달하고 있지만 어떤 반성도 사과도 없다.

 

그리고 검찰이 공소제기하여 유죄판결을 이끌어 낸 수많은 사건중에서 고문과 협박 등에 의해 조작된 사건임이 진실화해위원회와 같은 다른 국가기관의 조사에 의해 밝혀졌음에도 자체적으로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지 않다.

 

검찰, 해군본부가 제시한 월북하지 않았다는 증거자료 은폐하기도

 

참여연대가 이런 검찰의 과거사 반성을 촉구하기 위해 최근까지 재심을 통해 무죄로 밝혀져 애초 검찰의 공소제기가 잘못되었음이 법원에 의해 최종 확정된 사건에서 검찰이 무엇을 잘못했었는지 조사하였다.

 

이 조사결과에 따르면, 검찰은 '안기부와 경찰의 인권유린 수사 방조', '무죄입증 자료 은폐', '억지주장을 위해 황당한 자료 또는 엉터리 자료 제시' 등의 잘못을 저질렀다.

 

>>참여연대 이슈리포트 "재심 무죄 판결문을 통해 본 검찰의 잘못들"

 

대표적으로 보자면, 1969년의 '월북어선 태영호 어부 간첩사건'에서는, 검찰이 공소를 제기한 후 해군본부로부터 태영호가 북한 영해로 들어간 적이 없다는 회신문을 받았음에도 이를 법정에 제출하지 않고 은폐하였다.

그리고 '함주명 사건', '차풍길 사건', '강희철 사건' 등에서도 모두 피해자들이 경찰이나 안기부 등에서 고문협박을 당하고 거짓 진술을 했다고 검사들에게 호소하였지만, 이를 무시하고 정보기관과 경찰의 수사내용을 그대로 옮겨 기소하였다. 

 

사건 명

검찰의 잘못된 수사의 방조 혹은 공모 사례

인혁당

재건위 사건

1964년 1차 인혁당 사건의 경우, 검사들이 공소를 포기할 정도로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난 사건이었지만 인혁당 재건위 사건은 검찰은 공소를 끝까지 유지하며 당시 중정에 부역.

태영호

납북사건


① 기소된 뒤 11일 후에 태영호가 월선을 하지 않았고 북한경비정이 우리 영해로 들어와 나포하였다는 해군본부의 회신문을 접수하였지만 법원에 증거로 제출하지 않아 피해자들이 유죄판결을 받게 함.

② 피의자들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기 전 직접 부안경찰서 정보과장실에서 피의자신문조서를 받았으며, 따라서 위 부안경찰서직원들이 불법감금상태에서수사를 진행한 사실을 알수 있었음에도 경찰의 의견서를 기초로 신문조서 작성

납북귀환어부

강대광

간첩조작사건

피의자들의 구속영장이 발부되기도 전에 검찰이 직접 부안경찰서 정보과장실을 찾아가 피의자신문조서를 받아, 경찰서에서 불법감금 상태에서 고문 수사를 진행한 사실을 알 수 있었음에도 경찰의 의견서만을 기초로 신문조서를 작성한 뒤 정읍지원에 기소

차풍길

간첩조작 사건

불법감금 및 가혹행위로 인해 허위자백을 하였다는 피의자 호소를 묵살하고 피의자신문조서를 작성하는 등의 형식적인 수사만을 거쳐 기소

함주명

간첩조작사건


① 신문 시 고문경찰들이 배석시키면서도 고문 등의 사실확인 없이 피의자 신문조서를 작성.

② 그 후 아무런 조사를 하지 않다가 구속 만료를 며칠 앞둔 5월 16일에서야 2차 피의자신문조서를 작성하였는데 피고가 고문 등의 사실을 말하며 혐의를 전적으로 부인하였으나 무시하고 추가조사 없이 공소 제기

강희철

간첩조작 사건


① 85일간 불법구금, 고문한 경찰을 배석한 채로 검찰조사를 진행함으로서 피고인을 심리적으로 위축시켜 진술서 작성

② 항소 이후 피의자가 경찰로부터 협박, 고문을 당했고 자백하면 3년 내지 5년 정도만 받을 것이라는 말에 속아 허위자백을 했다는 주장을 모두 묵살

 

고문협박에 의한 사건조작에 검찰이 동참하거나 또는 고문협박사실을 호소하는 피해자의 말을 무시하는 것뿐만 아니라 검찰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억지스런 주장도 남발하였다. 정치권력의 요구에 따라 수사와 공소유지를 위해 법률가로서 기본을 갖추진 못한 주장까지 한 것이다.

 

사건 명

검찰의 억지 증거 제시 사례

함주명

간첩조작사건


① 고양여상 학생들을 수학여행 안내하다가 진부령은 노폭이 좁아 일방통행하는데 고개 정상과 동해쪽 고개 입구에 초소가 있고 군인이 교통통제하고 있다는 점, 동해안 경비는 육군이 전담하고 일정 거리에 군초소가 있으며 그 중간에 매복초가 있는데 초소에는 일반인은 들어갈 수 없으며 모래사장에는 비질을 하여 발자국을 쉽게 찾도록 한다는 사실을 간첩.

② 경부고속도로를 정찰, 수원과 신갈 인터체인지의 일부 도로의 폭이 50미터 길이는 2킬로미터에 달하고 도로 중앙에는 황색선 및 바리케이트가 쳐져있고 인근에 군막사가 있고 유사시에는 비상활주로로 사용한다는 것을 간첩.

③ 야유회를 가는 도중 대전시 탐방동에 공군부대가 있음을 보고 비행장이라는 사실을 사실을 묻고 알아 간첩.

④ 고교영어 테이프 판매차 대구에 도착, 대구 동촌비행장에 공군 전투비행장이라는 사실을 묻고 알아 간첩.

민족일보

조용수 사건

1961년부터 매일 35000부를 발행하는 민족일보를 발간하여 북한에서 주장하는 것과 동일한, 혹은 기본 방향이 동일한 위장 남북 평화통일 방안을 비롯해 대한민국의 국시를 무시하고 북한의 활동을 고무, 동조

납북귀환어부

강대광

간첩조작사건


4의 (라) 1971년7월 2박3일 1978년 6월 10일(2박 3일)에 2회에 걸친 납북어부선도책으로 실시된 산업시찰단의 일원으로 참가하여 해태제과 공장은 서울에 있고 여자 종업원이 수백명 일하고 과자를 분업식으로 만든다라든지 유한양행 공장이 서울 영등포에 있고 남녀 종업원 수백명이 안티푸라민 등의 약을 만든다. 오비맥주공장은 서울 영등포에 있고 술저장 탱크가 수십 개 있다...남해대교는 육지와 남해 사이에 연결된 다리로서 교각이 없고 대형버스도 다닌다 등의 국가기밀을 탐지 수집하고...

차풍길

간첩조작 사건


3의 (다) 일하는 양복점에서 한국일보를 보고 와이에이치 여자 근로자 농성 기사를 탐독, 와이에이치 무역회사의 여자근로자들이 야당인 신민당사에 진입하다가 제지하는 경찰과 충돌하여 정국이 경색되었다는 사실, 노조지부장 최순영이 도시산업선교회 등 종교단체의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 등을 탐지…

(라) 1980년 4월 하순 동 양복점에서 경향신문을 보고 사북탄광광부 3500여명 집단난동 기사를 탐독….

별지 증거물 (9) 유원지에서 자전거를 타고 있는 모습 사진 1매 (10) 보트를 젓고 있는 피고인 사진 1매

강희철

간첩조작 사건


4의 (바) 1983. 6월 초순 21:00 경 제주시 건입동 소재 주점에서 중학교 동창들과 술을 마시면서 제주도에 있는 호텔 중 어떤 호텔이 제일 비싼가를 물어 그들로부터 '그랜드호텔에서 한 번 자는데 70만원 정도 받는 방이 있는데 그 방은 대통령이 오면 사용하며 일본 레슬링 선수 이노끼가 한번 자고 간 사실이 있다'등의 대답을 들음으로서...국가기밀을 탐지, 수집하고…

(너)1981. 1월 중순….청원경찰인 ...을 만나 청원경찰의 보수, 입사과정, 근무내용 등을 물어...국가기밀을 탐지, 수집하여 간첩하고

(더)1986. 3월 하순 동창과 동향인과 제주 동부두에서 놀다가 ...해양경찰대 경비정 5척, 해군함정 2척이 정박 중인 것을 발견하고 '저 배는 얼마나 빠르냐'고 물어 국가기밀을 탐지 수집하여 간첩하였다.

 

 

다가오는 10월 31일 임채진 검찰총장이 검찰60주년을 맞아 과연 법원에 의해 무죄로 재심판결된 사건들만이라도 검찰의 잘못된 수사와 공소제기로 인한 것이었음을 반성하고, 정치권력의 의도대로 사건을 몰고갔던 과거와 단절할 것을 천명할 지 주목된다.

 

특히 '정치검찰'이라는 과거와의 단절은 이명박 정부 들어 정치편향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검찰의 모습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깊어지고 있는 시점에서 더욱 절실한 문제다.

 

그리고 10월 20일은 대검찰청에 대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가 예정되어 있다. 이날 국감에서 검찰이 최근 사법부의 과거사 반성에 버금가는 검찰의 과거사를 반성할 것인지 의원들의 질문이 예상되고 이에 대한 검찰의 답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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