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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지난 8일 환경운동연합에 대한 압수수색을 전격 실시했다. 두 전직 활동가의 개인횡령사건을 고리로 최열 전 대표에 대한 출국금지 등 환경운동연합 전체로 수사망을 확대하고 있다. 검찰 일각에서는 전형적인 '먼지털이' 수사라는 분석도 나온다. 시민단체의 돈줄을 옥죄고 도덕성에 치명타를 가하겠다는 의도가 섞인 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오마이뉴스>는 최근 정부 보조금 문제로 촉발된 이명박 정부의 시민운동 죽이기 그 현실과 대안을 모색해본다. [편집자말]
 최근 최열 환경재단 대표에 대해 검찰이 출국금치 조치를 내린 것과 관련해 시민사회 각계인사들이 24일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의 시민사회 죽이기, 표적수사를 중단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최근 최열 환경재단 대표에 대해 검찰이 출국금치 조치를 내린 것과 관련해 시민사회 각계인사들이 24일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의 시민사회 죽이기, 표적수사를 중단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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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기부문화 확산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이미경 환경재단 사무총장의 말이다. 환경운동연합 두 전직 활동가의 정부보조금·기업후원금 횡령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 단체에 대한 압수수색에 이어 공동사업을 벌인 기업체 관계자들을 모조리 소환, 자료요구에 나서자 이같이 촌평했다.

'NGO에 기부금을 내면 검찰에서 조사받는다'는 인상이 짙어지면 누가 선뜻 기부의사를 밝히겠냐는 것이다. 보수언론들이 앞다퉈 그간 NGO에 기부금을 낸 것은 자발적 의사에 따른 사회공헌이 아니라 '권력 눈치 보기'였다는 식으로 몰아붙이는 상황에서 검찰 조사까지 이어지니 기업들은 더욱더 쉽게 위축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실제 지난 8일 검찰이 환경운동연합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실시한 뒤로 시민운동 내부에서는 '돈줄을 말려' 시민운동을 죽이려는 의도가 숨어 있는 것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검찰도 환경운동연합 압수수색에서 영장에 기재된 범위를 벗어난 중앙사무처 회계자료까지도 압수해 그 의도가 무엇이냐는 의혹을 낳기도 했다.  

검찰은 당초 "두 활동가가 2004년부터 2007년 사이에 행정안전부 등 정부기관이나 공기업 대기업 등으로부터 기부금을 받아 이를 개인용도로 횡령했는지 등의 혐의를 밝히겠다"며 ▲예금통장, 입출금 영수증 및 금융거래 자료 ▲금전교부 및 접촉내역이 기재된 업무일지·수첩·메모지·서류와 회계장부 등을 압수할 물건이라고 영장에 적시했다.

그러나 검찰은 이 범죄혐의 사실과 관련 없는 ▲중앙사무처 급여규정 ▲회계매뉴얼 ▲재정현황 등 철 ▲중앙사무처 운영내규 ▲LG카드 사용일지 등도 압수해갔다. 따라서 환경운동연합은 검찰의 이번 수사는 비단 두 전직 활동가의 문제 이외에도 기업후원금 전반으로 수사를 확대할 목적을 갖고 있는 게 아니냐고 분석했다.

검찰 "환경운동연합이 압력행사 안 했나?" 집중 추궁

지난 17일 2시간30분에 걸쳐 검찰 조사를 받은 한국가스공사의 한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검찰은 환경운동연합의 압력행사 여부에 대해 집중적으로 물었지만 우리는 환경운동연합으로부터 압력을 받은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또한 검찰은 ▲사업비의 용도 외 전용 여부 ▲후원금 및 기부금의 전달경위와 내부절차의 위법성 ▲사업비용의 처리관계 등을 집중 추궁했다고 전했다.

검찰이 문제로 지적한 한국가스공사와 환경운동연합의 공익사업은 KBS과학재단과 함께 한 '청소년 북극탐험'이다. 지구온난화에 따라 북극 생태계가 파괴되고 빙하가 녹아내리는 현장을 세계 5개국 청소년들과 함께 직접 보고 느끼게 하도록 하는 프로그램이었다.

한국가스공사는 이 사업에 모두 6000만원의 비용을 후원했고, 검찰은 이 사업을 공동주관한 코오롱·한국지질연구원·KBS대전방송 총국 등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검찰 주변에서는 모든 관계자들을 소환해 조사하는 이른바 '먼지털이식 수사'의 전형 아니냐는 문제제기도 흘러나왔다.

한국가스공사의 한 관계자는 "청소년 북극탐험 사업은 우리가 먼저 환경운동연합에 제안해 이뤄진 사업"이라며 "검찰조사에서도 밝혔지만 이 사업을 집행하면서 특별한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고 또 지금까지도 잘못된 점이 확인되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공기업은 아무래도 국가 감독을 받는 기관인데, 검찰의 수사가 장기화하고 특정한 문제점을 찾아내는 데 국한돼 있다면 아무래도 향후 공동사업을 하는 데 상당한 제약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국가스공사가 먼저 제안한 사업이지만 앞으로는 이 같은 사업을 공동으로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진단인 셈이다.

 최근 최열 환경재단 대표에 대해 검찰이 출국금치 조치를 내린 것과 관련해 시민사회 각계인사들이 24일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의 시민사회 죽이기, 표적수사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회견장에 동석한 최열 대표가 검찰 수사의 부당함을 호소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최근 최열 환경재단 대표에 대해 검찰이 출국금치 조치를 내린 것과 관련해 시민사회 각계인사들이 24일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의 시민사회 죽이기, 표적수사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회견장에 동석한 최열 대표가 검찰 수사의 부당함을 호소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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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기업 후원금 포괄적 수사... 목적은 어디에 있나

한국토지공사도 지난해 환경운동연합과 함께 '대학생 생태탐사대회'를 열었다. '초록사회 만들기' 사회공헌사업의 일환으로 도시환경과 관련된 주제를 걸고 공모한 뒤 심사를 통해 선정된 바에 대해 후원을 하는 사업이었다.

지난 추석 직후 한국토지공사 관계자도 검찰에 불려가 이 사업과 관련된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한국가스공사 관계자에게 물었던 것처럼 ▲환경운동연합의 압력여부 ▲기부금 집행 내역과 절차적 위법성 ▲지원현황 ▲입금계좌가 법인인지 개인인지 등등을 조사했다.

한국토지공사의 한 관계자는 "검찰이 상당히 포괄적으로 조사를 벌인 것으로 안다"며 "총 지원금 3000만~4000만원에 대한 자료제출과 함께 여러 가지 현황 등을 물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전했다.

그는 "지금까지 환경운동연합과 벌인 사업은 단순 기부금이 아니라 생태환경 복원에 필요한 사업들을 계획에 따라 진행해왔기 때문에 특별한 문제점을 우리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민간 대기업으로는 현대자동차가 지난 22일 검찰의 조사를 받았다. 현대자동차는 '중국 사막에 풀씨를!'이라는 주제로 환경운동연합과 공동사업을 벌였다. 중국에 자동차공장을 갖고 있는 현대자동차는 중국의 사막화를 방지하는 차원에서 풀씨를 심자는 환경운동연합의 제안을 받아들여 이 사업을 집행했다. 이 사업에는 모두 3억원의 비용이 소요됐다.

현대자동차의 한 관계자는 "정치적 문제를 떠나 환경운동연합에 준 기부금이 제대로 쓰여지고 있는지를 점검하는 차원에서 조사가 이뤄졌다"며 "검찰은 지원여부와 품의절차 등을 질문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 사업을 집행하면서 환경운동연합이 잘못하고 있다는 인상은 받지 못했다"며 "우리는 사회공헌의 일환으로 환경운동연합과 함께 공동사업을 했을 뿐 그 외 특별히 다른 의도를 갖고 있는 게 없다"고 밝혔다.

HSBC "검찰조사 받았지만 문제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8일 오전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김광준 부장검사) 검사와 수사관들이 서울 종로구 누하동 환경운동연합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뒤 압수물이 담긴 상자를 들고 나오고 있다.
 8일 오전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김광준 부장검사) 검사와 수사관들이 서울 종로구 누하동 환경운동연합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뒤 압수물이 담긴 상자를 들고 나오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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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계 다국적 금융기업 HSBC도 환경운동연합에 대한 기부금 지원으로 검찰에 자료제출 요구를 받았다. HSBC 홍보팀의 한 관계자는 "습지와 관련해 환경운동연합과 해오던 사업이 있었는데 검찰이 이와 관련된 사업계획서를 제출해달라고 요청해 제출했다"며 "개인과 거래한 내역 등에 대한 조사를 받았지만 특별한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고 밝혔다.

그는 "HSBC는 전 세계적으로 습지보전 프로그램에 대한 NGO 지원사업을 하고 있다"며 "환경운동연합뿐만 아니라 녹색연합과도 7~8년째 지속적으로 공동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이번 람사르 총회가 한국에서 열리기 때문에 더욱 필요성을 절감해 지원하게 됐다"며 "우리는 모든 사업을 투명하게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검찰뿐만 아니라 그 어떤 쪽에서 문제제기를 해와도 투명하게 밝힐 수 있다"고 말했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들의 기업후원금 횡령 혐의에 초점을 맞춘 검찰의 이번 수사 과정에서 어떤 혐의내용이 사실로 드러날지는 알 수 없으나, 현재까지 조사를 받은 기업 관계자들에 따르면 특별히 문제로 지적할 만한 것은 없다는 게 핵심 주장이다.

그런데도 검찰이 2004년 이전 회계자료들을 근거로 최열 전 대표에 대한 출국금지 조처를 내리는 등 수사의 강도를 높여가는 점에 대해 시민운동 일각에서는 '표적수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초기 NGO들은 대부분 임의단체로 출발하기 때문에 법인 명의의 통장을 가질 수 없고, 법인 명의로 하려면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일단 대표자나 사무총장 명의로 통장을 만들어 관리하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여기에 꿰어 맞추면 안 걸릴 NGO가 없다는 게 시민운동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시대적 방향은 기부문화 확산... 이명박 정부는 역주행?

이명박정부 시민운동 싹 없애기 발동?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전국시민행동 전개
"시민단체에 대한 탄압은 시민운동의 싹을 없애려는 노골적 의도다. 정부에 비판적인 세력을 재갈물리고 1% 특권층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는 선언이다."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지난 24일 저녁 '최근 시민운동에 대한 정치적 탄압 관련 대표자 및 운영위원 연석회의'를 열고, 이같은 입장을 정한 뒤 앞으로 적극적으로 대처해나가기로 했다.

이들은 "최근 이명박 정부에 비판적인 시민활동에 대한 탄압은 촛불에 참여한 시민단체에 대한 탄압"이라며 "앞으로 3가지 방향으로 대응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일단 ▲종합부동산세 완화 등 강부자 편향 정책반대를 분명히 하며, 둘째 ▲의정감시를 위한 전국시민행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셋째 ▲(가칭)1%정권의 비판세력 죽이기 대책위를 구성하고 탄압의 빌미가 된 시민운동 내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조처로 ▲회계교육의 상설화 ▲각 단체 회계시스템 정비 지원 ▲회계처리와 관련한 컨설팅자문그룹 운영 등을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향후 정부의 프로젝트 지원에 대한 재검토와 유모차 부대 및 광고불매운동 네티즌과의 협력 및 공동대응을 통해 비판적 시민운동에 대한 정부의 왜곡된 조치와 보수언론의 음해에 대한 법적 대응도 전개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이미경 환경재단 사무총장은 "검찰이 상을 주려고 NGO에 후원금을 낸 기업들을 수사할 리 없다"며 "검찰의 이 같은 수사가 무르익은 기업의 사회공헌과 기부문화를 송두리째 흔들어놓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그동안 사회공헌에 앞장 서온 기업들이 이번 수사로 권력기관에 등 떠밀려 강압에 의한 기부를 한 것이라는 식으로 결론이 난다면 그 자체로 NGO.기업 모두에게 명예훼손"이라며 "시대적 방향은 기부문화 확산인데 국내 분위기를 이렇게 끌고 간다면 시대에 역행하는 꼴이 되고 말 것"이라고 씁쓸해 했다.

한국 기업들이 이번 검찰수사로 정부 눈치 보기를 하는 동안 코카콜라나 보잉 같은 다국적 기업들은 기후변화에 맞서 더욱 더 활발한 사회공헌 사업을 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김민영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면서 기업들이 앞 다퉈 다채로운 사회공헌 활동을 해왔다"며 "기업이 시민단체에 지원하는 것을 정치적 문제로 몰아가는 것 자체가 구시대적"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김 처장은 "시민들의 자발적 활동을 지원하는 것을 백안시하고 이념문제로 치부하며 권력과 유착된 것으로 몰아가는 것은 사실 보수기득권들이 늘 해오던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환경운동연합 사건으로 이번에 검찰조사를 받은 한 기업체 관계자는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은 매우 절실하다"며 "이미 아주 자연스러운 기업문화로 자리매김한 사회공헌 문화를 거꾸로 돌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권이 아무리 진보적 시민운동에 지원하는 것에 대해 검찰 등을 동원해 못하게 해도 기업으로서는 상식적으로 납득 가능한 활동에 지원할 수밖에 없다"며 "기업의 시대적 추세가 인권과 복지·환경운동에 지원하는 것인데 이 대세를 거스를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도 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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