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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란이 일고 있는 천변 김씨의 집(붉은 선 네모).

 

"내달 10일까지 자진철거하지 않으면 강제 철거하겠다"

 

충남 청양군(군수 김시환)이 추석을 앞둔 지난 10일 주민 김기태(45, 충남 청양군 청양읍 읍내리)씨에게 보낸 계고장이다.

 

김씨는 청양군이 자신이 거주하는 집을 강제수용하기 위해 표적행정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씨 가족과 청양군이 벌이는 공방은 치열하다. 3대 10명 가족의 삶터와 생존이 걸려있기 때문이다.   

 

시작은 지난해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청양군은 올 초 열린 봄꽃축제를 위해 지천이 흐르는 백세공원 주변에 주차장을 조성했다.

 

천변 공원주차장 조성위해 시작된 보금자리 철거계획 

 

김씨의 집은 백세공원과 주차장 사이 하천 둔치에 위치해 있다. 지난해 12월. 청양군은 김씨의 집을 헐고 공원과  주차장을 연결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김씨에게 보상협의 계획을 처음 밝혔다.

 

허름하지만 김씨의 집은 팔순 노모를 비롯 두 형제 가족 등 3대 10식구가 수십년 동안 살아온 삶터다. 또 집 한편에는 페인트칠로 먹고 사는 김씨 형제의 페인트 가게(형제페인트)와 김씨 부인이 라면과 떡볶이를 팔고 있는 분식점이 붙어 있다. 한 마디로 김씨 가족에게 집은 보금자리요 생계수단인 셈이다.

 

기관에서 하는 일이라 어쩔 수 없다고 판단한 그는 군청 건설도시과 직원에게 봄이 올 때까지 이사를 할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다.

 

 김기태 형제가 운영하는 페인트 가게와 자택

청양군도 올 3월께 감정평가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올 1월 말 다시 찾아온 군청 직원은 사정이 급하다며 감정평가를 벌였다.

 

그로부터 며칠 후 이번에는 군청 재난관리과 직원 2인이 찾아와 김씨에게 해당 건축물이 불법 건축물로 건축법, 공유지무단점유, 특조법 등을 위반했다며 압박을 가했다. 이 집은 35년 전부터 하천관리인이었던 김씨의 부친 소유로 처마를 이어내고 벽과 기둥을 덧붙이는 등으로 수십 년 동안 조금씩 건축면적이 늘어났다.

 

"군청, 낮은 감정평가 결과 거부하자 느닷 없이 형사고발"

 

이에 대해 김씨는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어린 나이에 가장이 돼 초등학교밖에 나오지 못했고 공사판을 전전 하느라 관련법을 잘 알지 못해 일부 증축한 건축물에 대해 미처 등기를 내지 못했다"며 "수 십년동안 아무 말이 없다가 보상협의를 앞두고 느닷없이 법 위반을 들고 나온 저의를 모르겠다"고 항변했다.

 

지난 2월 말. 청양군은 감정평가 결과가 나왔다며 철거 계획을 밝혔다. 김씨는 감정평가액이 터무니없이 낮다며 감정평가 결과 사본을 보여 줄 것을 요구했지만 군은 '대외비' 라는 이유로 거절했다.

 

쥐꼬리만 한 토지보상금으로는 대가족이 이주할 집 한 채 마련하기도 쉽지 않다고 생각한 김씨는 감정평가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과 함께 군청에 관련 자료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실제 군이 벌인 감정평가에는 늘어난 건축물과 사업장(페인트 가게), 수도시설, 간판 등 여러 부분이 보상대상에서 누락돼 있었다.

 

 논란의 발단이 된 천변 주차장. 청양군은 천변 주차장과 백세공원을 잇기 위해 사이에 있는 김씨의 집을 헐기로 했다.

하지만 군은 5개부서 18명의 공무원을 동원해 수시로 압박을 가했다. 지난 4월에는 건축법, 공유지무단점유, 특조법 위반혐의로 김씨를 경찰에 고발했다. 커피와 떡볶이를 파는 간이매점을 운영하던 김씨 부인은 식품위생법위반으로 고발 조치됐다.

 

시민단체, '김기태씨 가족 지키기 운동본부' 결성

 

김씨가 이 같은 군 행정을 비판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자 군청은 다시 '명예훼손' 혐의로 김씨를 추가 고발했다.

 

이를 보다 못한 청양시민연대 등 지역 시민단체가 '주민 김기태씨 가족 지키기 운동본부'를 꾸렸다. 이들은 지난 7일 '청양고추 구기자축제' 기간 동안 김씨 가족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유인물을 배포하고 서명운동을 벌였다. 하지만 이마저 청양군 건설도시과장을 비롯 군청 직원들에 의해 빼앗겼다.

 

'주민 김기태씨 가족 지키기 운동본부' 이상선 대표는 "하천 정비를 이유로 멀쩡한 건물을 부수려 하고 부당한 보상협의에 응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고발을 남발하는 청양군의 행태는 주민에 대한 협박이고 비정상적인 행정행위가 틀림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청양군은 협박과 보복행정을 거두고 상식적인 행정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군청으로부터 강제철거 계고장을 받은 김씨는 "청양군이 표적행정을 통해 우리 가족을 보상금을 많이 타내기 위한 부도덕한 사람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못 배우고 가난하게 살고 있는 것에 대해 지금처럼 후회하고 비관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청양군 "위법행위 고발은 당연한 조치... 표적행정 매도 말라"

 

 청양군은 김씨를 건축법 위반등으로 고발한 후 수사중이라는 이유를 들어 토지 감정평가결과를 비공개했다.

이에 대해 청양군 관계자는 "불법 증축 건축물에 대해 자진철거를 요구하고 특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수사를 의뢰한 상태"라며 "위법행위에 대한 당연하고 적법한 조치를 토지수용을 위한 표적행정이라고 매도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자진철거하지 않을 경우 불법 증축분에 대해 행정대집행과 강제이행부담금 부과 등 추가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청양에서 발행되는 주간 <청양신문> 관련기사에는 청양군의 표적행정을 의심하게 하는 대목이 들어 있다.

 

"청양군은 김씨가 토지수용에 응하면 행정목적을 달성하기 때문에 (김씨에 대한) 고발을 모두 취하한다는 입장이다."(청양신문 5월 19일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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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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