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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증을 겪고 있는 사람들은 잠 못 이루는 밤이 상당히 고통스럽습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합니다)
 불면증을 겪고 있는 사람들은 잠 못 이루는 밤이 상당히 고통스럽습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합니다)
ⓒ 싸이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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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런트 고 안재환씨의 자살 소식이 채 가시지 않은 지난 16일 연예계에서는 또 하나의 자살 소동이 있었습니다. 인기 아이돌 그룹 SS501의 김현중씨가 일반의약품인 수면유도제 과다복용으로 응급실에 실려 가면서 자살을 기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낳았습니다.

다행히 이번 사건은 해프닝으로 끝났습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는 김씨와 같이 약물을 과다하게 복용할 정도로 불면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미국에서만 약 1억 명의 미국인들이 한 가지 이상의 수면 문제를 겪고 있고, 이 중 약 30% 이상에서 어떤 형태로든 만성 불면증을 겪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와 비슷하다고 생각되는데, 성인 10명 중 3명꼴로 불면증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불면증을 겪고 있는 사람들은 잠 못 이루는 밤이 상당히 고통스럽습니다. 잠을 자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약물을 복용해 보지만 개운한 기상은 요원하기만 합니다.

왜 잠이 오지 않을까?

불면증의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불면증을 발생시키는 흔한 유발 요인으로는 가족 구성원들 사이에서의 갈등이나 직업 문제, 가족이나 친지의 사별과 같은 개인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사건들로부터 불면증이 시작됩니다.

하지만 스트레스로부터 유발된 수면 장애는 기간이 짧다면 문제 되지 않습니다. 반건호 경희의료원 신경정신과 교수는 "고민하는 일이 있어서 며칠 동안 잠을 이루지 못한다고 해서 다 불면증이라고 하지는 않는다"면서 "잠들기가 또는 잠 유지가 되지 않는 것이 한 달 이상 계속될 때에 불면증이라고 한다"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불면증이 반복되면 예전처럼 잠이 쉽게 들지 않는 것을 걱정하게 되고, 이와 같은 문제로 인한 불면증이 악순환 되면서 만성 불면증이라는 늪에 빠지게 됩니다.

한의학적으로 수면은 기(氣)의 운행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조성훈 경희대 한방병원 신경정신과 교수는 "기가 일과 중에는 인체의 밖을 순행하므로 잠이 오지 않는다. 밤에는 인체 안으로 들어가 잠을 자는데 이러한 정상 생리에 이상을 초래하면 불면증을 야기하게 된다"고 설명합니다.

불면증이라고 해도 다 같지는 않습니다.

우선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경우로 잠들기가 어려운 사람이 있습니다. 만약 잠들기까지 30분 이상이 걸린다면 한번쯤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잠들기는 어려워도 일단 잠이 들면 그런대로 잠이 유지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건호 교수는 "마음이 불안정하거나 걱정거리가 많거나 심리적 갈등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대개 이런 유형에 속한다"면서 "어떤 이유이든 흥분상태에 있는 사람의 불면증도 대개 이런 식이다"고 설명합니다.

다른 유형으로 잠드는데 별 어려움이 없어도 중간에 자주 깨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한 번 시작된 잠이 계속 유지되지 않습니다. 만약 잠을 깨는 횟수가 하룻밤 중에 5회 사이거나 깨어 있는 상태가 30분 이상이 되는 경우에 한번 쯤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새벽에 너무 일찍 깨서 다시 잠이 오지 않는 경우나 중간에 자주 깨거나 새벽에 너무 일찍 깨는 것도 수면을 유지하는데 장애로 작용하므로 불면증으로 고생하게 됩니다. 이런 형태의 불면증을 겪고 있는 사람들은 새벽 세시 또는 네 시쯤에 잠이 깨어 다시 잠들지 못하는데, 이런 불면증은 고통을 당해본 사람이 아니면 모른다고 할 정도로 괴롭습니다.

한 달 이상 잠 못드는 증상 계속되면 상담 받아야

서울의 한 경찰서에 있는 기자실. 불면증이라고 생각되면 수면환경을 적절하게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어지러운 환경 속에서는 깊은 잠을 잘 수 없습니다.
 서울의 한 경찰서에 있는 기자실. 불면증이라고 생각되면 수면환경을 적절하게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어지러운 환경 속에서는 깊은 잠을 잘 수 없습니다.
ⓒ 안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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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증을 극복하려면 다른 어떤 치료보다도 자신의 의지와 습관 변경이 중요합니다.

반건호 교수는 "일단 불면증이라고 생각되면 자기 스스로 노력을 해 보아야 한다"면서  "수면환경을 적절하게 만들어 주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수면환경을 개선하려면 낮잠을 자지 않거나 잠자는 시간 이외에는 자리에 눕지 않는 등의 개인적 노력이 필요합니다.

윤인영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교수는 "불면증환자들은 침실에서 잠자는 행동 이외에 책을 보거나 TV를 보거나 음식을 먹는 등의 행동도 금해야 한다"면서 의식적으로 잠을 자기 위한 환경을 만들 것을 주문합니다.

그러나 자가 치료가 능사는 아닙니다.

반건호 교수는 "잠들기가 어렵다, 중간에 자주 깬다, 새벽에 너무 일찍 깬다, 충분한 시간을 잤는데도 개운하지 않고 낮에 피로하고 졸린다, 등의 증상이 한 달 이상 계속되면 일단 정신과의사와 상담해 볼 필요가 있다"면서 불면증을 스스로 해결하기 힘들 때는 의사의 도움을 받기를 권합니다.

현재 의사의 처방전으로 구매할 수 있는 수면제는 예전과 달리 상당히 안전하고 의존성 문제가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그러나 아직 약물 의존성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못했기 때문에 대부분의 약들이 3∼4주 정도 쓰면 대개 습관성이 생깁니다. 그러므로 약을 먹기 시작할 때와 약을 끊을 때 의사와의 협력이 중요합니다.

한의학적으로는 기의 순행을 원활히 하여 밤이 되면 기가 인체의 안으로 들어가게 하여 좋은 수면을 취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조성훈 교수는 "생각이 많아서 생기는 경우는 신경이 많이 쓰이는 문제 해결 방법을 우선 찾고, 가슴이 답답한 경우는 가슴을 편안히 해주는 방법을 쓰며, 몸이 피곤하면 몸의 원기를 보충하여 피로를 풀어야 하고 신체증상이 심한 경우는 대증치료로 신체증상을 우선 개선하는 등 증상에 맞는 약물요법과 침구요법을 활용해야 한다"고 한의학적인 조언을 합니다.

좋은 잠, 좋은 수면은 걱정 없는 마음으로부터 시작된다는 사실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덧붙이는 글 | 엄두영 기자는 현재 경북 예천군의 작은 보건지소에서 동네 어르신들을 진료하고 있는 공중보건의사입니다. 많은 독자들과 '뉴스 속의 건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합니다.



태그:#불면증, #수면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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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면허의사(의사+한의사). 한국의사한의사 복수면허자협회 학술이사. 올바른 의학정보의 전달을 위해 항상 고민하고 있습니다. 의학과 한의학을 아우르는 통합의학적 관점에서 다양한 건강 정보를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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