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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명박 정부는 '5대강 하천정비' 사업이라는 명목으로 한반도대운하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루이지애나 주립대의 '허리케인센터' 연구조교인 양영석씨가 글을 보내와 싣습니다. [편집자말]
한국보다 개발 경험이 앞선 선진국들은 예외 없이 자연의 인위적 변경 탓에 부작용을 심각하게 경험하고 있습니다. 특히 댐과 제방 등 인공구조물을 통한 하천의 인위적 변경은 수질을 악화시키고 해안을 침식시켜 육지가 줄어드는 악순환을 가져왔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 미시시피강의 경우를 살펴보면서 과거의 실수를 반성하고 다시 자연으로 되돌리거나 혹은 자연현상을 모방하려는 몇 가지 하천 복원 사례를 소개하겠습니다.

1. 미시시피강에는 무슨 일이?

미주리강이 세인트루이스에서 합류하고 다시 카이로에서 오하이오강과 만난다.
 미주리강이 세인트루이스에서 합류하고 다시 카이로에서 오하이오강과 만난다.
ⓒ 양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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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시피강 유역은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규모와 길이를 가진 수계망(水系網)으로 북부 미네소타주에서 발원하여 장장 3700여㎞의 긴 여정을 거쳐 뉴올리언스 남쪽에서 멕시코만으로 빠져나갑니다. 이 강으로 흘러드는 지표수의 영역은 미국 동부 산지로부터 서부 로키산맥에 이르기까지 미국 31개주와 캐나다 2개 주를 포함하며, 알래스카를 제외한 미국 면적의 약 40%에 달하는 광대한 지역입니다. 이 강은 세계에서 세 번째로 길고 두 번째로 유역면적이 넓으며 배출 수량은 다섯 번째로 많습니다.

미시시피강의 지류인 미주리강은 고지대 서부 산악지역에서 발원하여 경사가 심하고 유속이 빠른 것이 특징이며, 세인트루이스에서 미시시피강과 만납니다. 미시시피강은 세인트루이스 동남쪽에 있는 카이로에서 오하이오강과 만나며, 카이로부터 멕시코만 출구까지 연간 수량이 풍부하고 경사가 극히 낮아 아무런 구조물을 설치하지 않아도 선박 운행이 가능합니다. 이러한 천혜의 자연 조건은 이 지역에 역사적으로 내륙주운이 활발했던 이유를 설명해 줍니다.

반면에 상대적으로 낮은 해발고도와 큰 강의 인접지역이라는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이 지역 주민들에게 홍수는 숙명과도 같은 것이었습니다. 이에 19세기 말부터 미국인들은 댐이나 제방, 배수로(spill way) 등의 인위적 치수 기법을 동원하여 경작지와 주거지를 보호하려 노력했습니다.

또, 미시시피강의 주운을 확장할 목적으로 카이로와 미니애폴리스까지 1350km 길이의 미시시피강 상류에는 27개에 달하는 주운용 갑문댐을 설치해 평균 2.75m의 수심을 유지하고 총 123m의 표고차를 극복하고 있습니다. 이는 대형 농업 회사와 바지 운송 회사의 로비에 의한 것으로 1878년부터 시작하여 2차 대전 이후에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아이오와, 일리노이, 위스컨신 등 인근 대규모 농업지역에서 생산되는 막대한 벌크 화물에도, 1980년대 초반 이후 이 지역의 바지 운송량은 제자리 걸음을 걷고 있으며, 대규모 녹조 현상을 포함한 수질 관리의 어려움, 광대한 면적의 천변 습지와 생태계의 파괴 등 경제·환경 문제로 현재 대규모 하천 복원 공사가 진행 중입니다.

2. 댐과 제방이 가져오는 문제들

오른쪽(1993년) 지도에서 바다(푸른색)의 영역이 확대되었음을 볼 수 있다.
▲ 미시시피강 하구 육지 침식 오른쪽(1993년) 지도에서 바다(푸른색)의 영역이 확대되었음을 볼 수 있다.
ⓒ 미지질측량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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댐을 통한 치수사업은 여러 가지 문제점을 가지고 있어 농경지에서 흘러든 비료 성분과 토사들이 댐에 쌓이고 썩으면서 수질을 악화시켰고, 댐의 저수 용량을 줄여 홍수 조절 능력을 떨어뜨렸습니다. 특히 서부 산악지역에서 발원하여 굵은 토사를 많이 운반하던 미주리강과 아칸사스강 수계의 토사는 1950년대 후 적어도 50% 이상 감소하였으며, 미시시피강 하구에서 측정된 출구 토사의 양은 1850년에 비해 80% 이상 줄었습니다.

토사의 감소는 미시시피강 하구에 위치한 루이지애나주의 육지 침식으로 이어졌습니다. 1932년부터 2000년까지 루이지애나는 4860 제곱킬로미터(경기도 면적의 절반 정도)의 육지를 잃었으며 연간 100㎢ 면적의 육지가 사라지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제방은 루이지애나 육지 침식의 또 다른 원인입니다. 평야지역을 관통하는 자연 상태의 하천은 종종 범람하면서 하천보다 낮은 지역으로 유로를 바꾸거나, 제방의 옆구리를 가로 지르는 분류지천들을 만들어 냈습니다.

제방 옆구리 터짐 현상(crevasse)이 제방 건설로 사라졌다.
 제방 옆구리 터짐 현상(crevasse)이 제방 건설로 사라졌다.
ⓒ Marli Miller, 오리건 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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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현상은 강 하구와 가까워질수록 늘어나며 이 분류지천을 따라 홍수가 빈번히 발생하곤 했습니다. 물론 해당 지역의 토지 소유주들은 재산피해를 원치 않았기 때문에 강력한 제방을 축조하여 하천의 자유로운 범람과 유로 변경을 막았고, 분류 지천으로의 물의 유입을 막아버렸으며, 이로 인해 강 주변 저습지로의 민물과 토사 공급도 중단 되었습니다. 그 결과 강의 양 측면에 존재하던 습지대에 바닷물이 침투하여 염도가 높아졌고 침식과 퇴적 사이의 균형이 깨어지면서 육지가 바다로 변해 갔습니다.

이와 같이 인위적인 하천 개발에 의한 균형의 파괴는 미국에서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었고, 학자들이나 환경단체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까지도 문제의 심각성에 대하여 의식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연방 정부 혹은 주 정부 차원의 하천 복원사업이 시작되었고, 학자들과 주민들은 아이디어를 내기 시작합니다.

3. 오리건주, 물고기를 위해 댐을 부수다

오리건주 소재 마못댐을 폭파하고 있다.
 오리건주 소재 마못댐을 폭파하고 있다.
ⓒ 포틀랜드 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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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7월 24일, 미국 오리건주에서는 '마못(Marmot)댐'의 해체식이 있었습니다. 이 댐이 9월 30일에 철거 완료되면서 10월 19일부터 댐 건설 이전의 물길을 찾아가게 되었습니다. 마못댐은 수력 발전 용수 공급용 댐으로, 포틀랜드 전력 회사가 1908년~1912년 사이 샌디강(Sandy River) 유역에 건설하였습니다.

21메가와트급 수력발전소로 평균 13메가와트의 전력을 생산하였으며 해체 이전까지 연간 660만 불(한화 66억)의 전력 수입을 내었습니다. 손실된 전력은 풍력과 기타 환경 친화적 전력 생산으로 대체되었습니다. 이에 그치지 않고, 포틀랜드 전력은 근방의 '리틀 샌디강 댐'도 2008년 여름부터 해체 하는데 동의했습니다. 그 결과 연어와 송어 등 회귀성 어류들의 지장물이 없어지고 강 상류 155km 유역의 어류 및 야생 동물 생태계가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포틀랜드 전력이 연간 66억의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댐을 포기하게 된 이유는 한 때 오리건 주의 특산물이었던 연어가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되는 과정에서 길러진 시민들의 위기의식과 이에 따라 높아진 어류 보호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댐을 유지·보수하는 것 보다 없애는 것이 더 경제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댐 해체를 위해 23개의 정부·학계·기업·환경단체 등 각종 기관을 망라한 위원회를 구성하였으며 과거의 환경 복원 의사 결정 과정에서 보여준 반목과 비효율을 넘어 합의에 도달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포틀랜드 전력 사장인 페기 파울러씨는 위원회의 결정에 대항하지 않고 오히려 강 유역 부지를 기부해 기업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었습니다. 마못댐의 해체는 강 물줄기를 국민적 합의 없이 마음대로 유용할 수 없다는 선례를 남긴 획기적 사례였습니다.

4. 콜로라도강, 댐의 하부를 뚫어 인공 홍수를 일으키다

댐의 하부에서 토사를 빼낸 결과 하류 지역에 강변 모래톱이 형성되었다.
▲ 인공 홍수 사업의 결과 댐의 하부에서 토사를 빼낸 결과 하류 지역에 강변 모래톱이 형성되었다.
ⓒ 미토지개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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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렌 캐년(Glen Canyon)댐은 그랜드캐년으로 유명한 콜로라도강 상류, 애리조나주와 유타주의 경계에 위치한 다목적 댐입니다. 구조물의 높이 216m, 길이 475m, 최대 수심은 178m에 달하는 거대한 규모로, 1956년부터 건설을 시작해서 1963년에 이르러서야 담수가 시작되었습니다.

댐의 건설로 인한 부정적 효과가 상당해 봄철에 상류 산악 지역의 눈과 얼음이 녹아 생기는 주기적 홍수가 완전히 차단되었습니다. 하류로 공급되던 모래와 자갈의 공급을 막아 강변 침식을 가속화시켰으며, 외래종의 침입 등 원치 않았던 결과도 초래했습니다.

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짐에 따라 1990년대에 기존 댐에 대한 환경영향평가가 새로이 시작되어 1995년에 마무리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LA, 샌프란시스코, 덴버 등 미 서부 대도시뿐 아니라 수도인 워싱턴 DC에서도 공청회가 열렸으며, 무려 17000개가 넘는 의견을 받았습니다. 그 결과 환경을 위한 특단의 조치를 강구하게 되어, 1996년 봄에 인공 홍수 계획이 실행됩니다.

인공 홍수 계획은 댐 하부에 토사 배출용 수문을 만들어 3일에 걸쳐 하루에 4-5회 수문을 여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강력한 수압으로 호수 바닥에 쌓여있던 토사를 배출하여 하류 지역에 강변 모래톱이 형성되었고 강의 수심도 일시적으로 1-2m 정도 상승하였습니다.

그러나 인공홍수 계획은 댐 건설 이전의 자연 홍수를 완벽하게 재현할 수 없었으며, 퇴적 효과도 그리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그리하여, 2004년 봄에 또 한번의 인공 홍수 계획이 실시되었습니다. 인공홍수 계획은 소기의 목적을 완전히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댐의 수질 관리 측면에서 만족할 만한 효과를 얻었습니다.

국내에서도 해마다 발생하는 태풍과 장마, 집중 호우로 인하여 다량의 토사와 비료 성분이 댐 호수로 유입되어 탁도가 높아지고 녹조 현상이 발생하는 등 수질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러나 댐 상층부의 물을 빼내는 현재의 배수 시스템으로는 호수 바닥에 쌓인 토사 문제를 절대 해결할 수 없습니다. 여수로 부실 공사로 문제가 되었던 소양강댐의 경우도 '토사 배출 수문'이 더 절실하지만, 수자원 공사는 담수 수위만 낮추면 해결될 문제를 오히려 순간 최대 배출량을 늘리고 저수량을 증가시키는 쪽으로 사업을 진행하여 물장사에 치중하려 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습니다.

5. 습지를 살려라 - 제방 옆구리를 터서 홍수를 모방하다

미시시피강의 제방에 갑문을 설치하여 민물과 토사를 인근 습지에 공급함. 규모가 가장 큰 데이비스 폰드 사업(아래)
▲ 미시시피강물 돌리기 사업 미시시피강의 제방에 갑문을 설치하여 민물과 토사를 인근 습지에 공급함. 규모가 가장 큰 데이비스 폰드 사업(아래)
ⓒ 미토목공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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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태풍 카트리나로 큰 피해를 입은 뉴올리언즈의 경우 인근 습지를 관통하는 운하로 인해 그 피해가 확대되었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미국인들은 카트리나 훨씬 이전부터 습지의 중요성에 대하여 인식하고 있었으며, 미시시피강 제방의 옆구리를 터서 인근 습지에 민물과 토사를 공급하는 이른바 '미시시피 강물 돌리기 사업'을 진행 중이었습니다.

그 중 가장 규모가 큰 '데이비스 폰드'사업은 예산이 1억2천만 불(우리 돈 1200억 원)에 달하며 깊이·폭 각각 4.5m 규모의 갑문을 통하여 초당 300여 톤 이상의 미시시피강 흙탕물을 습지 지역으로 공급하여 염도를 낮추고 양분을 공급하며, 이를 통해 식물의 생장 촉진, 식물 뿌리에 의한 부유 토사의 고정, 더불어 어족 자원의 확대까지 꾀하는 다목적으로 설계되었습니다.

그러나 막대한 사업 비용에 비해서 육지를 만들어내는 효과는 현재까지 그리 신통치 않습니다. 이유는 퇴적에 유리한 굵은 입자의 토사는 여전히 상류 댐에 머물러 있고, 강의 상층부의 물을 빼내는 시스템으로 강바닥에 존재하는 상대적으로 굵은 토사는 방출되지 못했으며, 또 주운용 수위 유지를 위하여 초당 유출 수량이 제한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다른 대체 방법이 없는데다가, 프로젝트 성공 여부를 판단하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지켜보고 있는 형편입니다.  

6. 뉴올리언즈의 타하지수 (他河之水) - 자연을 모방하라

인근 운하(MRGO)는 폐쇄되었고, 방조제를 쌓아 바닷물의 침투를 막은 후 미시시피강물을 공급하여 민물과 토사를 공급할 예정이다.
▲ 뉴올리언즈 습지 복원 계획 인근 운하(MRGO)는 폐쇄되었고, 방조제를 쌓아 바닷물의 침투를 막은 후 미시시피강물을 공급하여 민물과 토사를 공급할 예정이다.
ⓒ 하산 마시리키,루이지애나 주립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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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미국인들은 인간의 힘으로 자연을 정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품어왔으나, 뉴올리언스의 카트리나는 그들의 태도가 얼마나 부질없었는지, 또 현재까지의 자연 이해가 얼마나 부족했는지를 절실히 깨우쳐 주었습니다. 자연이 파괴되고 나서야 자연 그대로가 가장 효과적인 홍수 대책이자 해안 침식 방지 및 수질 관리 대책임을 깨닫기 시작한 것입니다.

뉴올리언즈는 현재 개발 이전 자연의 모습을 모방한 프로젝트에 명운을 걸고 있습니다. MRGO운하의 주운은 폐쇄되었고, 2009년까지 1350만 불(135억원)을 들여 290m 길이의 방조제를 건설하여 바닷물의 침입을 막고, 미시시피강물을 끌어들여 토사와 민물을 공급하는 습지 복구 프로젝트가 시작되었습니다. 또 GIWW와 MRGO의 합류 지점에 3억 5천 만불(3500억원)을 들여 2011년까지 홍수 갑문을 설치하자는 제안이 점점 설득력을 얻어 가고 있습니다.

7. 맺음말 - 우리 언론의 수준 향상을 바라며

한탄강 댐의 예에서도 보았듯 홍수는 반드시 막아야 할 대상으로, 제방을 높이 쌓고 배수 능력을 높이는 것을 최선의 대책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여전히 국내 정책을 좌지우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엄청난 인적/물적 피해를 가져왔던 카트리나와 남아시아 쯔나미 사태의 이면에는 바닥에 고여있는 유기물을 수면 근처로 끌어올려 수질을 정화시키고, 또 이를 먹이로 삼아 폭발적인 어족 자원의 증가로 이어지는 긍정적 측면도 보고되었습니다. 이미 선진국들은 자연 홍수의 긍정적인 측면에 대해 연구하고 있으며, 그 결과 댐을 없애거나 통제된 범위에서 인공 홍수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 정부는 전 세계적인 사양산업이며, 필요 없다는 것이 충분히 검증된 운하사업 혹은 하천 개발로 선진국들의 시행착오를 애써 되풀이하려 합니다. 하천과 해안의 보호/복원에 지극 정성을 쏟고 있는 세계적인 추세와 반하여, 배가 다닐 수 있도록 물을 찰랑찰랑 채워 넣은 댐으로 홍수를 막고, 또 고인 물도 썩지 않는다는 한심한 소리를 대학 교수, 전문가라는 사람들의 입을 빌어 내뱉고 있습니다.

찬성론자들이 예로 드는 뉴욕주의 에리(Erie)운하는 결빙기인 겨울철에 운하의 물을 완전히 비우고, 또 2006년에 발생한 홍수로 인하여 일부 구간에서 바지 운항이 불가능할 정도로 망가져 버린 사실에는 눈을 감고 있습니다. 또한 국내에서는 해수욕장 모래가 없어지고 개펄에 묻혀 있던 보물이 자주 발견되는 등, 해안 침식 방지를 위한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할 시점이 넘었다는 점 또한 무시되고 있습니다.

'대운하' 혹은 '747'과 같은 뜬 구름 잡는 구호로는 결코 선진국에 도달할 수 없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합리적 소통과 투명한 의사결정과정이며, 하면 안 되는 공약으로 당선된 대통령은 인정하긴 싫지만 우리 국민이 깨어 있지 못했다는 것, 과학과 정치를 구별하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그러나 국민이 깨어있지 못한 것은 언론의 책임이 가장 큽니다. 단적인 예로 방송사 혹은 대형 신문사에 의학 전문 기자가 있다는 소리는 들었어도 지구과학 혹은 토목 전문 기자가 있다는 소식 들어 본 적 없습니다. 문과 출신에 유리한 잣대로 기자들을 선발하니, 전문 지식이 필요한 운하에 대해 깊이 있는 기사는 엄두도 못 내었으며, 나라 밖의 학문적 추세와 패러다임의 변화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진 이가 없었습니다.

이는 반드시 필요한 문제제기가 전문성 혹은 관심의 부족으로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못했음을 의미합니다. 지금까지 언론사들이 관심을 가져왔던 기사의 영역이 단시간에 확대되기는 힘들겠지만, 앞으로 우리 언론에 다양한 배경을 가진 전문 기자들이 대거 등장하여 수준 높은 기사들이 양산되고, 또 국민들의 사고 수준을 높여 현정부와 같은 비 상식적인 정책이 발 붙일 수 없도록 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글은 딴지일보와 본인이 운영하는 블로그(http://blog.daum.net/serahabba)에도 올렸습니다.



태그:#대운하, #4대강정비, #하천복원, #댐해체, #인공홍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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