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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과 '미국 쇠고기 수입 중단과 한미 쇠고기 수입 전면 재협상' 을 촉구하는 삼보일배로 여념이 없는 무소속 임종인 의원, 그가 경희대학교 크라운관을 찾았다.

27일 '대학희망발전소'가 주최한 이 자리에서 임종인 의원은 '법률계의 삼성, 김앤장 뜯어보기'란 주제로 강연을 했다.

한때 노무현 전 대통령과 천정배 전 법무부장관과 같은 법률 사무소에서 변호사로 근무했던 임종인 의원은 열린우리당 17대 국회의원으로 의정활동을 시작했다. 그러다 "참여정부와 열린우리당은 지지(표)는 서민과 중산층으로부터 받고, 실제 정책은 재벌과 특권층을 대변한다"며 참여정부와 열린우리당의 보수화된 정책노선을 강하게 비판하고 탈당한 바 있다.

'김앤장'은 대한민국을 투기자본의 천국으로 만든 주범

임종인 의원은 '법률계의 삼성 김앤장 뜯어보기'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임종인 의원은 '법률계의 삼성 김앤장 뜯어보기'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 김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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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대 국회 법사위에서 활동했던 그는 자연스레 김앤장의 행태에 대해 접하게 되었다. 삼성 에버랜드 전화사채(CB) 발행사건과 론스타 사건 등이 김앤장의 실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그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급성장한 대표적인 곳이 삼성, 그리고 법률사무소 김앤장이라고 했다. 삼성은 외환위기 이전에는 여러 재벌 기업 중 하나였는데, 지금은 매출액이 아래 등수 재벌 몇 개의 총합과 비슷함을 지적했다. 김앤장 역시 2위 로펌 '광장'과 3위 로펌 '태평양'과 비교했을 때 시장지배력이 압도적이란다.

임 의원은 김앤장은 단순한 법률 대리인이 아니라 '총 연출자'라고 비유하기도 했다. 삼성 등의 재벌과 외국투기자본을 비호하고, 전 과정을 '연출'하는 곳이 김앤장이라는 것이다.

다른 로펌들은 "법률 한계 때문에" 못하는 일도 김앤장은 다 할 수 있다고 임 의원은 말했다. 그는 "김앤장이 해결하지 못하면 다른 어떤 로펌도 해결할 수 없다는 말이 돈다"고 김앤장을 평가했다.

김앤장은 소속 변호사만 253명으로 광장, 태평양의 2배이며, 외국인 변호사도 84명이 있다고 한다.  이 밖에 변리사 100명, 공인회계사 46명, 세무사 13명, 노무사 6명 등이 있고 주요 관료출신인 고문·전문위원 등도 다수 소속되어 있는 총 직원 1500여명의 아시아 최대 규모 로펌이라 임종인 의원은 설명했다.

그는 1년에 10억 이상 버는 변호사의 60% 정도가 김앤장 소속이고, 김앤장의 연매출은 3500억~3700억 정도라 했다. 김앤장에 입성하기 위해서는 사법연수원 등수가 100위 안에 드는 출중한 실력자여야 하는 점도 임 의원은 설명했다.

그는 "김앤장은 로비가 직업"이라며 "삼성처럼 특별한 기술개발도 필요 없고 여러모로 봤을 때 (김앤장은) 삼성보다 세다고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직 고위관료 출신들이 정부에 막강한 영향력 행사

강연을 하고 있는 임종인 의원
 강연을 하고 있는 임종인 의원
ⓒ 김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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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앤장의 고문은 법률가와 관계없는 재경부, 국세청, 관세청 등의 전직 고위 관료들이 대부분이고, 이들은 월 수 천만 원의 높은 보수와 차량, 사무실 등을 제공받고 있다고 임 의원은 설명했다.

노무현 정권의 마지막 국무총리였던 한덕수, 이명박 정권의 초대 국무총리인 한승수 총리 모두 김앤장 고문출신이라면서 김앤장 출신 정계 진출이 상당하다고 강조했다.

임 의원은 "김영무 김앤장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두 명의 총리'를 자기 아래 뒀던 사람"이라며 "대통령보다 더 센 사람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라고 언급했다.

이헌재 전 재경부총리, 최경원 전 법무부장관. 구본영 전 과기처장관, 최명해 전 국세심판원장 등은 모두 정부의 고위관료 출신이면서 김앤장의 전현직 고문으로 활동했거나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언제든지 정부의 정책결정 수장으로 갈 수 있기 때문에 정부 관료를 상대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심지어 법령의 재개정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로 이헌재, 한덕수 등은 경제관료=>김앤장 고문=>재경부총리로 '회전문 인사'가 이루어진 경우다.

현 정권에서 한승수 국무총리 외에도 서동원 공정위 부위원장, 김회선 국정원 2차장, 박인제 국민권익위 부위원장, 장용석 청와대 제1민정비서관 등도 김앤장에 근무했다.

이와 함께 MBC 기자 출신인 김은혜 청와대 부대변인의 남편이 현재 김앤장 소속 변호사라는 점과 최근 나경원 의원에 이어 한나라당 대변인에 발탁된 조윤선 변호사도 두 차례에 걸쳐 김앤장에 근무했다는 점이 흥미롭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조 대변인의 남편 역시 현재 김앤장 소속의 변호사이다.

임종인 의원은 삼성보다 막강하다는 김앤장의 실체가 '로펌(law firm)'이 아닌 '기형적 형태의 법률사무소'라고 했다.

그는 흔히 김앤장이 법대생 선호 1위 로펌이라 회자되는데, 김앤장은 로펌이 아님을 지적했다. 김앤장은 대한변협이나 세무서든 어디에도 등록되어 있지 않다. 개인사무소의 집합체(조합) 형태를 띠고 있는 합동법률사무소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김앤장이 이처럼 특이한 조직 형태를 유지하는 것은 세금문제를 해결하고 쌍방대리를 가능케 하기 위함이라 진단했다.

일반적인 로펌은 원고와 피고를 동시에 대리할 수 없으며 매수인과 매도인을 동시에 대리할 수 없다. 허나 김앤장은 양쪽의 동의를 얻어 쌍방대리에 문제가 없다고 하고, 법률적 검토만 하는 것은 쌍방대리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쌍방대리에 관한 대표적인 사건이 진로 대 골드만삭스 사건이다. 그는 이러한 행태가 변호사법 취지에 위배되는 것은 물론 "직업윤리에 어긋나는 것"이라 강하게 성토했다.

공익에 반(反)하는 김앤장

김앤장이 특히 여운택(85)씨 등 일제 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미지급 임금과 돌려받지 못한 강제저축금·위자료 등을 지급하라"며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가해자인 일본 대기업 신일본제철(일본제철의 후신)을 변호한 사건은 국민정서에 전적으로 반(反)하는 행동이라 보아도 지나치지 않다.

스스로 '토종 로펌'을 자처하던 김앤장이 피해자인 우리 국민을 외면하고 가해자인 신일본제철을 변호한 것이다. 김앤장은 피해자들의 간절한 호소를 도외시 했다고도 볼 수 있다.

이런 행위는 사회적 약자의 인권을 옹호하고 사회정의 실현을 목적으로 하는 변호사법의 정신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라는 게 임종인 의원의 설명이다.  피해당사자인 한국의 변호사 단체 김앤장이 오히려 가해자인 '일본'의 대기업을 변호했다는 것은 김앤장의 성격을 짐작케 해준다.

또한 론스타-외환은행 불법매입, 뉴브리지 캐피탈-제일은행 인수, 칼라인-한미은행 인수, SK-소버린 경영권 분쟁, 진로의 파산과 골드만삭수 인수 등 각종 외국 투기자본의 국부 해외유출의 중심에는 김앤장이라는 국내 최대 변호사 집단이 있다는 점도 임 의원은 지적했다.

"로스쿨 총 정원 적다"

대학희망발전소가 주최한 행사에 임종인 의원이 강연자로 초청됐다.
 대학희망발전소가 주최한 행사에 임종인 의원이 강연자로 초청됐다.
ⓒ 김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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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를 주제로 강연이 진행됐고 임종인 의원이 변호사 출신이어서인지, 최근 대학생들 사이에서 이슈인 '로스쿨'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왔다. 임종인 의원은 로스쿨 정원이 너무 적다며 "5000명 정도까지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가가 직업의 안정성을 보장해주기 위해 수를 제한하는 것은 의사와 변호사 밖에 없다" 며 그는 목소리를 높였다.  임 의원은 "근본적으로, 변호사 시장을 왜 국가가 걱정하느냐"고 반문하며 로스쿨 정원을 대폭 늘려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또한 일본의 경우, 해당 학교에 로스쿨이 있든 없든 법학부가 존재한다는 것을 예로 들며 법학부의 기능이 무조건 판검사를 만드는 것만이 아님을 강조했다. 기본적인 법률 학습을 통해 학부 졸업 후 여러 회사에서 활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원 배정이 적은 로스쿨, '미니 로스쿨'에 대해선 임 의원은 "향후 운영에 있어 문제가 많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서울 몇몇 명문대 학생들이 로스쿨을 독점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그는 "서울 구치소와 경찰서 유치장에서 자 봤다"며 그곳에서 많은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가령, 강도죄를 범한 사람이 법 조항이 한자로 되어 있어 강도죄 조항을 읽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법은 명확해야 하고 한글로 기술되어야 함을 역설했다.

법원과 검찰에 대한 비판도 서슴지 않았다. 법원과 검찰은 민주화에 그다지 일조하지 못했는데, 민주화 후 가장 큰 세력이 되었다고 말했다. 임 의원은 '인혁당 사건'의 예를 들면서 반성을 하지 않는 행태를 꼬집기도 했다.

국정원, 국방부, 경찰은 과거사위원회를 통해 최소한의 체면치레를 했는데 법원과 검찰은 무풍지대였다는 것이다.  입법부와 행정부는 국민에게 주기적으로 심판 받지만 법원과 검찰은 그렇지 않다면서 개혁이 필요함을 시사했다.

앞으로 저술활동, 변호사 활동 재개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무소속으로 18대 총선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임종인 의원의 향후 활동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그는 "기존에 소속되어 있던 로펌에서 변호사 활동을 재개할 생각"이라면서 "17대 국회 의정활동 기간 동안 휴업 상태였는데 다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민주화에 그다지 도움을 주지 못했던 '법원'에 대한 비판을 주제로 책을 출간할 예정임을 밝히기도 했다.


태그:#김앤장, #김&장, #임종인, #삼보일배, #강기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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