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로부터 주경기장 변경을 요청받은 국민은행 여자프로농구단 천안유관순체육관 사용문제를 둘러싼 천안시와 국민은행 KB세이버스 여자농구단의 갈등이 점차 심화되고 있다.

▲ 천안시로부터 주경기장 변경을 요청받은 국민은행 여자프로농구단 천안유관순체육관 사용문제를 둘러싼 천안시와 국민은행 KB세이버스 여자농구단의 갈등이 점차 심화되고 있다. ⓒ KB세이버스 공식 홈페이지

천안유관순체육관 사용문제로 시작된 천안시와 국민은행 KB세이버스 여자프로농구단의 갈등이 점차 심화되고 있다.

 

최근 천안시는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 남자배구단과 리그 일정이 겹쳐 원활한 경기운영에 어려움이 있으니 남서울대학교 체육관 또는 상명대학교 체육관을 주경기장으로 이용해 줄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천안시는 또한 플레이오프나 챔피언결정전 등 중요한 경기는 유관순체육관을 사용할 수 있도록 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KB세이버스측은 지난 23일(금) "남서울대학교 체육관과 상명대학교 체육관은 프로경기를 진행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지 못해 주경기장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내용의 WKBL 실사결과와 함께 천안시의 요청을 수용할 수 없다는 내용의 회신을 천안시에 전달했다.

 

남서울대와 상명대는 KB세이버스가 3년 이상 주경기장으로 사용할 것을 확정할 경우 시설을 보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KB세이버스측은 접근성 등의 문제로 시설을 보완한다 해도 주경기장으로 사용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천안시와 KB세이버스의 이번 갈등은 하루아침에 불거진 것이 아니라 현대캐피탈 남자배구단이 지난 2005년 2월 천안에 둥지를 틀면서 지속돼온 '비밀 아닌 비밀'이었다.

 

천안시에 따르면 천안은 하나의 실내체육관을 두 개의 프로구단이 사용하는 전국 유일의 도시로, 두 팀의 경기가 연이어 열릴 경우 경기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운영요원들이 새벽까지 바닥 매트와 네트 기둥, 농구골대 등을 옮기고 실내 홍보물을 모두 교체하는 등의 어려움을 겪어 왔다. 또한 경기 준비 후 시작시간까지 여유가 없어 선수들이 경기 당일 사전연습을 원활히 하지 못하는 문제도 있었다고 전했다.

 

KB세이버스 "서운하고 황당"...천안시 "어쩔 수 없는 고육지책"

 

한편, 천안시가 현대캐피탈 남자배구단이 아닌 국민은행 여자농구단에 이같은 요청을 한 것에 대해 당사자인 KB세이버스와 팬들은 천안시에 서운함을 표출하고 있다. 천안에 연고를 정한 지난 2001년 이후 8년동안 2006년 겨울리그 정규리그 우승과 챔프전 준우승 등을 차지하며 천안의 이름을 알려온 KB세이버스에 주경기장 변경을 요청한 것은 도의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는 것.

 

이에 대해 천안시는 KB세이버스가 그동안 이룬 성적과 지역사회 기여는 충분히 인정받아야 한다는데 공감하고, 그렇기에 앞으로도 천안을 연고 활약해줄 것을 바라면서 연고지 변경이 아닌 주경기장 변경을 요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입장관객수의 차이는 프로스포츠 특성상 '흥행성'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그와 동시에 천안시에는 '시민들의 선호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로 받아들여진다고 덧붙였다.

현재 KB세이버스는 23일 천안시에 전달한 WKBL실사 결과와 구단의 입장에 대한 천안시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으며 회신을 받은 후 구체적인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1999년 일화프로축구단이 천안을 떠난 후 천안에 내려와 스포츠에 목말랐던 시민들의 갈증을 해소시키며 스포츠도시 천안의 터를 닦은 국민은행 KB세이버스 여자농구단과, 프로배구 최다관중을 기록하고 2년 연속 우승의 금자탑을 쌓으며 스포츠도시 천안의 이미지를 전국에 각인시킨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 남자배구단.

 

'낳은 정'과 '기른 정' 사이의 고민 끝에 고육지책을 내놓은 천안시와 못내 서운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KB세이버스가 어떤 결과를 맞이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천안과 아산에 발행하는 주간지 충남시사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8.05.24 13:55 ⓒ 2008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천안과 아산에 발행하는 주간지 충남시사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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