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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신 5일 새벽 1시 20분] "국민들에 죄송... 건수에 따라선 100% 내 책임 아니다"

 

5일 새벽 1시 특검 사무실을 나선 이건희 회장은 "그 전에 국민 여러분께 한 마디 하겠다"며 입을 열었다.

 

"국민들에게 대단히 죄송하다. 삼성 문제로 이런 혼란을 일으킨 것에 대해 대단히 송구하게 생각한다. 저는 특검 수사를 겸허히 받아들이며 앞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이 모든 것은 제 불찰이고 모든 것이 제 책임이고 모든 것에 대해 책임져야 할 것이다. 감사합니다."

 

순간 특검 2층 로비는 일대 혼란에 빠졌다. 기자들은 "에버랜드 전환사채 발행에 개입하신 것을 인정하신거냐", "경영권 세습을 위해 편법 증여 하신 사실을 인정하신거냐" 등등 질문 공세를 펼쳤다.

 

그러나 이 회장은 "모든 사안에 대해 책임을 인정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건수에 따라서 100%는 아니다"고 답했다. 또 에버랜드 전환사채 발행 지시·공모 여부 인정에 대해서도 "내가 지시한 것은 없다"며 기존의 답변을 반복했다.

 

기자들은 "말씀하신 책임의 의미는 뭐냐", "인정하신 것 아니냐"며 계속해서 이 회장에게 질문을 던졌지만 이 회장은 답변 없이 밖으로 빠져나갔다.

 

결국 이 회장은 "내 입은 하나고, 다섯 분이 한꺼번에 덤벼드니까 대답을 할 기회도 없네"는 말을 남기고 차에 올라탔다. 이 과정에서 100여명의 기자들이 몰리며 일대 혼란이 벌어졌다. 30여명의 경찰들은 기자들을 밀어내며 이 회장의 귀가를 도왔다.

 

특검 수사의 '클라이맥스' 이 회장의 소환조사는 이렇게 대혼란 속에서 11시간 만에 끝났다.

 

한편, 특검팀은 다음 주부터 그간의 수사 내용들을 정리하는 등 마무리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윤 특검보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기본적으로는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보면 된다"며 "추가로 계열사 임원 등을 소환 조사하겠지만 우리도 전체적으로 그동안 진행된 수사를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모르쇠'로 일관한 이건희 회장... 특검은 어떻게 결론 내릴까?

 

이건희 회장은 이날 조사를 마치고 "자신의 책임을 인정한다"며 "특검의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건수에 따라서 100%는 아니다"고 답해 전체적으로 의혹을 부인하는 가운데 일부 혐의는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제 남은 것은 특검팀의 결론이다. 지금까지 수사 진행 과정을 봤을 때 예상되는 특검팀의 결론은 다음과 같다.

 

[경영권 불법 승계] 특검팀은 배임 및 횡령 혐의 정황이 명확한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발행 사건과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 헐값매각 사건에 대해 기소할 방침을 세우고 있다. 특검팀이 e-삼성 사건을 결론내리면서 구조본의 개입을 인정한 점. 두 사건의 정황 증거가 명백하다는 점을 판단할 때 특검팀으로서 판단이 가장 쉬운 사안이다. 그러나 서울통신기술 사건은 공소시효 만료(10년)로 '공소권 없음' 결정이 날 것으로 보인다.

 

[비자금 조성] 비자금 의혹에 대해서는 배임 및 횡령 혐의로 기소하지 못하고 조세포탈 혐의로 기소할 가능성이 높다. 특검팀은 삼성증권 차명계좌와 삼성생명 차명주식 등 수 조원 대에 이르는 자금을 발견했지만 이것이 이 회장의 개인 돈인지 회사 돈인지 여부를 가려내지 못했다. 특검팀이 20일도 남지 않은 시간에 이를 가려낼 수 있는 결정적 '물증'을 발견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

 

[정·관계 불법 로비] 특검팀은 불법로비 의혹에 대해 모두 무혐의로 결정낸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지금까지 단 한명의 로비 대상자도 소환해 조사하지 않았다. 그러나 4일 김용철 변호사가 직접 돈을 건네거나 구체적인 정황을 파악하고 있는 김성호 국가정보원장과 이종찬 청와대 민정수석에게도 '서면조사'만 한 채 수사를 종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면조사의 의미를 생각할 때 무혐의로 결론내린 셈이다. 결국 이들 외에도 로비 대상으로 지목된 임채진 검찰총장, 이귀남 대구고검장, 이종백 국가청렴위원장 모두 무혐의로 결정날 듯으로 보인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오전 민주노총이 제출한 삼성 뇌물수수 5인에 대한 고발장 접수를 "수사시간이 촉박해 검찰에 고발장을 접수하는 것이 낫겠다"며 반려했다.

 

 

[3신 : 4일 오후 2시 5분] "삼성이 범죄집단이라고 생각해 본 적 없다"

 

"(삼성이) 범죄집단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고 그렇게 옮긴 여기 계신 여러분들이 문제가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오후 1시 58분 특검 사무실에 도착한 이건희 회장은 작심한 듯 모든 의혹을 적극 부인했다. '글로벌 기업 삼성이 범죄집단처럼 인식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정면으로 맞받아친 것이다. 결국 언론의 문제라는 것이다. 

 

이날 삼성특검 사무실 앞 폴리스 라인에 선 이 회장은 담담하게 기자들의 질문공세에 응했다. 간간히 고개를 흔들기도 했다. 이 회장은 "에버랜드 전환사채 발행이나 계열사에 비자금을 조성할 것을 직접 지시한 일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런 기억도 없고, 한 적도 없다"며 단호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또 "삼성생명 차명주식은 본인의 상속재산이 맞냐"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고 답변했다. 경영권 불법 승계 과정에 대한 보고 역시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이 회장은 국민들을 향해 "여러 달 동안 소란을 끼쳐서 대단히 죄송하고 진실이든 아니든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룹 회장이기 때문에 당연히 책임은 느낀다"고 말한 뒤 7층에 내렸다.

 

이 회장은 7층에서 조준웅 특검과 간단한 면담을 가진 후 8층 조사실에서 ▲비자금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불법 로비 의혹 수사 등 3대 의혹에 대해 조사 받을 예정이다.

 

한편,  이날 이 회장은 수행원의 부축을 받으며 특검 사무실로 들어섰다. 한 쪽 발을 약간 절면서 2층 로비에 섰지만 이 회장은 부축을 받지 않고 포토라인에 서서 수백여대 카메라의 플래시를 받은 후 혼자서 엘리베이터를 향해 걸어갔다.

 

삼성 측은 특검에 "이 회장이 나이가 있고 건강상태가 좋지 않으니 그런 점을 고려해 장시간 조사 진행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바 있다.

 

[2신 : 4일 오후 1시 50분] 이 회장 소환에 쏠린 '카메라'

 

이건희 회장 소환을 앞두고 서울 한남동 특검 사무실 2층 로비는 기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300여명의 언론사 기자들이 발 디딜틈도 없이 들어차있다. 이날 오전 11시30분 기자회견을 마친 진보신당 관계자 60여명도 해산하지 않고 건물 앞에서 이 회장을 기다리고 있다.

 

현재 경찰은 60명의 병력을 배치해 진보신당 관계자들이 서있는 앞쪽에 폴리스 라인을 설치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로비에 들어가지 못한 일부 기자들은 건물이 마주 보이는 한남대교 위에서 대기하고 있다.

 

특검팀은 이 회장이 도착하는 대로 조중웅 특검과 간단한 독대를 한 후 윤정석, 조대한, 제갈복성 특검보를 중심으로 이 회장을 상대로 3대 의혹 전반에 대해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이 건물의 8층 조사실로 올라가 조사받을 예정이다.

 

한편 지난 2일 소환된 홍라희씨는 오후 3시에 소환돼 8층에서 조사를 받고 밤 9시30분에 귀가했다.

 

 

[1신 : 4일 오전 11시 30분] 이건희 회장 오후 2시 소환

 

이건희 삼성 회장이 4일 오후 2시 특검 출범 85일 만에 조준웅 특검팀에 소환된다.

 

이미 서울 한남동 특검 사무실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200여명의 기자들로 꽉 들어차 있다. 2층 로비에도 하루 전에 각 방송과 신문사들의 촬영장비들로 빽빽이 들어차 발 디딜 틈이 없을 지경이다. 경찰도 특검의 요청을 받아 경찰 300여명을 특검 사무실 주변에 배치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특검팀은 13년 만에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는 이 회장을 상대로 특검법에 명시된 ▲비자금 조성 ▲경영권 불법 승계 ▲정·관계 불법 로비 등 세 가지 수사대상 전반에 대해 조사할 계획이다. 윤정석 특검보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상당한 양의 조사 질문을 준비했다"며 "충분히 조사가 되지 않는다면 재소환 여부를 필요에 따라 고려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소환 이후 조준웅 특검과 잠시 독대한 후 특검보들에게 3대 의혹에 대한 수사를 받을 예정이다.

 

이건희 회장 경영권 불법 승계 지시·공모했는지 여부에 주력

 

그동안 삼성은 이 모든 사안들과 이 회장을 분리시키려고 노력했다.

 

삼성증권 차명계좌, 삼성생명 차명주식 등으로 관리된 비자금의 경우, "고 이병철 회장으로부터 물려받은 개인 재산"이라고 주장했고,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발행·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 헐값매각 사건 등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과 관련해서는 "구조본 차원의 기획안은 있었지만 이 회장은 모른다"며 '꼬리 자르기'에 나섰다.

 

또 지난해 11월 '회장 지시사항' 문건을 통해 이건희 회장이 계열사 사장단 회의에서 "돈 안 받는 사람에게는 호텔 할인권을 주면 부담 없다", "와인을 잘 아는 사람에게는 와인을 주면 효과적이다" 등등 세부적으로 불법 로비를 지시한 사실이 드러났지만 "문건은 검토 사항일 뿐"이라며 로비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특검팀은 그룹 총수가 이 모든 사안을 몰랐을 리 없다고 보고 이 회장을 소환해 3대 의혹에 대한 지시·공모 여부를 밝혀내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에 대한 수사 결론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미 특검팀이 e-삼성 사건을 불기소 처리하는 과정에서 구조본의 개입을 입증한 바 있고 삼성 측도 구조본 차원의 개입이 있었음을 시인했다. 이 회장은 몰랐다는 삼성 측의 주장에도 한계가 있다. 이미 검찰 수사를 통해 이 회장이 이에 지시 또는 개입했다는 정황이 여러 차례 드러났다. 이를 미루어 볼 때 이 회장의 기소는 불가피해 보인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경제개혁연대 소장)도 지난 3일 "특검팀이 배임·횡령 혐의나 조세포탈 혐의, 심지어 외환관리법 위반 혐의로도 이 회장에 대한 기소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검 "종합적인 마무리 단계"... 김성호 국정원장 서면조사 의혹 불거져

 

그러나 비자금 조성과 정·관계 불법 로비에 대해서는 삼성 측의 주장을 뒤집을 '한 방'이 부족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자금 원천에 대한 수사가 어려운 데다, 로비 의혹의 경우 로비대상자에 대한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특히 이날 CBS 보도로 지난 2월 26일 김성호 국가정보원장이 취임 전에 삼성의 로비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서면조사를 받았다는 의혹도 불거졌지만 윤 특검보는 "로비 조사는 완료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언급할 만한 내용이 없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특검이 이건희 회장 소환을 기해 마무리 수순에 들어가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민주노총 이용식 사무총장 및 허영구 부위원장 등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특검을 방문해 "불법로비 대상으로 지목된 임채진 대검찰청 검찰총장, 이종백 전 국가청렴위원장, 이귀남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 김성호 국가정보원 원장, 이종찬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 이상 5인에 대한 특검의 무성의한 조사태도는 직무유기와 다를 바 없다"고 비판하고 이들을 고발했다.

 

한편, 특검팀은 지난 3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2차 수사기한을 연장하겠다고 통보하고 오는 23일까지 수사기한을 연장했다. 윤 특검보는 "계열사 임원을 소환하는 등 부족한 부분에 대한 수사를 계속한다"며 "기본적으로는 종합적인 마무리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태그:#삼성특검, #이건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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