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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에서 진보신당과 불가피하게 선의의 경쟁을 펼칠 수밖에 없게 됐지만 한솥밥 먹으며 같이 고생하셨던 분들입니다. 특히 저는 지역(서울 강서구)에서 활동을 계속해온 사람으로서 민주노동당을 탈당한 지역분들을 계속 만납니다. 중앙당 차원에서는 얼굴 붉힐 일이 있을지 모르지만 지역에 내려오면 그 사람이 그 사람이거든요. 서로 도와야 합니다."

 

민주노동당 분당에 대해 진보세력의 '분열'이라는 회의적 시각이 있는 한편, '분화와 재편'의 과정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도 존재한다. 이처럼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멀쩡히 회사를 다니다 최근 밥그릇을 내던지고 민주노동당 후보로 서울 강서갑 지역구에서 18대 총선에 뛰어든 '최대리' 최동석 강서구위원회 부위원장은 분당과 관련해 27일 이같이 말했다.

 

지난 17대 총선결과 진보세력의 불모지였던 국회에서 왼쪽 날개가 돋아나기 시작한 사실에 한국사회의 진보를 바라는 국민들은 환호했다. 하지만 그들의 마음은 18대 총선을 앞둔 지금 착잡하다. 창당 4년 만에 13%의 지지를 받으며 10석으로 국회에 진출했던  민주노동당이 다시 4년 후인 지금, 대선에서 3%로 지지율이 가파르게 하락한 데다 분당 사태에까지 이르렀기 때문이다.

 

최동석 후보는 "지역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분당에 대해 매섭게 비판한다"며 "진보정당이 하나일 때도 비정규법안, 한미FTA 등을 막지 못했다. 더군다나 이명박 정부 하에서 보수 회귀현상, 노골적 신자유주의가 현실화되는 상황에 맞서기 위해서라도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비정규직, 대운하, 한미FTA 등의 굵직한 현안에 대해 입장이 100% 똑같을 것"이라며 "단결하는 방향으로 꾸준히 나아가면 신뢰를 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종북주의'라고 비판받는 민노당의 대북정책에 대한 그의 생각을 물었다.

 

"북한의 핵실험에 대해 당에서 유감입장을 표명했습니다. '일심회 사건'에 있어서는 사법부에서 국가보안법이라는 실정법 위반으로 유죄판결을 받은 것과는 별도로 당사자가 혐의를 계속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진보정당이라면, 특히 국가보안법과 관련해서 관련자 제명 문제를 '심상정 혁신안' 의결 안건으로 올려선 안 됐고 당 내부에서 당기위제소 등의 절차를 통해 사실관계 확인을 우선했어야 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종북주의' 논란은 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한편, 민노당이 북핵에 대해 뚜렷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못하는 것은 역량 부족이라고 봅니다."   

 

민노당이 '운동권 정당'이라는 비판에 대해서 그는 "민생을 국민들의 기대 수준에 맞게 챙기지 못한 것을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관심이 없어서가 아니라 구체적 정책을 내놓지 못하는 역량의 문제, 법제도적으로 관철시킬 수 있는 힘의 부족 문제 등에서 기인하는 거라고 봅니다. 가령 우리는 이렇다 할 산업정책을 갖고 있지 못합니다. 국내외 경제 사정을 고려해 어떤 산업을 어떻게 육성시키고, 그러면 어느 정도의 일자리가 창출된다는 등 이런 정책이 없습니다. 실력을 쌓는 게 중요하고 창조적 사업방식, 대국민 소통의 노력 등이 필요합니다."

 

최 후보는 대학 시절에는 단과대 학생회장, 총학생회 사무국장을 하며 학생운동에, 1997년 대선때는 국민승리21에서 선거운동에 참여했다. 군복무를 마친 후 취업을 했고 "자연스럽게" 민주노동당 당원이 됐다. 이후 직장생활과 민노당 당원 활동을 병행했다. 그 7년 동안 최 후보는 직장에서는 대리가 됐고, 당에서는 강서구위원회(당시는 강서을 지구당위원회) 자주평화통일위원장, 서울시당 당기위원, 강서구위원회 부위원장 등의 직함이 그의 이름 뒤에 붙었다.

 

최 후보는 주변의 만류를 뿌리치고 18대 총선에 출마한 동기에 대해 "대선에서의 지지율 하락, 분당 등을 거치면서 어려운 상황이지만 모든 것을 걸고 10년을 지역구에서 땀 흘리면 민노당이 강서구에서 국회의원도 배출하고, 구의원도 3분의1 이상은 당선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목표를 갖고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3선의 신기남 통합민주당 의원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공보특보 출신의 구상찬씨가 맞붙는 강서갑에서 10~15%득표를 통해 정치적으로 의미가 있는 3등이 돼 장기적인 시각으로 디딤돌을 놓겠다는 '지극히 현실적인' 출마동기인 셈이다. 그는 밥그릇을 던지고 나와 먹고사는 문제에 대한 걱정은 없느냐는 물음에 "산 입에 거미줄 치겠어요"라며 허허 웃었다.

 

최 후보는 자신의 경쟁력에 대해 '생활정치인'이라는 점을 꼽았다.

 

"요즘 생활정치 얘기 많이 하는데 저야말로 실제 생활과 정치를 같이 해왔다고 생각합니다. 직장인으로서 회사에서 나름대로 인정도 받았고, 그러면서 당 활동도 직장인 신분으로서 지역위원회에서 중요한 직책 맡는 등 성실히 임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경험들을 이번 총선에서 펼친다면 득표에도 도움이 될 거라 확신합니다."

 

그는 이번 총선의 의미에 대해 "한나라당이 과반수를 차지하면 향후 4년 동안 '대한민국 1%'를 위한 세상이 될 것이기 때문에 신자유주의로 질주해나가는 이명박 정부를 제대로 견제하는 의회가 구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 후보는 "민노당이 국정운영 능력에 대해서는 꾸준히 역량을 쌓아나가야 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노동자, 농민, 민중들을 위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의지는 민노당이 최고"라며 국민들이 이 부분을 신뢰하고 민노당에 표를 던져주길 바란다는 희망을 밝혔다. 

 

최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보육시설 확충, 보건소 지소 확대 등 '생활밀착형' 공약을 내놨다. 또  강서구 지역 뉴타운과 관련해 "열악한 주거 환경 개선을 위한 재개발은 필요하다"며 "그렇더라도 임대주택 확대, 분양원가 공개 등을 통해 세입자나 영세가옥주들이 쫓겨나지 않고 함께 지역에서 살 수 있는 재개발을 추진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희망사회'를 만들기 위한 30대 중반의 '최대리'의 도전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태그:#SAMMIJ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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