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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학수 "특검에 압수수색 하지말라 요청한 적 없다" 29일 오후 삼성그룹 전략기획실 이학수 부회장과 김인주 사장이 서울 한남동 삼성 특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 문경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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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 29일 오후 3시 50분] "특검에서 충실히 조사받겠다"
 
삼성그룹 비자금 의혹의 핵심라인으로 지목돼온 삼성그룹 전략기획실 이학수 부회장과 김인주 사장이 29일 오후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 한남동 특검 사무실에 출석했다.
 
삼성 비자금 비리의혹과 관련해 김인주 사장이 소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학수 부회장은 지난 14일 특검에 소환됐지만, 조준웅 특검과 '환담'만 나누고 조서조차 꾸미지 않아 빈축을 산 바 있다.
 
특검팀은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CB) 헐값발행 사건의 피고발인으로 이학수 부회장을 소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인주 사장은 지난해 11월 참여연대와 민변이 고발한 삼성비자금 비리 3대 의혹(▲비자금 조성 의혹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정관계 로비 의혹) 사건의 피고발인 자격으로 나왔다. 김 사장은 지난 28일 특검의 소환 통보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28일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에 대해 14시간 조사를 벌인 바 있는 특검팀은 이날 '삼성비자금 비리 3대 의혹'의 총체적 책임을 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들에 대해 삼성비리 전반에 대해 조사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김용철 변호사는 지난해 기자회견을 통해 삼성비자금 비리의혹의 핵심에는 '이학수-김인주' 두 사람이 있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2시 46분 특검 사무실에 도착한 김인주 사장은 고뫄스빌딩 로비에서 대기하고 있던 100여명의 기자들이 쏟아내는 질문에 굳게 입을 다물었다. 질문공세를 폈지만 그의 입을 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김 사장은 이날 기자들을 향해 "특검에서 충실히 조사받겠다"고 말한 뒤 곧장 엘리베이터를 타고 8층 조사실로 향했다. 엘리베이터 안까지 동승한 기자들이 "비자금 혐의를 인정하시냐", "이건희 회장이 비자금 조성을 지시했느냐"는 등 여러 민감한 질문들을 던졌지만, 눈을 질끈 감은 채 외면했다.
 
이날 오후 잇달아 10분 뒤인 오후 2시 56분경 도착한 이학수 부회장은 기자들이 "조준웅 특검과의 독대 중 압수수색 자제를 요청한 적 있냐"고 질문을 던지자 "그런 적 없다"고 짧게 답했다. 그밖에 차명계좌 보유의혹, 에버랜드 전환사채(BW) 헐값발행 등에 관한 질문을 했지만 답변하지 않았다.
 
또한 그는 "어제(28일) 소환통보를 받았다"며 "(특검에서) 성실히 답변하겠다"는 말만 했다. 그 역시 특별한 언급 없이 이 빌딩의 엘리베이터에 올라 역시 8층 조사실로 향했다.
 
이학수 부회장과 김인주 사장은 이날 밤늦게까지 특검의 조사를 받을 것으로 전해진다. 특검팀의 한 관계자는 "세 특검보가 돌아가면서 해야 할 질문들이 많다"며 오늘 소환조사가 지난 28일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 소환조사만큼 강도 높을 것임을 시사했다.
 
 

[1신 보강: 29일 오후 1시 30분]

 

삼성그룹의 핵심 실세인 이학수 부회장과 김인주 사장이 29일 오후 3시 서울 한남동 특검에 소환된다.

 

이 부회장과 김 사장은 이날 피고발인 신분으로 소환돼 삼성그룹 3대 의혹(▲비자금 조성 ▲경영권 불법 승계 ▲정관계 로비) 전반에 대해 조사받을 예정이다.

 

윤정석 특검보는 이날 오전 11시 특검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학수 부회장은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당시 감사으로 고발됐고 김인주 사장은 작년 11월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 피고발인으로 고발돼 피고발인 신분으로 소환해 피의자 조서를 작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일가 최측근 인사, 이학수·김인주

 

이학수 부회장은 지난 14일 특검에 소환됐다. 그러나 이 부회장은 이날 조서는 작성하지 않은 채 조준웅 특별검사와 대화만 나누고 돌아가 사실상 오늘이 첫 소환이다.

 

이 부회장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핵심 측근으로 '삼성의 2인자'로 통한다. 실제로 이 부회장은 지난 97년부터 11년째 회장 비서실장, 그룹 구조본부장, 전략기획실장을 지내며 그룹의 주요 의사결정에 깊숙히 관여하고 있다.

 

또 이 부회장은 불법대선자금 수사, 삼성X파일, 에버랜드 전환사채 저가발행 사건 등 각종 의혹들로부터 이건희 회장 일가를 지켜왔다. 이 부회장은 불법 대선자금 수사 당시 불법 정치 자금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되면서 이 회장과는 무관하게 본인이 직접 저지른 일이라고 진술하고 모두 뒤집어썼다. 김용철 변호사의 주장에 따르면 김인주 사장과 함께 에버랜드 전환사채 저가발행 사건 수사에 대비해 태평로 삼성본관 근처 오피스텔에서 '예비연습'을 하는 등 진술 및 증인 조작도 서슴치 않았다.

 

김인주 사장은 이건희 회장에서 이재용 전무로 경영권이 승계될 경우 이 부회장의 뒤를 이을 '후계자'로 알려져 있다.

 

이건희-이학수, 이재용-김인주. 이와 같은 구도에서 김 사장은 이 부회장과 함께 적극적으로 경영권 불법 승계 과정 및 이 전무의 재산증식에 개입했다. 김용철 변호사는 작년 11월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99년 2월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계획을 놓고 김인주 현 그룹전략실 사장과 의논했었다"고 주장했다.

 

지난 87년 삼성 회장 비서실 재무팀 이사로 발탁된 뒤 줄곧 그룹의 돈을 관리해 온 김 사장은 삼성그룹의 비자금을 관리해온 핵심 인물로 지목받고도 있다.

 

김용철 변호사는 작년 11월 기자회견에서 삼성물산의 해외비자금 조성 관련 메모랜덤 입수 경위 를 설명하면서 김 사장에 대해 다음과 같은 일화를 밝혔다.

 

"SDI 구매담당 강00이 실수해서 퇴사를 당한 뒤에 메모랜덤 등 비자금 관련 서류를 복사해서 미국으로 들고 나가 삼성에 협박을 했다. 2000년 경 김인주 사장이 이 문제를 의논해와 메모랜덤 등 관련 서류를 보게 됐다. 미국 샌디에고에 거주하던 강 아무개씨가 김순택 사장에게 협박 편지를 보냈을 때 김인주 사장이 이를 답답하면서 '협박에 응하다보면 끝이 없고 해결을 해야 한다'며 '강 아무개, 죽여버릴까'라고 진지하게 말한 적도 있다."

 

"삼성 3대 비리 의혹의 기획자와 집행자... 특검 남은 수사기간 동안 집중 수사해야"

 

특검팀은 이들을 상대로 그동안 제기됐던 의혹 전반에 대해 조사할 예정이다. 어제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를 전격 소환해 14시간 조사한 데 이어 지난 10년 간 삼성의 심장부에서 활약해 온 이 부회장과 김 사장을 소환하는 등 삼성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1차 수사 기한이 1주일 밖에 남지 않은 지금에서야 특검이 이들을 소환한 것은 늦은 감이 적지 않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과 참여연대, 경제개혁연대 등은 이학수 · 김인주를 조속히, 그리고 여러 번 소환 조사할 것을 이미 여러 차례 특검에 요구해왔다.

 

김상조 교수(경제개혁연대 소장)는 "특검이 핵심관련자 소환을 미루는 바람에 삼성 임직원들이 증거인멸에 나서는 등 새로운 범죄자들을 나오게 했고 그간 차명계좌 혐의와 관련해 소환됐던 임원들이 거짓진술하게 하는 '패착'을 뒀다"며 아쉬워했다.

 

그러나 김 교수는 "이제 특검 수사는 2차, 3차 연장될 수 밖에 없다"며 "지금이라도 이들에 대해 빈틈 없는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학수 · 김인주에게 특검이 조사해야 할 사안이 너무 많다. 사실상 특검이 수사 중이 3대 의혹 모두와 연관돼있는 인물들이다. 이건희 회장은 그와 관련해 사전승인 혹은 사후승인을 했을 수 있지만 이학수나 김인주는 이 사안들의 기획자이자 집행자이다. 지금이라도 특검은 남은 수사기간 동안 가장 집중해서 수사해야 할 것이다."

 

사제단, 뇌물검사 명단 추가 폭로 가능성 시사... 지지부진한 특검 수사 압박?

 

한편, 김용철 변호사는 이날 오전 평화방송 <열린 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삼성 특검팀이 검찰 고위층의 뇌물수수 건에 대한 수사 의지가 없는 것 같다"는 취지의 말을 한 뒤 "최근 국무위원이나 청와대 고위층에 거론되거나 내정되거나 하는 분들이 (뇌물수수자 명단에) 많이 포함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이날 오전 "김 변호사의 인터뷰 내용과 관련해, 신정부인사 대상자 및 검사 수십명의 명단을 조만간 공개할 생각이 있다"며 "오후 3시에 공개여부와 시일, 장소에 대해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윤 특검보는 이날 "불법 로비 의혹과 관련해 지금까지 알려진 3명(임채진 검찰총장·이종백 국가청렴위원장·이귀남 대검 중수부장)의 이름만으로 수사할 수가 없어 구체적인 자료를 요청해달라고 이야기를 했었다"며 해명했다.

 

또 "이재용 전무 소환을 두고 특검 수사가 지지부진해 국면 타결을 위한 강수라거나 혹은 사제단의 불만 표출로 인한 소환이라는 추측 보도는 오해를 살 수 있다"며 "소환 통보는 사전에 한 것이고 다만 언론에 언제 통보했다 미리 알려드릴 수가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태그:#삼성 특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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