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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전종훈, 김인국, 김영식, 김진화 신부는 27일 오후 3시 특별검사와의 면담을 거부했습니다. 사제단은 특검팀이 정식 소환절차를 밟지 않은 채 참고인 조사를 진행하려 했다는 점에서 독단적이었으며 언론에 대한 정보제공에 소극적이었던 점, 정ㆍ관계 로비관련 수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 등을 지적하고 6가지 요구사항을 밝혔습니다. 이하 전문을 공개합니다. <편집자주>

1. 특검의 면담 요청 및 면담 무산의 경위

 

2008년 2월 25일 제갈복성 특검보가 김영희 변호사에게 전화를 걸어 조준웅 특검이 사제단 신부들을 만나고 싶다고 요청하였다. 김영희 변호사는 사제단 신부들에게 조준웅 특검의 면담 요청을 전달하였고, 논의 끝에 면담을 수락하여 사제단 신부 4명이 2008년 2월 27일 오후 3시 특검과 면담을 하기로 하였다. 한편 이 과정에서 김영희 변호사와 제갈복성 특검보는 3~4차례 통화하였으나, 제갈복성 특검보가 김영희 변호사에게 사제단 신부들을 참고인으로 조사하겠다는 의사는 전혀 표시한 바 없다.

 

그런데 2008년 2월 27일 오전 10시 삼성특검 브리핑에서 윤정석 특검보는 사제단 신부들을 참고인으로 조사할 예정임을 일방적으로 밝혔다. 이에 경위를 확인해 보니, 조준웅 특검과 사제단 신부들 면담 이후에 제갈복성 특검보가 "신부들이 온 김에 신부들이 이전에 기자회견을 하게 된 경위에 대하여 참고인으로 조사하겠다"는 것이다.

 

사제단은 물론 면담 요청 의사를 전달한 김영희 변호사는 신부들의 참고인 조사에 대하여 전혀 들은 바가 없다. 참고인 조사는 출석 요구 등 정식 소환 절차를 밟아야 하는 것이고, 특검과 사제단의 면담과는 엄격히 구별되고 무관한 일인데도, 아무런 사전 예고도 없이 일방적, 독단적으로 참고인 조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면담요청의 취지에도 어긋나는 일이거니와 사제들에 대한 무례가 아닐 수 없다.

 

사제단은 이 참에 특검의 수사 의지와 능력에 대한 그 동안의 고민을 밝히지 않을 수 없다. 특검이 유사 이래 최대 부패 사건의 핵심 인물이자 피의자인 이학수에 대해서는 4시간여 환담만 나누고 사제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부른다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 지 모르겠다.

 

설사 제갈복성 특검보가 경험이 부족하여 참고인 소환 절차에 대해 알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조준웅 특검이 이를 보고 받고도 문제 삼지 않고 그대로 진행하려 하였고, 윤정석 특검보 마저도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소환 통보조차 없었던 신부들에 대하여 기자들에게 참고인 조사를 운운한 것은 현재 삼성특검의 무능과 무지를 가히 짐작케 한다.

 

이에 사제단은 오늘 예정된 조준웅 특검과의 면담을 전혀 의미 없다고 판단하여 면담을 거부하기로 하였다.

 

다만 당초 특검을 만나서 전달하려고 했던 사제단의 뜻을 기자들에게 밝히고자 한다.

 

"삼성이 특검에 광범위한 로비 한다는 정보 있어"

 

2. 이학수 독대에 대해

 

조준웅 특검은 이학수를 단독으로 만났는 바, 1)소환의 절차 2)만남의 방식 3)면담의 내용 모두 조준웅 특검의 변질된 수사의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게 하였다.

 

첫째, 소환의 절차. 이학수를 소환하면서 특검보 및 수사검사들과 전혀 상의하지 않았던 점. 둘째, 만남의 방식. 특검보를 배석하지 않고 단독으로 만났던 점. 셋째, 내용. 핵심피의자에게 수사에 대한 협조 요청하고, 오히려 이학수가 압수수색 자제요청을 했다는 것은 특검과 삼성과의 관계가 어떤 것인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그 이후로 특검 측의 압수수색이 없는 것은 이학수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특검이 이학수를 여러차례 소환하겠다고 했으면서도 아직 소환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것은 수사의지에 심히 의문이 있다. 이런 일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두 생각해야 한다.

 

3. 특검의 대언론태도에 대한 비판

 

삼성은 수시로 광범위한 수사 정보를 취합하면서 수사진을 압도하고 있다. 현재 많은 로비와 음모, 역정보 공작이 난무하는 중이다. 특검의 대언론 대국민 정보제공은 지나치게 소극적이어서, 수사보안이 이유라면 모를까 삼성은 이미 다 알고 있는 정보를 국민에게만 감추고 있다. 그 결과 특검은 규정을 운운하면서 사실상 삼성을 옹호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삼성특검은 역대 어느 특검보다도 가장 내용이 없는 최악의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는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다. 특검의 수사 결과를 수시로 공개하여 국민 여론의 지지를 구하지 않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었다.

 

4. 로비 관련 수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점

 

로비 관련 수사가 전혀 진행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불법 로비 담당 제갈복성 특검보의 능력과 수사의지에 대해 심각한 의문이 있다. 제갈복성 특검보는 적절한 수사관이 아니라고 지적하면서 로비 관련 수사권을 다른 검사들에게 넘기는 방안을 제안한다.

 

김용철 변호사가 제갈복성 특검보를 만났을 때 적어도 사제단이 밝힌 3명의 로비 관련 의혹 대상자들은 무조건 소환해서 확실하게 수사하겠다고 했는데, 2주 뒤에 만나보니, 혐의 없는 사람을 어떻게 소환하느냐고 반문했다고 한다. 갑자기 태도가 바뀐 것이다.

 

세간의 관심이 되고 있는 검찰로비 명단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앞서 사제단은 임채진, 이종백, 이귀남 등에 대하여 뇌물 수수 의혹을 제기했는데 특검은 소환조사조차 하고 있지 않다.

 

우리는 이런 특검을 믿을 수가 없으며 현 상태에서는 추가적인 명단을 공개할 수 없음을 밝혀둔다. 실제로 "삼성은 은혜를 잊지 않는다"며 특검 측에 광범위한 로비를 하고 있다는 정보도 있다.

 

"지지부진한 특검 차라리 검찰에게 수사 맡겨라"

 

5. 요구사항

 

가. 이건희 일가 및 이학수, 김인주, 최광해 등 핵심 피의자들을 조속히 소환 수사하라.

나. 국세청, 금감위, 공정위 등 관계기관의 장에 대하여 계좌추적 등 수사 지원을 요청하고 불응 시 징계절차개시요구 등 특검법에 규정된 권한을 행사하라.

다. 에버랜드 사건 등 경영권 불법 승계사건에 대해서는 검찰이 그동안 스스로 회피해 왔으므로 이건희 등 핵심 피의자들을 기소하라.

라.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하고, 특검의 로드맵을 제시하라.

마. 삼성수사의 핵심적 인물인 김용철 변호사를 만나라. 이학수는 4시간씩 만나면서 왜 김용철 변호사를 만나지 않는가?

바. 특검 1차 수사기간이 10일 밖에 남지 않았다. 이렇게 지지부진한 특검이라면 차라리 그간의 수사결과를 정리하여 전문수사기관인 검찰에 남은 수사를 맡기기를 요구한다.


태그:#삼성특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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