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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 신전의 그림자>겉표지
 <토트 신전의 그림자>겉표지
ⓒ 영림카디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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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결사대’라는 조직은 매력적이다. 이들은 추리소설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양념이다. 그런 이들이 ‘신화’와 ‘역사’까지 아우르는 비밀결사대라면 어떨까? 그 주목도는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미하엘 파인코퍼의 <토트 신전의 그림자>는 그것들을 한데 아우르고 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연결고리는 ‘토트’다. 토트는 이집트의 신이다. 그의 비밀을 알고 그가 남긴 유물을 얻는 자는 강력한 무기를 얻을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분명히 이것은 신화에서 시작한 소문에 불과하다. 하지만 비밀스러운 것에는 관심이 간다. 특히 저자가 알렉산더와 카이사르 그리고 나폴레옹이 이집트에 간 것을 이것과 연관시켜 설명하는 대목에서는 궁금증이 더 커진다. 도대체 토트가 무엇이며 남긴 것이 무엇이기에 그런 것인가?

1883년 런던에서 연쇄살인이 발생한다. 살해당한 사람들은 모두 매춘부다. 그들은 잔인하게 살해당했다. 시체 주변에는 피의 잔치가 벌어지고 있고 그들의 장기는 누군가에게 빼앗긴 상태다. 이상한 것은 시체 근처에 이집트 상형문자가 남겨져 있다는 것이다. 흉흉한 소문이 돌기 시작한다. 이것이 토트와 관련있다는 말이 나오기 시작하더니 ‘이집트 연맹’의 회장으로 있는 클래런스 공작이 연관돼 있다는 말도 나온다.

뒤숭숭한 왕가는 급히 고고학자 새라 킨케이드를 부른다. 이집트 상형문자를 생각해볼 때 그녀라면 뭔가 해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아무 것도 막지 못한다. 오히려 가장 소중한 사람 중 한 명이 납치되기도 한다. 그래도 그녀는 나름대로 소득을 거두게 된다. 연쇄살인을 벌이는 세력이 토트의 힘을 꿈꾸고 있다는 것을, 거대한 힘을 얻어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녀가 해야 할 일은 단 하나, 먼저 토트의 힘을 찾아내 없애는 일이다.

<토트 신전의 그림자>는 영화 ‘인디애나 존스’ 시리즈를 닮았다. 보물을 찾아 떠나는 모험은 그만큼 낯익은 것이다. 그렇다면 <토트 신전의 그림자>는 자주 봐왔던 것 중 하나에 불과할까? 이 소설의 강점은 역사를 소설을 이끌어가기 위한 소재로 삼은 것이 아니라 배경이자 주제로 삼았다는 것이다.

새라가 사건을 추적하기 시작해 이집트에 도착해 단서를 찾는 것을 보면 모험 소설이지만 한편으로 역사로 걸어가는 하나의 과정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모양새가 비슷한 다른 소설들과 달리 <토트 신전의 그림자>는 신화에 대한 해석부터 역사적인 지식을 끌어오는 것까지 그만큼 충실했다. 소설의 결정적인 장면들도 주인공들의 영웅심리가 아니라 신화와 역사적인 사실에 의존해 풀어낸다. 겉모습은 다른 소설들과 비슷하게 보여도 그 안은 신화와 역사의 열매로 꽉 찬 셈이다.

이집트 신 토트가 남긴 힘은 무엇인가? 그것은 이집트와 이 세계의 역사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해왔는가? 신화와 역사를 배경으로 시원한 모험담을 풀어낸 <토트 신전의 그림자>를 보면 그 답이 보인다. 답만 얻을 뿐인가. 아슬아슬하면서도 짜릿한 즐거움까지도 얻을 수 있다. 역사 미스터리로 그 품격이 부족하지 않다.


토트 신전의 그림자

미하엘 파인코퍼 지음, 배수아 옮김, 영림카디널(2007)


태그:#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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