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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스트>(연출 이현직·부성철, 극본 최완규·주찬옥)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당초 <로비스트>는 120억원이라는 막대한 제작비를 들여 미국의 워싱턴, 뉴욕 등에서도 촬영을 한 기대작 중의 기대작이었다.


그러나 <로비스트>는 먼저 방영을 시작한 <태왕사신기>(연출 김종학 윤상호, 극본 송지나·박경수)의 무서운 기세에 치여 결국 흥행에 실패하고 말았다. <로비스트>는 늦게 시작한 핸디캡을 극복하고자 방영 첫 주에 하루에 두 편씩을 편성하는 초강수를 두기도 했지만 <태왕사신기>를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심지어 지난 12월 5일 방영분에서는 시청률 한 자리(AGB 닐슨 미디어리서치 기준)를 기록하는 수모를 맛보기도 하였다.


<로비스트>로서는 이 모든 것이 <태왕사신기> 탓으로 여겨졌을 것이다. 그러나 아니었다. <태왕사신기>가 종영한 후 그 후속작인 <뉴하트>(연출 박홍균, 극본 황은경)에게도 시청률 경쟁에서 완패한 것이다. 지난 12일 <로비스트>의 시청률은 12.1%였던 데 반해 첫 전파를 탄 <뉴하트>는 17.1%(이상 TNS 미디어 코리아 기준)였다.


결국 <로비스트>의 문제는 <로비스트> 자체에 있었던 것이다. 당초 <로비스트>는 로비스트라는 직업이 가지는 부정적 이미지를 없애고 그 매력에 대해 조명해보고자 기획된 작품이었다. 여기에 동북아시아의 보이지 않는 긴장 속에서 독도가 가지는 지정학적 중요성, 그리고 북한의 무장공비 침투에 따른 한·미 양국의 갈등 등이 소재로 쓰일 예정이었다.


그러나 최근 <로비스트>에는 로비스트가 없다. 로비스트가 되어 언니의 복수를 하겠다고 다짐했던 마리아(장진영 분)는 최근 국방장관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하여 자신의 임무를 따내고자 할 뿐이다. 결국 이 때문에 첫사랑이었던 해리(송일국 분)와 적대 관계에 놓이고 있다. 해리와 마리아의 사랑이 이루어지고 마리아의 복수가 성공하길 바랐던 시청자들에게는 의아한 내용 전개가 아닐 수 없다.

 

반면 <뉴하트>는 <하얀거탑>(연출 안판석, 극본 이기원)의 인기에 편승하여 만든 메디컬 드라마가 아니냐는 일부 네티즌들의 우려와 달리 첫 회에서 주연들의 호연이 돋보였다는 호평이 나오고 있다. <뉴하트>의 앞으로의 전개가 더욱 기대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원래 <로비스트>가 처음 기획될 당시에 작품명은 <엔젤>이었다. 그러나 '엔젤'이라는 이름이 로비스트 세계를 다루게 될 드라마 내용에 비해 너무 약하다고 판단한 제작진이 제목을 바꾼 것이다. 하지만 최근 트렌디 드라마가 되어 버린 <로비스트>를 보고 있노라면 차라리 <엔젤>로 그대로 가는 것이 나을 뻔 했다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이제 <로비스트>의 종영이 멀지 않았다. 물론 <태왕사신기>를 보던 시청자들이 이미 극 훕반부로 치닫고 있는 <로비스트>로 채널을 돌리게 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그래도 올해 손꼽히는 기대작 중의 하나였던 만큼 명예 회복을 하여 유종의 미를 거두길 바란다.

덧붙이는 글 | 티뷰 기자단 기사


태그:#로비스트, #뉴하트, #시청률,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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