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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후보, 특히 이명박 후보를 겨냥한 자질론 논쟁이 기독교 내에서 벌어졌다. 소위 진보진영에선 BBK 문제를 걸고넘어지며 향후 국가적 혼란이 예상되므로 꼭 밝혀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보수 진영에선 BBK 문제는 비본질적 문제라는 입장을 보였다.

 

'2007 대선, 크리스천이 꿈꾸는 대한민국'이란 주제로 <CBS> '크리스천 Q'가 마련한 토론회에 나선 이근복 목사(새민족교회)는 BBK 문제와 관련 "만약 당선 후에 비슷한 논란이 계속된다면 국가적 혼란이 예상되므로 꼭 밝히고 넘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이어 "교회 장로가 각종 의혹의 중심에 서 있는데 대해 참담함을 느낀다"며 "교회가 사람을 어떻게 키우고 장로로 세웠는지 부끄럽게 여기고 반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선후보 자질론 중 도덕성을 우선순위로 매긴 것이다.

 

반면 임창호 목사(고신대 기독교교육과)는 "BBK 문제는 비본질적 문제"라며 "나라를 듬직하게 이끌어갈 실제 능력을 누가 갖고 있는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 목사는 "(대통령은) 나라를 믿음직하게 이끌어갈 수 있어야 한다"며 "무능과 포퓰리즘에서 벗어나 건강한 시민의식을 키워낼 수 있는 기본기가 된 지도자 자질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대선후보 자질론으로 '도덕성'보단 '능력'을 앞세운 것이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한목협 대표회장 옥한흠 목사) 정책위원장 이문식 목사는 "기독교는 언제나 개혁을 지향해야 한다. 개혁의 힘은 도덕성에 있다고 본다"면서도 "노무현 정부가 공기업과 정부조직 개혁을 제대로 해내지 못해 유권자는 도덕성과 효율성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이에 대해 김선욱 교수(숭실대 철학과)는 "경제적 부흥을 일으키고 난 다음 과연 사회적 신뢰를 쌓아갈 수 있느냐와 경제성장 이후 공동체가 강화되느냐, 해체되느냐를 심각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밝혔다. 

 

토론자들, 대선 관련 기도회에 부정적 견해 나타내

 

토론자들은 또, 기독교 진영에서 벌이고 있는 대선 관련 기도회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나타냈다. 이문식 목사는 "이제 더 이상 그런 기도회는 하지 말라. 기도는 골방에서 하라"며 "아무리 변명해도 순수한 뜻으로 보이지 않는다. 정치적으로 오용될 수 있는 이런 기도회는 차라리 안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선욱 교수도 "기도회나 설교는 목회자들의 일방적 메시지 전달로 끝나기 쉽다"며 "차라리 교회 안에서 토론회를 벌여야 한다"고 이 목사 입장에 힘을 실어줬다.

 

이와 함께 토론회에선 이번 대선을 보수와 진보의 대결구도로 몰아가는 것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이문식 목사는 "기독교인은 기독교인으로서의 정체성만 가지면 된다. 사안에 따라 기독교적 가치관으로 보수, 진보 입장을 취할 수 있다"며 "때문에 기독교가 '보수 우익'을 대변한다는 논리는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권의 보수, 진보 구도에 따라 기독교마저 편가르기를 하다 보면 붕괴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김선욱 교수는 "잃어버린 10년이란 표현은 심리적 장치에 불과하다"며 "과연 잃어버린 것이 무엇이고 얻은 것이 무엇인지 균형 있게 짚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정책, 부동산 정책 실패는 맞지만 복지제도는 탄탄해졌다. 그리고 과거 제왕적 대통령제가 무너지고 민주주의의 첫걸음이 실현됐다. 또, 정동영 후보는 민노당에서 보기엔 역시 보수일 뿐이다. 보수-진보, 좌파정권 같은 표현은 그저 표를 억기 위한 정치적 수사일 뿐이다"

 

이번 토론회는 30일 오전 11시 50분에 방송된다.

 

한편 '크리스천 Q'는 오는 12월 5일 '크리스천, 경제대통령론을 말한다'라는 주제로 기독교 내 대선토론회를 이어간다. <CBS>는 "크리스천에게 잘 먹고 잘 산다는 것은 무엇인지 한국 경제의 여러 문제들을 크리스천 관점에서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심도 있게 논의할 것"이라며 "또, 현재 대선 정국에서 경제 문제가 다른 모든 가치를 압도하는 현상을 크리스천은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도 짚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토론회에는 권영준 교수(경희대 국제경영학), 박득훈 목사(교회개혁실천연대 공동대표), 고세훈 교수(고려대) 등이 출연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에큐메니안(www.ecumenian.com)에도 실렸습니다 


태그:#대선, #기독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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