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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주최 '제2회 전국 대학생 기자상 공모전' 응모기사입니다. 이규원 시민기자는 원광대 경영학부 1학년에 재학중입니다 [편집자말]
 
▲ 전북대 대학로 주변 불법으로 버려진 쓰레기더미 
ⓒ 이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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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왜 냄새나는 쓰레기 안 치워?"

지난 11월 16일 저녁 7시 전북대 근처 도로. 꿈과 낭만으로 가득차야 할 대학로에 믿기지지 않는 광경이 일어났다. 길을 지나가는 사람들은 산처럼 쌓여있는 쓰레기더미를 보고 저마다 한마디씩 하며 지나간다.

대학로 이곳저곳에 며칠 지난 쓰레기가 쌓여 있었다. 차도와 인도를 위협할 정도의 분량이다. 대학생 박아무개(21)씨는 "쓰레기 때문에 냄새도 냄새지만, 길이 좁아져 차와 사람들이 교통혼잡까지 겪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건 비단 대학로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주 시내 곳곳에서도 쓰레기더미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지금 전주는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 전주시의 쓰레기와의 전쟁선포 
ⓒ 이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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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 불법 쓰레기와의 전쟁 선포

지난 10월 17일 전주시는 '쓰레기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11월 1일부터 비규격 봉투에 담겨 배출된 쓰레기나 음식물, 재활용품 등이 무분별하게 섞여 배출된 쓰레기, 도심 외곽지역에 불법 투기된 폐가구나 가전 등의 수거를 전면 거부하겠다는 강경 입장을 공식 발표했다.

전주시에서는 쓰레기 규격봉투 이용과 분리수거 생활화, 불법투기 근절을 위한 대시민 홍보를 펼치며 또 시민들의 적극적인 노력과 협조도 당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주환경운동연합에서는 지난 8일 전주시가 벌이고 있는 불법 쓰레기와의 전쟁과 관련, 성명을 내고 "전쟁선언이 단순히 경고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더불어 환경연합은 소각 위주의 쓰레기 처리방식에 적합한 대책마련을 촉구하였다.

한편, 시민들 사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지금 쌓여있는 불법쓰레기의 수거를 거부하면, 도심 전체가 불법 투기된 쓰레기 천국이 될 것이고, 합법적으로 쓰레기를 배출하는 시민들은 불법 쓰레기로 인해 피해를 겪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안세경 부시장은 "일시적으로는 진통이 따르겠지만, 쓰레기 배출문화를 바로잡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며, 강온 전략을 병행해 선의의 피해를 최소화 하겠다"고 말했다.

 
▲ 새벽 4시 30분 전북대 대학로 
ⓒ 이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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쌓여가는 쓰레기, 답답해하는 환경미화원

"분리수거가 안되면 우리도 가져갈 수가 없어."

17일 새벽 4시 30분, 전북대 대학로. 새벽을 누구보다 빨리 맞이하는 환경미화원이 있다. 새벽바람이 매서웠다. 두손 두발이 꽁꽁 얼어붙을 것 같은 추위지만 어김없이 새벽 4시부터 환경 미화원 일은 시작된다.

늘어만 가는 쓰레기에 걱정이 되었는지 동네 주민도 나와 환경미화원을 기다렸다. "쓰레기때문에 동네 이미지도 안좋아져 정말 골칫거리"라고 말했다. 30분 정도 지나자 쓰레기차와 함께 환경미화원이 도착했다.

 
▲ 쓰레기를 수거하는 환경미화원 
ⓒ 이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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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런히 쓰레기를 수거하는 환경미화원에게 "왜 쓰레기를 모두 수거하지 않냐"고 물었다. "규격봉투에 담긴 것들만 가져가는데 다음날이 되면 또 불법 쓰레기가 쌓인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사람들이 왜 이렇게 쓰레기를 버리는지…. 자기 동네가 더러워 지는 것을 봐도 아무 생각이 안 드나봐."

"언제까지 이대로 쓰레기를 방치할 예정입니까?"
"주민들이 불법 쓰레기를 직접 분리해 처리한 뒤에야 수거가 가능하지."

말을 하는 얼굴에 쌓여만 가는 쓰레기에 대한 답답함이 묻어있었다. 시민들의 환경의식 변화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 불법투기를 막기위해 거울을 설치한 전주 인후동 골목 
ⓒ 이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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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양심, 이래서야 되겠습니까?

환경미화원을 만나고 집으로 돌아오던 중 불법투기로 인해 문제가 되던 한 골목길에 거울이 설치된 것을 보았다. 누가 이곳에 거울을 붙여놨지? 하는 생각에 거울을 보기 위해 가까이 가 보았다 .

거울에 붙여있는 글귀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당신의 양심! 이래서야 되겠습니까?라는
글귀를 읽고 한 동안 멍하니 그 자리에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밤늦게 쓰레기를 불법투기 하러 왔다가 이 거울을 보게 된다면 어떤 느낌일까, 하는 생각이 제일 먼저 나의 뇌리를 스쳤다.

모든 시민들이 규격봉투 이용과 분리수거의 생활화, 불법투기 근절을 실천해 거울에 비치는 모습이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태그:#불법투기, #쓰레기 종량제, #이규원, #환경미화원, #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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