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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솔길에서 마주한 계양산 가을의 끝자락

 

지난 11일(일) 한강유역환경청의 조건부동의안을 발판삼아, 막개발을 일삼고 있는 인천광역시의 도시계획위원회에서 개발 결정이 난 인천 계양산 롯데 골프장 예정부지를 몇 달 만에 찾았다. 작년 겨울 인천녹색연합 활동가가 계양산 골프장 철회를 요구하며 나무위 시위를 벌인 목상동 솔밭도 둘러보았다.

 

징매이 고갯길을 넘기 전 샛길로 접어들면 골프장 예정부지로 향하는 길이 있다. 등산객들의 발길이 드문 오솔길과 숲은, 가을의 끝자락을 잡고 있는 숲의 멋들어진 풍치를 보여주었다. 작은 계곡과 오르막을 올라 등산로로 이어진 산줄기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숲 속 길을 따라 내려왔다. 그곳에 죽음의 골프장 예정부지가 있었다.





 

불법 자행한 롯데 골프장 개발 예정부지

 

인천 계양산 골프장을 추진하고 있는 롯데건설은, 그동안 훼손된 부지에만 골프장을 조성한다며 사업추진의 명분으로 삼아왔었다. 하지만 지난 8월 시 도시계획위원회와 한강유역청에 롯데측이 제출한 개발계획(안)에 기재된 부지는 실제와 다르다는 것이, 계양산 골프장 반대 자연공원 조성을 위한 인천시민위원회에서 항공사진과 정부 자료 등을 확인, 분석한 결과 밝혀졌다. 롯데측이 '쓰레기매립장' 또는 '잡종지'로 표시한 부지는, 실제 생태적으로 양호한 생태자연도 2등급지와 논, 밭 등 경작지였다. 골프장 개발을 위해 허위로 자료를 작성, 제출한 것이다.

 

또한 사진자료에 따르면 롯데측이 골프장 해당부지를 이미 2005년 하반기부터 나무를 뽑기 시작해, 2006년 5월 말까지 해당부지의 나무를 모조리 뽑고 중장비로 땅을 고르는 등 지속적으로 골프장 개발을 위해 주변 논 등 경작지를 불법 형질변경을 해왔다.

 

그 골프장 예정부지의 모습은 처참했다. 녹음이 사라진 그 곳은, 황량함 그 자체였다.
인간의 어리석은 탐욕을 채우기 위해, 골프장 개발을 위해 초록빛 숲을 파괴한 결과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관련해 지난 2006년 5월 인천시 계양구청은 롯데측에 불법 산림훼손에 따른 원상복구명령과 고발조치를 한 바 있다. 당시 롯데측은 2,000주의 나무를 원상복구명목으로 2006년 6월 식재했지만, 대부분의 나무들은 말라 죽어버렸다. 하지만 원상복구명령 이행을 관리 감독해야 하는 계양구청(장)은 골프장 추진에 열을 올렸다. 골프장이 건설되면 '지역경제가 활성화된다' '세수가 늘어난다'는 허황된 말을 내뱉으면서 말이다.

 

그 덕분에 숲이 사라진 그 자리는, 오래도록 제 모습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인천 사람들의 소중한 휴식처이자, 야생동식물의 보금자리 보고인 계양산을 살리는 일을 가로막고 있다. 그 현장을 영상에 담아 고발한다.

 

▲ 말라죽는 인천 계양산 롯데 골프장 예정부지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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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포터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p.s. 인천 계양산 롯데 골프장 개발은 현재 건교부 도시계획위원회의 결정을 앞두고 있다. 그리고 얼마전 롯데 골프장 개발을 물심양면으로 도운 바 있는, 인천시는 철마산과 계양산을 연결하는 국내 최대의 생태통로 및 녹지축 복원공사를 시작했다. 뒤로는 생태계를 파괴하는 골프장 개발에 앞장서면서 말이다. 


태그:#인천계양산, #롯데골프장, #불법형질변경, #산림훼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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