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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모습으로 자전거를 타는 이 여자회원은 이날, 제가 찍은 사진 가운데 '베스트포즈상'을 줄 만 했어요.
▲ 가파른 내리막길도 멋진 모습으로 자전거를 타는 이 여자회원은 이날, 제가 찍은 사진 가운데 '베스트포즈상'을 줄 만 했어요.
ⓒ 손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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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20일, 밤 10시에 경북 구미 금오바이크(http://www.kumohbike.com/) 식구들과 함께 울진으로 떠났어요. 울진MTB에서 주최하고 '울진원자력본부'에서 후원하는 '통고산 연합 라이딩'에 참가하려고 가는 거였어요. 두 달 앞서부터 준비해온 울진MTB 식구들은 이번 행사를 '산악자전거' 타는 사람들 큰잔치로 마련한 행사예요.

구미에서는 모두 11명이 갔는데, 이 밖에도 서울·경기·대구·경주·포항·울산·부산·구미에서 60명 남짓 함께 모였답니다. 울진 식구들까지 모두 90명쯤 되었는데,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이 많은 사람이 울진 통고산 자연휴양림에 모두 모였으니, 울긋불긋 물드는 통고산과 어울려 알록달록한 옷차림이 또 다른 단풍을 물들였답니다.

우리 부부도 이번 행사에 가려고 몇 주 앞서부터 신청을 해놓고 가을 산을 자전거로 달린다는 마음에 무척 설레었는데, 애고 이런 내가 그만 이틀 앞두고 발목을 삐고 말았어요. 퉁퉁 부은 발로 자전거를 탈 수도 없고 가야하나 말아야 하나 많이 망설였는데, 끝내 절룩거리면서라도 사진이라도 찍을 욕심으로 함께 가게 되었답니다.

경북 울진군에는 처음 가보는 곳인데, 가는 길목에 영주를 지나 봉화까지 거쳐서 가더군요. '봉화'하면 늘 꼭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었는데, 이렇게 지나치기라도 하니 무척 즐거웠지요. 그런데 워낙 늦은 밤에 떠났기 때문에 바깥 구경을 할 수 없는 게 몹시 안타까웠어요.

봉화군에 들어서면서 웬 길이 그다지도 꼬부랑길인지 아스팔트를 잘 깔아놓았는데도 한 굽이 한 굽이 돌 때마다 몸이 이리저리 휘청거리며 쏠리더군요. 다음에 우리끼리 꼭 한 번 다시 와보겠노라고 다짐하면서 꼬부랑길을 벗어나 드디어 통고산 자연휴양림에 닿았어요. 벌써 새벽 2시!

먼저 모인 다른 동호회 식구들은 어느새 잠들었고, 울진MTB 식구들이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며 그 새벽에 맛있는 오징어회, 가자미회, 두루치기를 내오며 술상을 차려주었답니다. 지난 두 해 동안 13차례에 걸쳐 '백두대간랠리'를 이끌어왔던 알똥님(이준권)도 우리 구미 식구들을 보며 어찌나 반가워하던지 매우 고마웠지요.

온 나라에 있는 '산악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한데 모여 여러 해 동안 함께 우리나라 산, 곳곳에 땀 흘리며 자전거를 타고 다녔으니, 겨우 두 번밖에 가지 않았던 나조차도 많은 사람이 알아보고 인사를 하니 퍽 살가운 정이 느껴졌답니다. 이렇게 행사가 있을 때마다 가서 만나는 사람들인데 마치 늘 가까이에 있던 사람처럼 반가워하고 즐거워하는 모습들이 매우 남달랐어요. 깊은 정이 느껴지는 이웃이자 한 식구 같았어요.

곱게 단풍이 들고 있는 울진 통고산 자연휴양림이 매우 아름다워요. 멋진 풍경과 어우러져 공기 맑고, 나무냄새 싱그러운 멋진 곳이랍니다. 이런 자연과 벗하며 사는 이들이 부러워요.
▲ 울진 통고산 자연휴양림 곱게 단풍이 들고 있는 울진 통고산 자연휴양림이 매우 아름다워요. 멋진 풍경과 어우러져 공기 맑고, 나무냄새 싱그러운 멋진 곳이랍니다. 이런 자연과 벗하며 사는 이들이 부러워요.
ⓒ 손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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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4시쯤에 자연휴양림 숲 속 집에서 잠을 자고 남편과 나는 새벽 6시쯤에 일어나서 가을빛이 한창 물드는 통고산 자연휴양림 둘레를 다니며 사진을 찍었어요. 아침이라서 매우 쌀쌀했지만 쌀쌀함마저 상쾌하게 느껴질 만큼 울창한 숲에서 뿜어져 나오는 나무냄새와 어우러져 공기가 매우 맑아요.

너와지붕을 이고 있는 작은 정자와 출렁다리도 건너보고 맑은 물이 흐르는 골짜기를 따라 한 시간쯤 다니다가 돌아오니, 어느새 아침상이 마련되어 있었어요. 시원하게 끓인 육개장을 한 그릇 맛나게 비우고 천천히 자전거를 탈 준비를 했어요.

오늘 같은 날, 이렇게 멋지고 아름다운 숲 속에서 자전거를 타는 기분은 얼마나 좋을까? 발을 삐어서 아쉽게도 자전거를 타지 못하고 그저 사진기만 들고 이리저리 사람들 풍경만 찍어야 했어요.


에서 지난 두 해 동안 13차에 걸쳐 '백두대간랠리'를 이끌어 왔던 알똥(이준권)님이 가장 먼저 들어오시네요. 짝짝짝!!!
▲ 첫 번째 구간인 박달재 에서 지난 두 해 동안 13차에 걸쳐 '백두대간랠리'를 이끌어 왔던 알똥(이준권)님이 가장 먼저 들어오시네요. 짝짝짝!!!
ⓒ 손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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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고 신나는 한 때를 보내고 있어요. 저마다 얼굴엔 웃음꽃이 활짝 피었답니다.
▲ 전국에 있는 동호회가 한 자리에 모여 즐겁고 신나는 한 때를 보내고 있어요. 저마다 얼굴엔 웃음꽃이 활짝 피었답니다.
ⓒ 손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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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오늘 나는 찍사다! 자전거 타는 사람들 살아있는 모습을 찍어야지!'

이렇게 생각하면서 아쉬운 마음을 달래고 있는데, 발목이 아파서 절룩거리며 걷는 나를 보고, 어떤 분이 다쳤느냐고 하면서 가방을 뒤지더니 수지침을 놔주었어요. 침을 맞자 놀랍게도 바로 발이 편해지고 걷는 게 훨씬 자연스러웠어요.

이날, 하루 동안 그나마 편하게 다닐 수 있게 해준 분이 알고 보니, 울진 식구였어요. 이 자리를 빌려 무척 고맙다는 인사를 올립니다. 이윽고 시작을 알리는 소리와 함께 저마다 즐겁고 신난 얼굴로 힘차게 자전거를 타고 갑니다.

나는 울진에서 지원하는 차에 타고 온종일 자전거 타는 이들 뒤를 따라다녔는데, 갖가지 행동식(자전거를 탈 때 먹을 물과 간식거리)을 실은 트럭을 타고 첫 번째로 닿을 곳인 박달재에 먼저 가서 기다리기로 했어요. 자전거로는 1시간30분쯤 걸리는 곳인데 사람들을 기다리면서 울진 식구들이 이번 행사를 치르게 된 이야기를 들었어요.

울진MTB(http://uljinmtb.com)는 군 단위 지역 동호회 치고는 꽤 큰 모임이더군요. 조세희(48) 회장님을 비롯하여 회원이 62명이나 되는데, 이런저런 큰 행사도 여러 번 치렀어요. 얼마 앞서 지난 8월에도 울진 엑스포공원에서 울진엠티비 잔치를 열어서 자전거를 타는 전국 동호회 사람을 불러 큰 잔치를 베풀기도 했지요. 그리고 그때마다 '울진 원자력본부'에서 아낌없이 도와준다는 얘기도 들었어요.

엄마, 아빠, 형, 온식구와 함께 온 어린이도 아주 씩씩하게 잘 타요. 더구나 어른도 힘들고 지치는데, 끝까지 모두 탔다는 게 놀라워요.
▲ 남녀노소 가릴 것 없어요! 엄마, 아빠, 형, 온식구와 함께 온 어린이도 아주 씩씩하게 잘 타요. 더구나 어른도 힘들고 지치는데, 끝까지 모두 탔다는 게 놀라워요.
ⓒ 손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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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크! 한 사람이 퍼졌니더!"

저 멀리 산등성이에 자전거가 보이기를 기다리면서 산을 둘러보니, 키 큰 소나무 숲이 굉장히 멋져요. 구미에서는 '소나무재선충병'이 돌아서 말라죽은 소나무가 많았는데, 울진에는 나무가 모두 싱싱하고 울창하게 숲을 이루고 있어 참 아름다웠어요. 또 이 둘레에는 천연기념물인 금강송도 많다는 얘기도 들었어요.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늘 자전거를 즐겨 타는 울진 식구들이 무척 부럽기도 했답니다.

이윽고 하나 둘 자전거가 보여요. 모퉁이를 돌아가는 모습을 찍으려고 자리를 잡고 앉았는데, 사진기로 내다보는 모습이 모두 어찌나 씩씩하고 멋진지 몰라요. 저마다 활짝 웃는 얼굴엔 신나고 즐거운 모습이 가득해요.

"우리 온 길로 빨리 가 봐요! 한 사람이 퍼졌니더!"
"응? 아니 벌써 퍼졌다고?"
"네. 얼른 가 봐요. 저기 통고산 입새에서 퍼져서, 지원차가 올 거니까 기다리라고 했니더."


울진 식구인 듯 보이는 한 분이 나와 함께 간 울진 사무국장(강준용(35))한테 바삐 서두르며 큰소리로 외쳤어요. 아마 벌써 지친 이가 있었나 봐요. 임도를 많이 타보지 않은 새내기라면 그럴 수도 있겠다 싶어 다른 사람은 모두 가던 길로 보내고, 나와 울진 식구 한 사람만 남겨놓은 채 지원차가 서둘러서 울퉁불퉁 산길을 헤치며 갔어요. 그런데 한 시간이 가까워도 도와주러 간 차마저 오지 않아 몹시 걱정하며 기다렸어요.

통고산 임도는 한쪽이 낭떠러지라서 매우 조심해서 타야 해요. 혹시 생길지 모를 사고를 미리 막으려고 낭떠러지 쪽으로는 울진 식구들이 타고 온다고 했는데, 큰일이 생긴 건 아닌지 무척 걱정했지요.

거의 한 시간 만에 돌아온 차는 퍼진(?) 사람을 못 찾았다고 하면서 먼저 앞서간 사람들 뒤를 빨리 쫓아갔어요. 어쩌면 지원차를 기다리다가 아까 먼저 닿은 사람들과 함께 왔을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거기까지 가서 다시 찾아보기로 했어요.

아니나 다를까 생각했던 대로 퍼졌다고 하던 그 사람은 맨 끝 무리에 함께 가고 있었어요. 사고가 난 건 아닐까 걱정했던 우리는 그제야 마음을 놓을 수 있었지요. 그러나 힘겹게 자전거를 끌고 가는 걸 보니, 안 되겠다 싶어서 차에 태우기로 했어요. 또 얼마쯤 가다 보니, 여자회원 한 분이 매우 힘들어해서 다시 태우고….

우리는 앞서간 이들과 시간 차이가 너무 벌어져 있어 거의 오후 2시가 다 되어서 점심을 먹기로 한 폐교인 '동수곡초등학교'에 닿았어요.

점심때에도 어김없이 울진 식구들이 마련해준 밥을 먹었는데, 험한 산길까지 음식을 날라와서 밥을 차려주니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요. 점심을 먹고 잠깐 동안 쉬고 있는 사람들 얼굴을 보니, 힘은 들어도 모두 즐거워해요. 남편 얼굴도 보니, 힘든 낯빛 없이 무척 신나는 듯했어요.

"끝까지 다 타고 온 거야?"
"그럼! 길도 멋지고 풍경도 정말 좋더라. 자전거 타고 오면서 군데군데 사진도 찍었는데 아까운 풍경도 많았어."
"그랬을 거야. 나도 쫓아오면서 보니까, 정말 멋지던데…."


아름다운 숲속에서 자전거를 타는 기분! 날아갈 듯해요.
▲ 자전거를 타면 즐거워요! 아름다운 숲속에서 자전거를 타는 기분! 날아갈 듯해요.
ⓒ 손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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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가장 힘들고 빡세다는 잠재터 고개가 남았어요. 오르막도 가파르고 자갈길이 많아서 잘 조절해서 타야 한 대요.

통고산 자연휴양림에서 시작하여 박달재→동수곡초교(폐교)→잠재터→동석광산을 거쳐 또다시 통고산 자연휴양림까지 가는 거리가 모두 42km라고 하네요.

찻길에서 42km라고 하면 그다지 힘들지 않지만, 산길에서는 매우 힘들고 먼 길이에요. 그래도 모두 꾸준히 산악자전거를 타면서 쌓은 솜씨가 뛰어나서 크게 뒤처진 사람 없이 7시간 만에 아무 탈 없이 끝낼 수 있었답니다.

우리와 함께 간 '금오바이크' 식구 가운데 두 분은 이런 행사에 처음 오는 분이었는데, 끝까지 아무 탈 없이 잘 탔다고 하면서 무척 좋아했어요. 또 스스로 해냈다는 생각에 무척 자랑스러워했지요. 그러면서, "내가 오늘 구미 가서 저녁 쏜다!" 하고 얘기하는 바람에 모두 한바탕 크게 웃으며 손뼉을 쳤답니다.

울진 식구들은 끝까지 손님들을 챙기기에 바빴어요. 울진에서 나는 마른오징어를 동호회마다 여러 꾸러미씩 나누어주었어요.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자전거를 탄 사람들이 더욱 즐겁고 뿌듯했는데, 아무 탈 없이 큰 잔치를 치른 게 기쁘다면서 잔치를 베푼 곳에서 더욱 고마워했어요.

마지막 기념사진을 찍고 모든 행사를 마친 뒤, 헤어지려고 하니 몹시 서운했어요. 벌써 해는 지고 다시 먼 길을 달려 돌아가야 하는데, 하루 동안 땀 흘리며 같이 자전거를 타는 사이에 정이 많이 들었는지 서로 붙잡은 손을 놓지 못하고 아쉬워했어요.

"자! 이제 금남호남정맥 랠리에서 다시 만납시다!"


누군가 외치는 소리를 들으며 멋지고 즐거웠던 통고산 가을빛을 뒤로하고 저마다 집으로 가는 차에 올라탔답니다.

지난 10월20일~21일,경북 울진군 통고산 자연휴양림에서 전국에 있는 산악자전거 동호회 식구들이 한데 모여 연합라이딩을 치렀답니다.
▲ 2007통고산 연합라이딩 지난 10월20일~21일,경북 울진군 통고산 자연휴양림에서 전국에 있는 산악자전거 동호회 식구들이 한데 모여 연합라이딩을 치렀답니다.
ⓒ 손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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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젠 금남호남정맥 랠리로 가자!
지난 두 해에 걸쳐서 전국 산악자전거 동호회 식구들이 13차례나 함께 모여 ‘백두대간 랠리’를 펼쳤습니다.

지난 9월 30일을 끝으로 모두 마무리가 되었는데, 이번에는 그 뒤를 이어서 ‘금남호남정맥 랠리’를 다시 달린다고 합니다.

백두대간 랠리와는 달리, 호남지역을 중심으로 금남정맥과 호남정맥을 이어서 내장산, 백운산까지 자전거로 달리는 랠리입니다.

10월 28일(일요일), 그 첫 번째로 전북 장수군 무령고개에 또다시 모여서 뜬봉샘을 지나 마이산, 주화산 모래재, 화심온천까지 가는 103km나 되는 구간을 달리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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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연재 자전거는 자전車다 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남편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오랫동안 여행을 다니다가, 이젠 자동차로 다닙니다. 시골마을 구석구석 찾아다니며, 정겹고 살가운 고향풍경과 문화재 나들이를 좋아하는 사람이지요. 때때로 노래와 연주활동을 하면서 행복한 삶을 노래하기도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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