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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합민주신당 경선이 다시 한번 중대 고비를 맞게 됐다. 대통합민주신당 선거인단 명의도용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어제(6일) 정동영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사무실에 대해 압수수색을 시도했다.

 

경찰의 압수수색 시도는 정 후보 측의 저지로 일단 무산되었지만, 간신히 재개되는 듯하던 신당의 경선은 다시 혼미 속으로 빠져들게 되었다. 당장 오늘(7일)로 예정되었던 합동토론회가 취소되었고, 정동영 후보는 모든 일정을 취소했다.

 

압수수색 시도의 파장

 

파장은 여러 갈래로 나타나고 있다. 우선 정 후보 측은 "1위 후보에 대한 정치탄압"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공권력까지 총동원돼 `정동영 죽이기'가 시작된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특히 정 후보 측은 압수수색의 배후로 친노세력을 지목하고 나섰다. 김현미 대변인은, "이 해찬 후보측과 경찰이 교감하고 은밀히 내통하고 있는데 대해 대단히 분노를 느낀다"고 했다.

 

경찰의 압수수색이 다시 강행될 경우, 정치적 파장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정 후보 측이 압수수색의 배후로 친노세력을 계속 지목한다면 정 후보와 친노세력 간의 대결이 격화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압수수색 등을 통해 경찰수사가 진전된다고 했을 때, 그 결과가 주목된다. 경찰이 원내 제1당의 '1위 후보'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을 때는, 명의도용과 관련하여 캠프 차원의 연루정황이 포착되었기 때문이 아니었겠느냐는 추론이 가능하다.

 

특히 정인훈 구의원의 지시로 PC 작업을 한 대학생들이 정 후보 사무실에서 아르바이트를 해왔고, 그 일은 '대리서명'을 하는 일이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명의도용 사건에 캠프 차원의 연루가 확인될 경우, 정 후보는 8개 지역의 경선을 앞두고 치명타를 맞게될지도 모른다.

 

현재까지의 상황만으로도 정 후보는 상당한 부담을 안게되었다. 경찰의 법집행을 물리력을 동원하여 막는 장면은 '1위 후보'가 법을 지키지 않는다는 따가운 시선을 받을 수 있다. '원샷 경선'일을 불과 일주일 앞둔 시점에서 정 후보 측은 여론의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원샷 경선' 앞두고 큰 부담 안게 된 정동영

 

물론 신당 지도부는 경찰에 대해 압수수색의 자제를 요구했지만, 칼을 빼든 경찰이 이러한 정치적 요구를 수용할지는 불확실해 보인다. 압수수색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해도, 정 후보 캠프의 무혐의가 입증되지 않는다면 정 후보는 상당한 부담을 안은채 경선을 치러야할 상황이다.

 

'원샷 경선'으로 정동영 대세론에 차질이 빚어진 정 후보 측은 다시 경찰의 압수수색으로 남은 경선에 적신호가 켜진 상황이 되어버렸다. 특히 경찰의 압수수색 시도는 정 후보의 승리가 예상되던 신당 경선의 흐름 자체를 흔들어놓을 수 있는 파괴력을 가진 것이다.

 

따라서 정 후보 측의 반발은 거셀 수밖에 없다. 정 후보 측이 아직 충분한 근거없이 '이해찬 배후설'을 제기하고 나선 것은 일단 저항의 명분을 극대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그런데 이해찬 후보 측도 정 후보 측을 향해 강공에 나섰다. 손학규 후보 측이 수사협조를 적극 요청하는 선에서 정 후보 측에 대응하는데 비해, 이 후보측은 정 후보의 사퇴까지 요구하면서 강도높은 공세를 폈다. 정 후보 측의 친노세력 음모론과 맞물리면서 남은 경선기간동안  정동영-이해찬 양자간의 정치적 대결구도가 형성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경선의 최종 승부, 예측불허 상황으로

 

장점중단 사태로 한 차례 위기를 맞았던 신당 경선은 이번에는 경찰의 압수수색이라는 '외풍'에 의해 다시 한번 위기를 맞게 되었다. 이제 신당의 경선은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 되고 있다.

 

우선 이러한 상황에서 정 후보 측이 남은 경선 일정을 정상적으로 진행하려 할 지가 변수이다. 만약 정 후보 측이 경찰 압수수색의 '배후론'을 공식적으로 제기하고 '보이지 않는 손'의 작용까지 주장하고 나선다면, 경선파행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경찰수사 방향에 대해 아무리 불만이 크다 해도, 1위를 달리고 있는 후보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는 쉽지않을 것이다.

 

그래서 '원샷 경선'이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라 해도, 그 결과를 예측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파문의 영향이 경선에 남아있는 8개 지역 경선, 모바일투표, 여론조사에 어떻게 나타나게 될 지가 매우 유동적이기 때문이다.

 

물론 정 후보는 여전히 조직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에 투표율이 저조한 선거인단 투표에서 우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정 후보를 지지하는 선거인단 사이에서는 '정동영 죽이기'에 대한 동정론이 확산되어 표가 뭉쳐질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모바일투표, 여론조사에서 어떤 변화가 생길지 여부는 그야말로 예측불허이다. 정 후보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인 방향으로 흐를 경우에는 경선의 최종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현재로서는 예상하기가 무척 어렵다. 결국 '원샷 경선'이 예정대로 진행된다 하더라도 정동영·손학규·이해찬 3인간의 예측불허의 승부가 예상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15일이 되어야 한꺼번에 알게 되는 상황이다. 15일날 뚜껑이 열렸을 때, 그 결과에 따라 경선승복 여부가 초미의 사안으로 떠오를 수도 있다.

 

정동영 후보가 '원샷 경선'을 수용하기로 했을 때, 대세론이 위력을 발휘하기 어려운 상황은 되겠지만, 그래도 조직력에서 우위에 있는 정 후보가 승리하는데에는 이상이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정 후보가 '원샷 경선'을 수용한 것도 그러한 자신감이 있어서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경찰의 압수수색 시도라는 돌발변수는 이러한 관측을 무너뜨리고 신당의 경선을 극도의 혼미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한나라당 경선과정에서 한때 '검찰의 손에 넘어간 한나라당 경선'이라는 말이 나왔다. 이번에는 '경찰의 손에 넘어간 대통합민주신당 경선'이라는 말이 나오게 되어버렸다. 정말 여러 가지로 안풀리는 신당의 경선이다. 앞으로 일주일, 신당의 경선은 그야말로 요동치는 과정이 될 것이다.


태그:#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국민경선, #명의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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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종양 수술 이후 방송은 은퇴하고 글쓰고 동네 걷기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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