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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언론재단은 18일 오전 10시 한국프레스센터 12층 대강의실에서 '신정아 사건과 언론보도' 긴급토론회를 열었다
 한국언론재단은 18일 오전 10시 한국프레스센터 12층 대강의실에서 '신정아 사건과 언론보도' 긴급토론회를 열었다
ⓒ 오마이뉴스 이경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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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아의 누드사진이 게재된 것은 공포스러운 일이었다. 사진에 대한 <문화일보>의 설명은 이 사건의 본질과 아무 관련이 없다. 그것은 신정아에 대한 공개처형이나 마찬가지였다." - 조이여울 여성주의저널 '일다' 편집장

"신정아의 누드사진이 <문화일보>에 게재된 다음날 인터넷에 '신정아를 위로하는 모임' 까페가 생긴 것을 보고 국민들의 윤리의식이 언론인들보다 낫구나 생각했다." - 유선영 한국언론재단 연구위원

"이것이 여성만의 일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 인간의 기본권의 문제 아닌가 생각했다. 서른이 넘은 성인 여자의 집에서 남자속옷이 나오고 콘돔이 나온 것이 문제가 될 이유가 없다." - 안창현 한겨레 시민편집인실 기자

18일 오전 10시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2층 대강의실에서 열린 '신정아 사건과 언론보도' 긴급토론회에 모인 이들은 "신정아 사건에 관해 언론이 지켜야 하는 선을 넘어섰다"고 비판했다.

긴급토론회를 주최한 한국언론재단 측은 "신정아 누드사진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더 이상 수수방관할 수 없다는 생각에 긴급히 토론회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신정아 보도 알 권리 넘어 심각한 인권침해"

 유선영 한국언론재단 연구위원은 "같은 여자로서 신정아의 누드사진을 보는 순간 일시적으로 내가 발가벗겨진 것 같았다"며 "여성으로서 공포스러웠다"고 감정을 밝혔다.
 유선영 한국언론재단 연구위원은 "같은 여자로서 신정아의 누드사진을 보는 순간 일시적으로 내가 발가벗겨진 것 같았다"며 "여성으로서 공포스러웠다"고 감정을 밝혔다.
ⓒ 오마이뉴스 이경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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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모니터부장은 "그동안 언론이 학력위조를 보도하면서도 개인의 인권 침해 소지가 될 수 있는 보도를 해왔지만 신정아씨 사건이 권력형 비호 문제로 나아간 시점에서는 '국민의 알권리' 차원을 넘어 심각한 '인권침해'에 이르렀다"고 비판했다.

"신정아씨의 거주지 명이 공개되고, 잇따라 홍기삼 전 동국대 총장의 거주지까지 공개됐다. 실제 홍 전 총장의 부인이 '딸을 위해 마련한 것'이라 해명했음에도 마치 변양균 전 실장과 신씨의 관계처럼 홍 전 총장을 이미지화해 버렸다. 이어 '또 다른 오빠들은' '또 다른 변양균 줄줄이 나오나' 등의 추측 보도를 양산해 사실여부가 분명치 않은 신씨의 몸로비를 기정사실화했다."

이어 김 모니터부장은 "다른 언론들도 단지 누드사진을 게재하지 않았을 뿐이지 보도태도에서 크게 차별성이 없었다"며 "공인의 사적인 부분, 사인의 공적인 부분에 대한 촘촘한 경계망을 짜지 않는다면 이후에도 이런 흥미 위주의 선정적 보도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선영 한국언론재단 연구위원은 "언론이 신정아 사건의 보도 프레임을 허위 학력과 정치 스캔들로만 국한했어야 하는데, 섹스 스캔들에 비중을 두면서 점점 실망스러운 작태를 보이기 시작했다"고 비판했다.

"정치 스캔들 보도의 경우 언론들이 경쟁하며 국민들이 새롭게 알 수 있는 것이 많다. 나도 기획예산처 실장자리가 그렇게 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국민들도 이번 일로 한국의 권력시스템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잘 알게 됐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신정아 사건을 섹스 스캔들로 몰면서 권력을 남용하고 외압을 행사했다고 의혹을 받고 있는 변양균 전 실장과 그 외의 남자들은 치명적인 유혹에 빠진 순진한 남자들로 변질됐다."

유 위원은 "처음부터 언론들이 섹스 스캔들을 염두에 두고 신정아 사건을 취재한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든다"며 "이것은 신정아에 대한 사적인 정보들과 공적인 정보의 우선순위, 중요도, 비중이 뒤바뀐 것"이라고 질타했다.

신정아 누드사진, 국민들의 정당한 관심사였나

 민주언론시민연합·서울여성의전화 등 12개 시민단체가 14일 오후 서울 충정로 <문화일보> 사옥 앞에서 '신정아씨 관련 인권침해와 선정보도 규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문화> 측에 공식 사과를 촉구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서울여성의전화 등 12개 시민단체가 14일 오후 서울 충정로 <문화일보> 사옥 앞에서 '신정아씨 관련 인권침해와 선정보도 규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문화> 측에 공식 사과를 촉구했다.
ⓒ 오마이뉴스 안윤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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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회에 참석한 패널들도 신정아 관련 보도에 대해 쓴 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김학웅 변호사는 "신정아 관련 보도에 집중된 저녁 9시 뉴스에 정작 국민이 알아야 할 뉴스들이 전해지지 않는다"며 "이는 언론이 편집권과 편성권을 남용한 것"이라 비판했다.

또 "익명의 취재원을 통해 추측성 기사를 남발하는데 신뢰가 가지 않는다"며 "취재원은 익명처리해 보호하면서 타인의 인권을 침해하는 보도 행태는 왜 계속되는지 질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양재규 언론중재위원회 상담교육팀장은 "공중의 정당한 관심사와 호기심은 명백히 구별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화일보>는 '사건의 본질을 보여주고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는 측면에서 누드사진을 공개했다'고 말했지만 사건의 본질은 신정아가 동국대 임용과정, 광주비엔날레 총감독직까지 오르는 데 정치적 비호 의혹이 있는가 였다. 그 외의 것들은 호기심이지 공중의 정당한 관심사가 아니었다. 또 나아가 그 사진이 신정아가 몸로비를 했다는 증거가 될 수 없고 진위여부도 불투명하다. 만약 소송에 가게 되면 <문화일보>가 백전백패할 것이라 생각한다."

전규찬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문화일보>만이 아니라 모든 언론에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신정아 사건은 위조학력문제, 권력형 비호 문제, 섹스 스캔들 등 복합적인 프레임을 가지고 있던 문제였는데 기자가 이 복잡성을 읽지 못하고 섹스 스캔들 프레임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전 교수는 "황우석 사태나 FTA, 신정아까지 이어지는 궤적을 보면 언론인들이 책임지거나 성찰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느다"며 "이번 사태를 통해 언론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자정 능력 없다면 외부적인 강제 가해져야"

 토론회에 참석한 패널들은 <문화일보>의 누드사진 게재를 비판한 다른 언론들도 반성해야 할 부분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패널들은 <문화일보>의 누드사진 게재를 비판한 다른 언론들도 반성해야 할 부분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 오마이뉴스 이경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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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계의 반성도 이어졌다.

이준희 인터넷기자협회장은 "2~3년 전만 하더라도 활발했던 언론사 상호간 비평기능이 많이 약화돼있다"며 "이것이 누군가 먼저 짚어주기 전에 언론이 먼저 방향을 수정하지 못한 이유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김경래 KBS 미디어포커스 기자는 "대형사건에 임하는 언론의 취재시스템이 고착화되어있다"고 반성했다. 김 기자는 "각자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게이트키핑 기능이 흐트러졌다고 생각한다"며 "문제지점들이 분명히 있는데 그 대안을 설득력 있게 제시할 수 없다는 것이 고민"이라고 밝혔다.

안창현 한겨레 시민편집인실 기자도 "가장 도덕적이어야 할 언론들이 자기 제어 혹은 자율적인 자정능력이 부족하다"며 "언론이 스스로 자정능력을 향상시키지 못한다면 외부적인 강제가 가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10년 전 언론은 막 질렀다. 사람 이름 박고, 얼굴 박고…, 그것이 용인되는 시기였다. 그렇다면 10년 동안 편집국 기자들의 인권 의식이 신장된 것인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소송을 당했기 때문이다. 언론도 기업이기 때문에 손해가 난다면 스스로 조심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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