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최근 거짓 진술을 강요하는 검찰수사 녹취록이 폭로되면서 제이유 그룹 사기피해 및 정관계 로비 의혹 사건이 본류와 다르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이 사건을 10개월간 추적해온 정희상 <시사저널> 전문기자가 파업 중인 12일 '시사모'(www.sisalove.com) 자유게시판에 녹취록 폭로를 주도한 강정화씨 인터뷰를 올렸습니다. 이에 <오마이뉴스>는 정 기자의 허락을 받아 강정화씨 인터뷰 전문을 싣습니다. <편집자주>
▲ 검찰 출신의 청와대 비서관과 검찰 전현직 간부들의 제이유 그룹 로비 연루 의혹이 제기되면서 검찰이 수사팀을 확대 개편하는 등 제이유그룹을 둘러싸고 제기된 로비의혹에 대한 수사가 일파만파로 번질 조짐이다. 사진은 업무상 사기와 배임 및 횡령 혐의로 구속수감된 제이유그룹 주수도회장이 지난해 7월 28일 서울 동부지검에 도착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
ⓒ 연합뉴스
지난해 9월 22일 서울동부지검의 정관계 로비 수사팀 백용하 검사에게 피의자 심문을 받는 과정에서 진술 강요 분위기를 녹음했던 김영호 전 제이유 상품담당 이사로부터 이 테이프를 입수해 언론에 폭로한 이는 제이유 납품업자 강정화(47·여)씨다.

강씨는 지난 9일 <시사저널> 기자와 단독으로 만나 "검찰인사를 앞두고 이재순 전 청와대 비서관을 살리기 위해 녹음테이프를 폭로하게 됐다"며 "동부지검의 제이유 사건 수사로 피해를 본 이재순 검사가 반드시 명예회복이 돼 검찰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BRI@강씨는 "이재순 검사는 청와대 사정비서관을 마친 뒤 제이유 사건 때문에 지금 오도 가도 못하고 공중에 붕 떠서 매일같이 술로 세월을 보낸다"며 "이번에 다 공개해서 사법 개혁도 시키고 이재순 검사도 살려 검찰로 보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강씨는 "지금 검찰에서는 이재순 검사가 나를 사주해 폭로한 것이라고 보고 있지만 사실이 아니다"라며 "이번 폭로를 기획한 사람은 내 친형부이자 노무현 정부 들어 특검보를 지낸 양승천('최도술 특검' 당시 특검보)씨"라고 밝혔다.

강씨는 "일차적인 목적은 아니었지만 주 회장에게 중형 구형한 검사도 잡아야 된다고 생각했다"며 "이재순 검사는 주수도씨를 중형 구형한 검사가 수사팀에 있는 것은 문제라고 내게 말했다"고 전했다.

다음은 강정화씨와 한 인터뷰 전문이다.

"폭로 목적은 이재순 검사 살리기와 사법 개혁"

- 검찰의 녹음테이프를 지금에야 폭로한 이유는 무엇인가.
"검찰 인사를 앞두고 이재순 전 청와대 사정비서관을 살리기 위해서였다. 동부지검의 제이유 사건 수사로 피해를 본 이재순 검사가 반드시 명예회복이 돼 검찰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재순 검사는 청와대 사정비서관을 마친 뒤 제이유 사건 때문에 지금 오도 가도 못하고 공중에 붕 떠서 매일같이 술로 세월을 보낸다."

- 이재순 검사와 사전에 의논하고 폭로한 것인가.
"지금 검찰에서는 이재순 검사가 나를 사주해 폭로한 것이라고 보고 있지만 사실이 아니다. 이번 폭로를 기획한 사람은 내 형부인 양승천 변호사다. 형부가 공개하라고 지시해서, 내가 이재순 검사에게 터뜨리겠다고 했더니 이 검사는 처음에 반대했다. 검찰 수사 내용을 녹음한 뒤 테이프를 나한테 넘겨준 김영호 전 상품담당이사도 처음에는 오해를 산다며 폭로 시점을 주수도 회장 판결 선고 뒤로 늦추자고 했지만 내가 설득해 몰아붙였다. 검찰 인사가 코앞에 닥쳐 있어서 이재순 검사를 다시 검찰로 보내려면 시간이 없다고 판단했다."

- 폭로를 기획하고 지시한 양승천 변호사는 누구인가.
"노무현 정부 들어 특별검사를 지낸 내 친형부이다. 내가 제이유 납품업자로 정관계 로비스트라고 거론되면서 형부도 앞으로 구상하는 공직생활에 큰 장애가 생긴 상태다. 나는 형부와 이재순 검사, 두 사람은 살려야 할 입장이다."

- 주수도씨 선고공판을 앞두고 이 테이프를 터뜨림으로써 무기징역 구형을 받은 주수도씨의 법원 판결에 유리한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는 없었는가.
"주수도 회장은 인간적으로 불쌍하다. 일차적인 목적은 아니었지만 주 회장에게 중형 구형한 검사도 잡아야 된다고 생각했다. 이재순 검사는 주수도씨를 중형 구형한 검사가 수사팀에 있는 것은 문제라고 내게 말했다."

- 수십 만 명의 제이유 사기 피해자들의 입장은 생각해보았는가.
"나는 주수도 회장에게 피해를 본 일이 없다. 녹음테이프를 폭로한 목적은 순전히 이재순 검사 살리기와 사법 개혁이었다. 이를 위해 동부지검의 정관계 로비 수사 과정에서 일부 증인이 검사와의 대화를 녹취했다는 정보를 입수했고, 추가로 폭로하기 위해서 그 녹음테이프를 찾으러 다니고 있다. 이번에 다 공개해서 사법 개혁도 시키고 이재순 검사도 살려 검찰로 보내야 한다."

(이때 이재순 전 청와대 사정비서관한테서 인터뷰 중인 강정화씨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강씨는 전화상으로 이 전 비서관에게 한참동안 녹음테이프를 추가 폭로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통화를 마친 강씨는 "내가 동부지검 수사 과정의 녹음테이프를 추가 공개하겠다고 설득했는데 이재순씨는 지금 여론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간다며 말리고 있다"고 기자에게 전해줬다).

- 테이프를 폭로한 뒤 대검찰청 감찰반에 들어가 어떤 조사를 받고 왔나.
"이재순 검사와 나, 김영호씨 관계에 대해 있는 그대로 다 털어놓았다. 동부지검이 무리하게 수사를 했다고 주장했지만 대검에서도 그쪽과 한통속인 것처럼 보였다. 내 폭로가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느낌이다. 내가 조사받은 곳이 대검 녹취실이라고 알고 있다. (흥분한 목소리로) 검찰이 피조사자 말을 몰래 녹음하는 일도 이번 기회에 사법 개혁 대상으로 삼아 뿌리 뽑아야 한다."

태그:#제이유, #강정화, #이재순, #폭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모든 시민은 기자다!" 오마이뉴스 편집부의 뉴스 아이디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