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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대통령
소낙비로(jichang3) 2019.08.18 17:12 조회 : 118

울보 대통령

김대중 대통령하면 무엇이 떠오를까.
울보 대통령이 떠오른다. 가택연금이 끝나고 광주의 5.18민주묘지에 갔을 때 김대중은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TV에서 본 그의 모습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수없이 죽음의 위기에서 극복한 사람이라고는 보여지지 않았다.

그 죽음의 공포와 맞서싸운 사람이 순박해도 저리 순박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이 문득 들었다. 김대중 대통령은 그 당시가 기억에서 잘 떠오르지 않는다고 말씀하셨다. 너무나 서럽게 울어서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는 김대중 대통령. 그의 눈물이 얼마나 순수했는지, 얼마나 진실만을 가득 실었는지 그의 눈물에서 찾을 수 있었다.

군부세력이 대통령 빼고 다 주겠다고 했었다고 한다. 그런데 김대중 대통령은 절대 타협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고 하셨다. 광주 시민들이 자신의 석방을 외치다 죽음을 맞이했는데, 자신이 어떻게 타협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하셨다고 한다. 차라리 죽자. 그는 그렇게 결심을 하고 군부세력과의 타협을 거절했다. 그리고 사형을 언도받은 김대중.

후에 김대중 대통령이 사형제를 사실상 폐지한 것과 관련해서 본인이 사형언도를 받았을 때의 그 기억을 떠올렸을 것이란 것을 어렵지 않게 유추할 수 있다. 그 기억이 얼마나 공포스럽고 두려웠으면, 사형제 폐지 국가로 나아가기 위한 서막을 열었을까. 죽음에 대한 공포를 매일밤 느껴야 하는 사형수들의 심정을 김대중 대통령이 가장 잘 알았을 것이다. 그래서 기꺼이 사형집행을 하지 않는 나라, 사실상 사형제 폐지 국가로 나아가고 있는 대한민국의 밑그림을 김대중 대통령은 그렸다.

김대중 대통령은 1997년 대통령에 당선된 걸로 기억한다. 김대중 대통령은 국민의 정부를 내세웠다. 그리고 그의 위대한 업적하나. 김대중 대통령은 정치보복을 하지 않으셨다. 그를 고문한 사람은 해외로 도피하고, 그에게 모질게 대한 사람들이 부들부들 떨고 있었을 때 김대중 대통령은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다. 전두환, 노태우 등 김대중 대통령과 악연이었던 사람에게도 전직 대통령으로 깍듯한 대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중 대통령이 바랐던 것은, 한결같았다. 동서의 화합, 남북의 통일. 김대중 대통령은 오직 그것만을 바라보며 정치를 하신 분 같았다. 동서의 화합을 위해서는 절대 정치보복을 해선 안된다는 신념으로 모든 걸 용서하고 화합의 정치를 폈다. 그 수많은 밤 죽음의 공포에서 신음했음에도, 그는 그렇게 의연하게 미소 지으며, 먼저 손을 내미는 넓은 아량을 베풀었었다.

김대중 대통령은 대통령에서 물러나신 후에는 좀처럼 정치적인 발언을 하지 않으셨다. 자신의 발언이 미칠 파장이 큼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는 바. 현직 대통령들이 자신들의 정치적 신념을 펼칠 수 있게끔 침묵으로 도와줬다. 그런데 그 침묵은 깨졌다. 바로 이명박이 집권하고 나서다.

이명박이 집권하고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정치보복이라 불려도 무색하지 않을 만큼 모욕적이고 치욕적인 정치적 수사와 현미경 잣대를 노무현 대통령께 들이댔다. 노무현 대통령은 그 독재자와 다름없는 MB의 항거해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이때 30년전의 모습이 재연됐다. 김대중 대통령이 가택연금이 끝난후 5.18민주묘지에 갔을 때처럼 김대중 대통령은 서럽게 울음을 터트렸다. 그리고 그의 침묵도 깨졌다. “벽에 대고 욕이라도 해라.”하며 독재자에 대해 강력하게 항거할 것을 김대중 대통령은 강력하게 호소했다.

김대중 대통령이 떠난지 10년이다. 김대중 대통령의 그 순수함, 그리고 그 유머러스함, 그런 면이. 대중들이 그를 생각하면 미소짓게 하는 이유다. 피릴버스터를 했다는 그 카리스마도 대단하지만 TV토론에서 여유넘치게 유머를 구사하는 김대중 대통령은 나는 잊을 수 없다. 대한민국의 큰 어른이 떠나신지 오늘로 10년째다. 부디 나라 걱정 이제는 하지 않게끔 남겨진 우리시대의 주인들이 김대중 정신을 기리며 동서화합과 남북통일, 그리고 민주주의가 찬란히 꽃피는 나라를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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