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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20대였을 당시 저의 가장 큰 걱정과 불안은 언제 잡혀가 고문당하지 않을까 이었다"
"저희 세대는 정치적 억압이 혹독했지만 대학을 졸업하면 완전취업이었다. 지금은 전혀 다른 세상이다"
 
지난 2일 조국 장관이 기자회견에서 한 말입니다.
 
한 달 넘게 육체적 고문보다 더 고통스러운 가족에 대한 공격을 당하고 있는 조 장관이 여전히 "지금은 전혀 다른 세상"이라 말할지 의문이 듭니다.
 
10일 경북 김천시 한국도로공사 본사에서 직접 고용을 요구하는 톨게이트 요금수납노동자들이 상의를 탈의하고 농성ⓒ 뉴스1

◎ 9월 9일.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노동자 300여 명은 도로공사가 '전원 직접고용' 요구를 거부하자 김천 도로공사 본사를 점거하고 농성을 시작했습니다.
 
◎ 9월 6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 중 민주당 송기헌 의원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2015년도 자료 기준으로 서울대 학부생의 79.9%가 평균 200만원의 장학금을 받고, 대학원생의 89.5%가 평균 334만원의 장학금을 받는다고 합니다.
또한 서울대 학생 가족 74.75%가 소득 9분위(상위 10~20%)나 10분위(상위 10% 이상)라고 합니다.
 
◎ 9월 4일. 대전에서 밀린 우윳값 25만9천원을 내지 못 한 일가족 4명의 사망 사건이 있었습니다.
43세의 아버지가 30대의 부인과 8살 딸, 6살의 아들을 죽이고 자살한 사건이었습니다.
 
◎ 조 장관의 딸이 제1저자로 올라 논란이 된 논문은 2006년 한국연구재단의 '기초과학분야 신진연구지원 사업'으로 선정돼 2,500만원의 연구비를 지원받아 만들어진 것이라 합니다.
교수들 말로는 좀 똘똘한 영재급 고등학생이나, 생명과학 관련 학과의 저학년 학부생도 잠시 트레이닝 받으면 바로 수행할 수 있는 과제에 2,500만원의 세금이 쓰였고, 교수들의 쌈짓돈이 된 셈입니다.
 
◎ 8월 27일. 2000년대 중반 서울대 단과대 학생회장 출신의 시민단체 활동가가 생활고 때문에 5년간 국정원 프락치로 활동했다며 양심선언을 했습니다.

조 장관 임명 이전 보름 사이에 벌어졌거나 드러난 사실들입니다.
 
정치적 억압은 권력자와 집권세력의 의지 따위는 아랑곳 않는 적폐세력에 의해 교묘한 방법으로 진행되고 있고, 사회적불평등은 더욱 극심해져 부자들은 부의 세습에 몰두하고, 빈민들은 가난의 세습이 두려워 어린 자식들의 목숨까지 거두는 현실.
50대의 여성 노동자들이 자식뻘의 경찰과 정규직노동자들에게 끌려가지 않기 위해 수치심을 무릅쓰고 상의를 벗은 채 농성을 해야 하는 현실.
 
절대 "지금은 전혀 다른 세상"이 아닙니다.
 
오히려 지금이야말로 지대(地代)개혁을 위한 투쟁이 가장 치열하게 벌어져야 할 때입니다.
 
1984년에 대학에 들어가 3번의 구속과 5년의 감옥살이, 2년의 공장 노동자 생활을 겪고 20년째 농사를 짓고 있는 저는 흔히 얘기하는 386입니다.
 
국민연금수급현황ⓒ 연합뉴스
 
위의 그림 중 상단 좌측 그림은 요즘 TV광고를 통해 방송되는 국민연금공단의 홍보 영상을 캡처한 것입니다. 2019년 3월 기준으로 30년 가입자들이 매월 받는 평균 연금액이 1,264,000원이라고 합니다.
상단 우측은 20년째 농사를 짓는 제가 5년 더 농사를 지으면 받을 수 있는 예상 연금액이 265,000원임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하단의 그림은 200만원 이상을 받는 국민연금 수급자가 단 한명도 없는 올 3월 기준으로 공무원·사학·군인 연금 수급자 중 440,841명이 200만원 이상을 받았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생명을 키우는, 세상 가치 있는 노동을 하면서도 국민연금 평균의 1/4, 공무원 연금의 1/10밖에 못 받고, 결국 기초생활 수급자로 전락할 제 모습을 상기시키는 국민연금공단의 TV광고를 보고 있자면 누구 말마따나 내가 이러려고 운동을 했나 하는 자괴감이 들기도 합니다.
 
1,288명이 구속된 1986년의 건국대 사건,
87명이 구속된 1987년의 KBS점거농성 사건.
제가 학생 때 구속됐던 사건들입니다.

저는 저와 함께 구속됐던 1,300명 넘는 학생들 대부분이 구속 경험 때문에 정부기관이나 대기업에 취직하지 못한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어쩌면 그들 역시 극심한 사회적불평등 속에서 자괴감을 느끼고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주장하는 지대(地代)개혁을 위한 싸움은 세대(世代)간의 싸움이 아닙니다.
 
아버지에게 죽임을 당한 어린 생명들,
상류층 자제들이 대부분인 10대 후반과 20대의 서울대 학생,
노동자들의 농성을 해산하기 위해 동원된 20대의 경찰,
생활고에 시달려 프락치가 된 서울대 출신의 30대,
도로공사 정규직을 대단한 기득권으로 알고 구사대로 나선 30대,
가난의 대물림을 겁내 부인과 자식을 죽이고 자살한 40대,
자식뻘의 젊은이들 앞에서 상의를 벗고 투쟁하는 50대의 여성 노동자,
갖가지 프로젝트를 개발해 나랏돈을 빼먹는 60대의 교수,
 
위에 언급한 5건의 사례에서 뽑은 각 세대의 모습이 이처럼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주장하는 지대(地代)개혁을 위한 싸움은 노동의 가치를 망각한 채, 연대와 희생을 포기하고 불로소득을 추구하는 세력에 대한 모든 세대(世代)의 싸움입니다.
 
정의와 평등과 평화를 위해 청춘을 바쳐 싸웠던 386들이 다시 한 번 청춘의 열정을 깨워 불로소득을 근절하고 노동의 가치를 바로 세우는 지대(地代)개혁에 나서기를 바랍니다.